본문 8절은 매우 오해의 소지가 높은 구절입니다. 언뜻 보기에 이 구절은 하나님에게 끈질기게 매달려 떼쓰듯이 졸라대면 내가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고 가르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기도는 원하는 바를 그런 식으로 하나님께 얻어내는 방법이 아닙니다. 기도는 결코 그렇게 끈덕지게 떼를 쓰듯이 졸라서 하나님을 움직이는 인간의 방법도 아니고 또 인간이 그런다고 해서 하나님이 못이기는 척하며 들어주는 거래같은 것도 아닙니다. 기도응답은 떼쓴다고 될 일이 아니라는 말씀이지요. 만일 그렇다면 만사 다 제쳐놓고 끈질기게 기도만 하겠네요. 뭐, 까짓거...

그러므로, 오늘은 본문이 가르치는 정상적인 성경적 기도가 어떤 것인지를 생각해 보면서 하나님께서 기뻐 들으시는 참다운 기도가 어떤 것인지를 알아보고자 합니다.

1. 기도는 하나님과의 친밀한 관계성 속에서 이뤄지는 [교제 향상및 유지]입니다.

5절~6절은 밤중에 예고없이 찾아온 친구가 있었음을 말합니다. 그런데 보아하니 그는 저녁을 먹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그를 위해 그 집의 주인되는 친구는 밤중에 자처하여 저녁을 대접하려고 다른 친구의 집에 찾아갑니다. 여기서 세 친구가 그림그려지는데 한결같이 밤중이라는 시간에 놓여 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것은 누군가에게 무엇인가를 부탁하기가 매우 망설여지는 상황이라는 것을 말해 줍니다. 반면에 이런 상황에 구애받지 않는 친구들 사이의 상당한 친밀성을 생각하게 해줍니다.

밤중에 예고없이 찾아가도 맞아주는 친밀성

여행중의 친구가 밤중에 예고없이 자기 친구의 집을 찾아간 것은 숙박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일 것입니다. 그러나 그가 저녁을 먹지 못했다는 것을 눈치챈 그 집의 주인된 친구는 저녁먹거리를 얻기 위해 다른 친구의 집을 찾아갔습니다. 이것은 그 친구들 사이의 친밀도 높은 교제를 전제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친밀성을 바탕으로 서로 필요한 것을 요청하고 또 그것을 채워주므로 더욱 친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하나님께 드리는 기도는 하나님과 매우 친밀한 관계성 속에서 이뤄지는 교제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하나님과 별로 친하지 않으면 이런 친밀도를 기약할 수가 없기 때문니다. 그러므로, 기도는 하나님과의 친밀도를 더욱 향상시키고 그 친밀성을 강도높게 유지시키는 귀한 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흉허물이 없는 사이일수록 그만큼 어려운 부탁도 할 수 있는 것처럼 하나님과의 관계성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여행하다가 밤중에 잠잘 곳이 없어서 잠자리를 급히 해결해야 할 만큼 난감한 상황, 당장 먹거리를 해결해야 할 만큼 절박한 상황에 빠진 친구의 입장과도 같은 그런 인생의 암담한 상황속에서 아주 친한 사이의 친구처럼 우리의 친구가 되시는 주의 이름으로 현실의 가장 민감한 문제들을 해결받는 기쁨이 있기를 바랍니다.

2. 기도는 하나님과의 친밀한 관계성 속에서 이뤄지는 [중보의 요청과 응답확신]의 표현입니다.

8절은 아무리 친하게 지내는 친구사이라 할지라도 밤중에 찾아와서 떡을 달라는 친구에게  그저 친구라는 이유 그 하나만으로는 원하는 대로 주지는 못한다는 내용을 말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7절과 같은 이유만으로도 얼마든지 친구의 청을 거절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8절에서는 친구를 위한 중보의 강청 때문에 요구대로 주겠다고 하여 결과적으로 친구를 위한 중보의 요청대로 응답되었다는 내용입니다.

