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학교법 재개정 반대 종교인 기자회견문 
 
개정된 사립학교법에 대한 입장 차이와 시시비비를 떠나 현재 진행되고 있는 반목과 대립에 대하여 종교인으로서 먼저 깊은 아픔과 안타까움을 금치 못 하며 우리의 입장을 밝힙니다.

일부 종교계는 사립학교법 재개정운동을 즉각 중단해야 합니다.

우리는 그동안 종교계 사학이 민족의 동량을 키워내며 주어진 책무를 신실하게 감당해 왔음을 부인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부의 감사 결과 회계부정을 저지른 19개의 대학 중 12개 대학이 종교계 사학인데서 보듯 종교계 사학일지라도 부정과 비리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 또한 인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국민 대다수가 사립학교의 심각한 회계 비리와 독단적인 학교 운영의 폐단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는 사실 또한 잘 알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사립학교 운영의 투명성을 보장하고 학교운영에 학부모와 교원의 참여를 보장하기 위해 개정한 사립학교법을 과거로 뒤돌려 놓기 위한 사립학교법 재개정을 종교의 이름으로 요구하는 것을 그 어떤 이유로도 정당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사립학교법 재개정을 요구하는 종교계 일부의 목소리는 정당하! 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를 자제할 것을 간곡히 호소합니다. 만약 일부 종교계의 사립학교법 재개정운동이 계속되고 이것이 현실화 된다면 종교계 특히 사립학교법 재개정을 주도했던 일부 기독교계 인사들은 신앙의 이름으로 사학비리를 옹호했다는 오명과 사실도 아니지만 자신들이 자유롭게 신앙할 권리를 위하여 어린 아이들의 교육기본권을 유린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국회는 어떤 경우에도 사립학교법을 개악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현재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사립학교법 재개정안은 사립학교법을 사실 상 개정 이전의 상태로 돌려놓는 것이며 일부는 개정 이전의 사립학교법에 비해서도 개악했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현재 국회가 논의하고 있는 사립학교법 개정안 중 개방이사와 관련한 여야의 협상안은 사실상 개방이사제를 무의미하게 만드는 것으로 결코 용납할 수 없습니다. 나아가 대학평의원회의 자문기구화는 명백한 개악이며, 이사장이 타학 법인의 이사장을 겸임할 수 있도록 한 소위 이은영 의원의 안은 이전 사립학교법에도 존재하지 않았던 내용으로 개악 중에 개악입니다. 또한 이사장 친인척의 학교장 취임금지 규정 또한 1991년 이전의 사립학교법에 존재하던 내용을 1991년 사학법인 측의 로비로 개악된 것을 바로잡았으나 이를 되돌리는 것으로 사립학교의 부정과 비리를 그대로 방치! 하겠다는 선언으로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 국회에서 논의되는 어떤 개정안도 그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없다고 판단하여 우리는 이를 강력히 반대합니다.

사립학교법 시행과 그 결과를 조금 더 지켜볼 것을 제안합니다.

우리는 사립학교법 개정안이 통과되고 시행된 지 1년이 지났지만, 사학재단들과 일부 기독교계 인사들의 반발로 사립학교법이 제대로 이행되지 못하고 있고 또한 사회적 갈등과 대립은 심화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해결의 길을 찾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따라서 우리 종교인들은 사립학교법과 관련한 사회적 갈등을 해소 위한 방안을 다음과 같이 제안합니다.

현재 개정된 사립학교법을 엄격히 시행하고 그 결과를 엄정하게 살핀 뒤 국민과 함께 실사구시적으로 판단하자고 제안합니다. 사립학교법의 시행 결과 사립학교 교단에 좋지 않는 결과와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한다면 대다수 우리 국민들은 지난 시기 사립학교법의 개정을 절절히 요구했듯 또 그렇게 마음을 다해 재개정을 요구할 것입니다.

이제 더 이상 정치 논리로 우리의 교육을 흔들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제 정치지도자들에게 간곡히 호소합니다. 교육은 거래나 흥정의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상품이 아닌 사람을 품는 것이 교육이기에 사립학교법이 다른 사안이나 법안에 연계되어 개정과 불가를 왕복하여서는 결코 안 될 것입니다. 미래를 책임지고 나아 갈 아이들에게 본이 되어야 할 교단이 정치 논리에 의해 좌우되어서는 오롯한 믿음과 신뢰는 영영 형성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제 더 이상 사학 재단과 교권을 가진 일부 종교 지도자, 그리고 그들의 왜곡된 주장을 믿고 따르는 일부 신자들의 눈치만 보지 말고, 사립학교의 비리와 분규로 인해 고통당했던 많은 학생, 학부모, 교사들의 눈물에 주목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학법과 관련한 우리 사회의 화합을 호소합니다.

우리는 어떤 경우에도 우리들 아이들이 자라는 학교는 부정비리와 부패로부터 온전하게 벗어나서 깨끗하고 공명정대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종교 사학은 이 문제에서 더 더욱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립학교법 재개정을 요구하는 일부 기독교계 인사들은 자신들의 정치적 이해를 위하여 경건한 종교를 이용하는 것을 즉각 중단해야 합니다. 정치권은 4.25 재보선 결과에 대한 의미를 되 새겨 정치적인 이익을 위하여 사립학교법 재개정 문제를 이용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앞으로 우리는 신자와 국민들과 함께 사학법의 진실한 내용과 현실을 알려 갈등과 대립을 해소하고 사립학교가 국민의 신망을 받는 교육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것입니다.

2007년 4월 27일
전국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
실천불교승가회 
원불교사회개벽교무단
성공회정의평화실천사제단
민주노동당 최순영 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