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6:6~7 땅 위에 사람 지으셨음을 한탄하사.....내가 그것을 지었음을 한탄함이니라 하시니라

삼상15:11,35 내가 사울을 세워 왕 삼은 것을 후회하노니.....여호와께서는 사울로 이스라엘 왕 삼으신 것을 후회하셨더라

흔히 알고 있는 전능한 하나님과는 전혀 다른 무능하기 짝이 없는 야웨 하나님

그리스도인들의 일반적인 하나님 인식에 의하면 야웨 하나님은 불가능이 없으신 전능하신 분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성경은 우리가 아는 전능하신 하나님이라는 일반적인 인식과는 달리 무슨 일이 생기기 전에 그것을 예방하지 못하고 일이 터진 뒤에야 비로소 한탄이나 하며(창6:6~7) 후회하는(삼상15:11, 15:35) 무능하기 짝이 없는 하나님을 말한다.

사울을 왕으로 삼아 놓고 나중에 후회한 야웨 하나님의 무능

하나님은 처음에 사울을 흡족하게 보셨다. 그를 이스라엘 최초의 왕감으로 직접 선택하셨다는 것은 이를 나타낸다. 사울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서는 삼상9장,10장에서 볼 수 있는데 매우 긍정적으로 서술되어 있다. 필경 사울이라는 인물은 그 때 그 당시에 그 만한 인물을 찾아 보기가 쉽지 않았던 사람이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삼상15:11, 15:35을 보면 사울을 왕으로 삼으셨던 야웨 하나님은 사람을 꿰뚫어보지도 못하는 무능한 하나님이라는 것이 나타난다. 사울을 왕 삼았던 일을 후회한다고 했으니 얼마나 무능한 하나님인가? 사울의 됨됨이 하나 제대로 간파하지 못하고 당신의 백성을 그에게 맡겼으니 무능해도 그렇게 무능할 수가 없다. 자신이 선택하여 세워 놓고 일터지니까 후회를 하다니... 뭐 이런 갑갑한 신이 다 있나?

성경의 논리모순(한탄하며 후회하는 하나님, 절대로 후회가 없는 하나님)

성경은 한 술 더 떠서 이런 갑갑한 하나님에 대해 하나님은 절대 후회를 하시는 분이 아니라고 분명히 말했다. 민23:19에 "하나님은...후회가 없으시도다..."라고 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구절 이전에 성경은 너무나 분명하게도 창세기에서 하나님이 사람을 지으신 것에 대해 ‘한탄했다’고 했다.(창6:6~7) 하나님의 전능하심에 대한 성경의 이같은 불신감 조장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신인동형론적 표현이라는 주장은 무능한 야웨를 인간이 감싸려는 기만술책

이에 대해 인간이 하나님의 뜻을 무시하고 자기 고집에 따라 불순종으로 치닫기 때문에 그에 대한 댓가를 치르게 하시겠다는 하나님의 의지를 신인동형론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성경은 이런 신인동형론적인 문학적 표현을 통해 하나님이 인간에게 가하시려는 징치의 의지가 어느 정도인지를 감각적으로 알게 해준다고 아주 그럴듯하게 해석한다.

하지만 그것은 하나님의 전능성을 무시하는 인간적인 시각이다. 전능하신 하나님이 죄악된 인간의 경향성을 간파하지 못하고 ‘더 이상 참기 어렵다’는 징치의 의지를 ‘후회’라는 단어로 나타낸다는 말인가? 이런 식의 해석은 인간이 야웨의 무능함을 감싸려고 어줍잖은 수고를 하는 것이 된다. 하나님의 무능함을 감싸는 전능한 인간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본문의 신학을 파악해야 한다.

이렇기 때문에 본문이 원래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를 살피도록 해야 한다. 사무엘상 앞부분은 왕정제도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이라는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이스라엘의 요청에 따라 그 왕정제도를 허락하시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것은 사무엘서 본문이 상대하는 처음 독자들이 왕정제도의 엄청난 폐혜를 경험했던 사람들이었음을 알게 해준다.

그러므로 본문은 하나님의 전능하심에 버금가는 엄청난 왕정제도의 독재권력과 군사력, 그리고 무소부재하신 하나님의 막강권세에 맞먹는 듯한 이스라엘의 국가적 영토팽창과 그에 따른 군사시설 확충및 요새건설과 기타 국가시설물 유지, 그리고 국가 공무원, 군대주둔에 따른 각종 경비를 충당하기 위한 세금문제및 솔로몬 시대의 전국민 강제노동, 르호보암 시대의 남북분열, 북왕국 멸망, 유다인들의 포로생활, 남유다 멸망 등의 이루 헤아릴 수 없는 갖가지 고통을 두루 겪었던 사람들에게 새소망을 갖게 하려는 목적을 지닌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이런 표현들을 대해야 한다.