강청(개역), 간청(개역개정)의 차이

그런데 바로 여기서 ‘강청’이라는 단어 때문에 기도에 대한 오해가 생겨납니다. 기도란 귀찮도록 끈질기게 졸라대고 떼쓰듯 요청하여 원하는 바를 얻어내는 것으로 생각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여기서의 ‘강청’이라는 말은 그런 내용이 담긴 뜻이 아닙니다. 그래서 개역개정 성경은 이 단어를 “간청”이라고 바꿨습니다. ‘강청’은 억세게 떼를 쓴다는 느낌이 드는 단어이지만 ‘간청’은 애절하게 부탁한다는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이외의 다른 번역성경들은 끈질기게 졸라대므로 귀찮아서 들어준다는 식의 의미로 번역했습니다. 그 결과 응답받는 기도가 되려면 하나님이 귀찮아 할 정도로 떼쓰듯 졸라대는 기도를 해야된다고 가르치는 본문이 되고 말았습니다.

강청은 ‘받은 줄로 믿고 구하라는 의미’

그렇지만, 본문은 기도에 대해 그런 식으로 교훈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응답받을 것을 의심하지 말고 그 응답이 내게 넘어 오도록 청하라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9절~10절이 밑받침합니다. 결과는 이미 준비되어 있으니 준비된 것을 얻고자 하기만 하면 된다는 뜻입니다. 하나님은 이미 응답의 결과를 준비해 놓고 계시니 넘겨 달라고 요청만 하라는 뜻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8절은 틀림없이 응답된다는 변함없는 확신을 갖고 요청하기만 하면 그것으로 족하다는 뜻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받아 놓고 구한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는 이미 주시기 위해 준비해 놓으셨으므로 요청하면 바로 내 손으로 넘어올 것이기 때문입니다.

강청이란 응답의 확신을 전제하는 기도행동

따라서, 강청하는 기도는 하나님을 귀찮게 할 정도로 강력하게 떼를 써서 얻어내도록 끈질기게 구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하겠습니다. 기도의 응답은 떼쓰듯 한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만일 그런 의미라면 사람이 하나님의 뜻과는 전혀 상관없이 얻고자 하는 바를 얻어내기 위해서 하나님을 귀찮게 하기만 하면 된다는 이상한 기도관을 가질 수 있게 됩니다.

하나님은 구하면 주시는 분이십니다. 하나님께 드리는 기도는 아버지와 자녀와의 관계성속에서 이뤄지는 기도이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개인적이고 육체적인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중보적인 요청이기 때문에 그런 요청을 들어 주시지 않을 하나님이 결코 아니라는 응답의 확신을 갖고 청하라는 가르침입니다.

바로 이런 가르침에 따라 중보자 되시는 주님의 이름으로 기도할 때에 아버지 되시는 하나님께서 응답하신다는 놀라운 진리를 가슴에 품고 기쁨이 넘치는 기도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3. 기도는 하나님과의 친밀한 관계성 속에서 나타나는 [행동표현]입니다 .

응답받는 기도를 하려면 하나님을 귀찮게 하라는 식의 오해는, ‘강청’이라는 단어 때문에 비롯됩니다. 사실 그 단어는 표면적으로 볼 때 하나님이 귀찮아 하도록 끈질기게 구하라는 뜻을 갖고 있음을 부인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다른 성경들은 ‘귀찮게 여길만큼 졸라대라, 끈질기게 졸라대라’라는 의미로 번역한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개역개정은 ‘간청’으로 번역했습니다. 그런 식으로 기도를 이해하면 이상한 기도의 교리가 만들어 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강청이 끈질기게 졸라대는 것으로 이해되는 이유

그러면 헬라어 원전의 뜻은 어떨까요? 정밀하게 말한다면 ‘강청, 간청’으로 번역된 단어는 ‘귀찮아 할 정도로 졸라대라’는 의미를 갖고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영어성경들은 끈덕진 요청(KJV:importunity), 끈기(persistence), 대담, 뱃심(NIV:boldness)의 의미를 갖는 단어들로 번역했습니다. 아마 ‘끈덕지다’라는 뜻에서 ‘귀찮게 여길 정도로 포기하지 말고’라는 ‘연상의미’를 번역어로 채택한 것 같습니다. 헬라어 성경 원어의 뜻은 ‘체면차리지 말고(shameless) 끈기있게(persistence)’는 뜻을 갖고 있기 때문에 단어가 주는 뉘앙스에 따라 이런 식으로 번역한 것으로 보이므로 교리에 지장을 줄 정도의 오역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겁니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번역하면 사람이 자기가 원하는 바를 얻기 위해서는 식음을 전폐하고 금식하면서 응답될 때까지 끈질기게 ‘하나님이 이기나 내가 이기나 어디 한 번 해보자’는 식으로 매달려야 한다는 요상한 기도에 관한 가르침이 생겨나기 딱 알맞습니다.

강청하는 기도라는 말의 적절한 의미

따라서, 이 단어의 진정한 의미는 6절과 7절을 배경삼고 해석해야 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밤중에 잠자는 친구를 깨워야 하는 무례를 불구하고 먹거리를 부탁하러 오게 된 배경과 저녁을 먹지 못한 친구를 사랑하는 마음이 일반적인 상황을 넘어 서게 한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본문을 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미 잠자는 상황이 시작된 밤중에 먹거리를 얻으러 간다는 것은 사실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상황을 깨뜨릴 만한 친밀감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밤중에 찾아와 신세를 진다는 것과 밤중에 잠을 깨우는 일은 웬만한 친밀성이 아니면 대단히 어려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속에서 저녁을 먹지 못한 친구를 위한 중보적인 행동은 잠자는 것을 방해해도 큰 실례가 되지 않을 정도의 친밀성의 관계속에서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설령, 밤중에 먹거리를 얻으러 왔다면서 잠을 깨우는 행위가 상당히 불쾌하고 짜증나는 일일지라도 그의 중보적인 행동에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 오히려 반응을 보이지 않는 친구가 비난받게 될 상황이 벌어지기 십상입니다.

그러므로 본문에 나타난 친구의 행동은 9절~10절과 같은 행동표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밤중에 친구의 집을 찾아가 떡을 좀 달라고 했던 것은 구하고 찾고 두드리는 행동에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님께 기도한다는 것은 하나님의 응답이 현실적으로 나타나도록 행동을 취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행동은 하나님과의 친밀성 속에서 응답의 자신감을 가질 때 나타납니다.

강청의 원래의 의미인 [체면차리지 말고 끈기있게]에서 보는 기도와 응답과의 관계

좀 피곤해서 늦게 일어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때 아들 녀석들은 아주 무례하고 예절없이 노크도 하지 않고 불쑥 들어 와서는 학교간다면서 뭐 뭐 좀 달라고 합니다. 물론 뭐 다 경제적인 문제와 관련된 것이지만 안 줄 수 없습니다. 없다면 빌려서라도 줘야 하는, 당연히 줘서 학교가게 해야 하는 일입니다. 아이들 입장에서 보면 끈질기게 강청할 필요도 없는 사항입니다. 아빠가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방에 불쑥 들어 온다고 해서 지탄받을 일도 아닙니다. 그런 것 저런 것 다 따질 경황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저 달라는 대로 줄 수 밖에 없습니다.

이렇기 때문에 원어에 들어 있는 ‘체면차리지 말고’의 의미를 ‘예의없이 무례하게 하나님을 귀찮게 해서라도’의 의미로 보면 예절없는 신앙인이 되게 하는 교리가 되고 맙니다. 하나님은 절대로 예절없는 신앙생활을 하라고 권장하는 분이 아니시므로 하나님과의 친밀감 높은 이런 관계성을 염두에 두고 생각해야 합니다. 그래서, 본문 앞뒤에 [하나님은 아버지, 나는 그의 자녀]라는 구도를 배치해 놓았습니다. 이런 부모-자녀간 사이의 친밀감과 같은 관계성이 바탕될 때 밤중에 찾아가는 무례, 밤중에 먹거리를 구하는 중보의 행동이 이미 잠자리에 든 사람을 깨우는 무례를 충분히 용납될 수 있게 합니다.

그러므로 잠자리에서 일어날 때까지 기다리는 약간의 끈기만 있으면, 학교가기 직전에 달라고 한 것 받기 위해 엄마 아빠가 잠자리에서 일어날 때 까지 잠깐만 기다리면 되듯이 그저 당연히 넘겨 줘야 할 응답이 넘어 올 때까지 기다릴 수 있게 됩니다. 그것이 헬라어 성경 원본에 쓰인 [체면차리지 말고 끈기있게]라는 단어에 들어 있는 뜻입니다. 그렇게 하면 잠시 후에 원하는 대로 받을 수 있다는 확신이 바탕에 깔려 있습니다.