약골중의 약골인 이스라엘을 택하신 무한사랑의 야웨 하나님

하나님은 이런 온갖 인생의 아픔 속에서 고통당하며 괴로워하는 이스라엘에게 일방적으로 먼저 다가오셔서 이런 고난과 괴로움의 대표적인 표본으로 상정되는 애굽의 노예살이에서 그들을 무사히 구출해 내셨던, 불가능을 가능케 하시는 전능하신 유일신이시다. 이런 사랑과 무한능력으로 고난중에 있는 인생에게 다가오시는 유일하신 야웨 하나님은 보잘 것 없는 약골태생인 이스라엘을 아무런 조건없이 일방통행식으로 사랑했고(신9:5) 그들의 하나님이 되시길 원하셨다.(신14:2) 그래서, 하나님은 늘 그들의 보호자가 되어 오셨던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야웨 하나님의 보호가 없이는 생존하기 어려웠던 약골 중의 약골이었기 때문이었다.(신7:7)

야웨 하나님의 무한사랑을 배신한 이스라엘

그런데 이스라엘은 이와 같은 무한사랑의 야웨 하나님의 왕되심을 거절하고 끝끝내 인간왕을 구했다.(삼상12:12) 그래서 삼상12:14는 하나님이 이스라엘의 요청을 받아들여 인간왕을 허락하시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은 여전히 하나님을 진정한 왕으로 섬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그들의 진정한 왕은 저 옛날 애굽의 종살이 고난에서 그들을 해방시킨 유일하신 왕 야웨 하나님뿐이라는 것이 그렇게 강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은 그 은혜를 기억지 않고 하나님을 그들의 왕으로 섬기길 거부했다.

배신의 결과와 하나님의 입장

하나님에 의해 택함받아 왕이 된 이스라엘의 초대 왕인 사울조차도 이스라엘의 진정한 왕이신 하나님의 신하로서 하나님을 섬겨야 했는데 그 자신부터 하나님의 말씀을 어기고 ‘하나님의 자리에 앉아’ 이스라엘의 운명이 걸린 중대 사안을 ‘하나님인 것처럼’ 자신이 결정하므로 하나님을 배신하는 행위가 시작되었다.(삼상15:26) 여기서 우리말 성경은 배신당하신 하나님의 입장을 “후회”라는 단어로 번역하여 전능하신 사랑의 야웨 하나님을 [일 저지르고 나서 한탄이나 하면서 괜한 일 했다고 후회하는 무능한 하나님]으로 오해하도록 만들었다.

“후회”라고 번역된 어휘의 본래의 뜻

그러므로, 우리말의 ‘후회’로 번역된 구약성경의 원어를 살펴 보아야 한다. 본문의 신학이 “후회”로 번역된 어휘를 통해 이상해졌기 때문이다. 우리말 성서에 “후회”로 번역된 히브리어는 “나함”이라는 단어인데 이것은 일저지르고 나서 잘못했다고 깨달아 돌이킨다는 뜻이 아니다. 창세기 6:6~7의 ‘한탄’으로 번역된 어휘도 똑같은 “나함”이다. 따라서, 창세기의 뜻도 하나님이 사람을 만들어 놓고 괜한 일 했다고 후회스럽게 한탄했다는 의미가 아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불순종하면서 죄짓는데 앞장서고 하나님과 같이 되고자 하여 스스로 멸망의 길을 자초하는 인간들을 보면서 하나님이 몹시 “유감스럽게 여기시며 서운해 하셨고 그들의 인생결말에 대해 마음아파하셨다”는 의미이다.

배반당하셨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접근을 시도하시는 무한사랑의 야웨 하나님

이스라엘은 이렇게 못된 짓만 골라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을 애굽의 종살이 고통에서 인도하신 전능하신 야웨 하나님은 그들에게 여전히 다가오시며 끊임없이 예언자들을 보내 접근을 시도하신다. 그들을 영원한 멸망에서 또다시 출애굽시키시려고...

본문의 신학에 근거한 “예수는 나의 왕”이라는 신앙고백

그러면 “야웨 하나님만이 이스라엘의 진정한 왕이시다”라는 이런 민족주의적이며 배타적인 신학을 표명하는 본문이 그리스도인들에게는 과연 어떤 의미가 있을까?
성경은 야웨 하나님을 이스라엘의 민족신으로 국한시키지 않는다. 이스라엘은 단지 하나님의 구원활동을 드러내는 모형으로서 제일 먼저 선택된 민족일 뿐이기 때문이다.(롬1:16) 그러므로 그리스도교인들은 삼위일체 신관에 입각하여 아래의 시편과 같은 구절을 통해 “예수는 나의 왕”이라고 고백할 수 있다.

“왕이신 나의 하나님이여 내가 주를 높이고 영원히 주의 이름을 송축하리이다” (시편14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