하나님은 아버지,나는 그의 자녀라는 이런 친밀한 관계성 속에서 이뤄지는 요청하는 기도를 통해 놀라운 응답의 기쁨을 누리실 수 있음을 분명히 확신하시게 되길 바랍니다.

4. 기도는 하나님과의 친밀한 관계성 속에서 이뤄지는 [좋은 결과의 나눔]입니다.

이 기도에 관한 가르침 앞부분에 주기도문이 있다는 것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의 아버지이신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요청에 대해 거절을 모르시는 분이라는 교훈이 전제됩니다. 이런 바탕에 서서 충분히 거절할 만한 사유가 있음(7절)에도 불구하고 거절 못하고 원하는 대로 들어 주는 친구의 대답이 나옵니다.(8절) 그리고 이 대답 뒤에 9절과 10절이 바로 이어집니다. 결국 기도에 관한 가르침의 말씀은 아버지와 아들 사이의 이야기가 설정되면서 13절로 연결되어 기도는 반드시 응답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강조됩니다. 동시에 한걸음 더 나아가 그 응답의 결과를 서로 나누는 기쁨이 있게 된다는 교훈을 받게 됩니다. 밤중에 친구 집에 찾아가서 먹을 것을 얻은 친구는 저녁먹지 못한 친구를 위해 그렇게 했던 것이므로 서로 큰 기쁨을 나누게 되었습니다.

아픔을 딛고 일어선 중보적 기도와 응답

어떤 분이 느닷없이 해고통지서를 받았습니다. 아무런 예고도 없었기 때문에 끓어 오르는 분노를 어찌할 수가 없었습니다. 차라리 미리 예고나 했으면 출근이나 하지 않았을 텐데, 기쁜 마음으로 출근해서 보니 책상에 해고 통지서가 있었던 겁니다.

분노와 무력감이 뒤섞여 집으로 바로 돌아간 그는 솟구쳐 오르는 분노에 어쩔 줄을 몰라 했습니다. 그러나, 아내의 권면을 듣고 감정을 누그러뜨리며 생명을 주신 하나님께 지혜를 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는 중에 마음에 ‘나는 남에게 이런 분노를 주지 말고 대신 도움을 주어야 하지 않을까’는 생각이 떠오르면서 그 동안 직장생활을 하면서 출장다닐 때 겪었던 숙박의 불편함이 생각났습니다. 자신과 같은 형편의 사람들이 사업상 다니면서 묶을 만한 적절한 숙박시설이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는 이런 생각을 하면서 조그맣게 건축업을 시작했습니다. 자신을 예고없이 해고한 회사에 대한 분노의 감정도 어느새 다 없어져 버렸습니다. 열심히 자기의 작은 건축업에 몰두하느라고 다른 것을 생각할 겨를도 없었습니다. 그러는 중에 시간이 지나면서 그의 건축업은 안정권에 들어섰습니다. 그러자, 그는 이제부터 “남에게 도움을 주는 사업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실현하기 위해 누구든지 싼 값에 편히 묶을 수 있는 고급 호텔형 숙박시설을 짓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그의 중보적 사업행동을 하나님이 복주셔서 놀라운 결과를 맺어가기 시작했습니다. 마침내 홀리 데이 인 호텔(Holiday Inn Hotel)이라는 세계적인 숙박시설 체인점을 이루는 큰 기업체를 일구어 내므로 많은 사람들에게 저렴한 비용으로 고급형 호텔식 숙박시설을 제공하므로 성공적인 삶의 기쁨을 나눌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은 우리의 중보자이십니다. 그러므로 오는 한 주간에도 캄캄한 인생길을 가는 것 같은 참담한 현실을 살아야만 한다고 할지라도 주님의 이름에 의지하여 아버지이신 하나님의 준비된 응답을 허락받아 큰 기쁨을 얻고 그것을 서로 나누는 복된 시간들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