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후 7시 진혼굿으로 시청앞 광장을 떠들썩하게 만들더니 곧이어 영정에 화환을 바치는 행렬이 줄을 이었다.  모두들 침통한 표정으로 고인들의 사진곁으로 다가갔으나 아쉽게도 조승희군의 사진은 빠져있었다.

▲ 희생당한 고인들의 영전 ⓒ 송양현 / 당당뉴스

교단장협의회, 뉴라이트전국연합, 기독교사회책임, 선진화국민회의, 청교도영성훈련원, 국가비상대책협의회 등 주요 교계단체들의 주최로 열린 이날 추모기도회는 추모기도회라기 보다는 누가 보고 누가 듣더라도 조승희가 매국노임을 드러내는 자리였다.

순서를 맡은 어느 목사의 설교에서도 "...이번 참사의 희생자는 바로 우리 한국인들이 죽였다"고, 또한 "사탄이 배후에서 이러한 마음을 불어 넣었다"며 강하게 설교하였다. 뿐만 아니라 김지하시인의 시에서도 "우리가 당신들을 죽였다"는 구절이 여러번 반복되었다.

▲ 마치 조승희가 나라를 망친 매국노인양 떠들어 대는 각계 각층 인사들 ⓒ 송양현 / 당당뉴스

도대체 조승희가 한국인을 대표하기라도 하는 것인가? 아니면 조승희 때문에 한미관계가 악화되어서 큰일이라도 났단말인가? 순서를 맡은 각계 인사들은 어느 누구 할것 없이 미국에 대해 크게 사죄하며, 우리가 잘못했으니 무조건 사죄를 구해야되며, 배은망덕하게 미국을 몰아내려 하는 젊은 청년들을 질타하는 내용들이었다.

뿐만 아니라, 순서를 맡은 어느 목사의 기도에서는 눈물어린 참회의 기도가 터져나왔다. 그는 기도도중 눈물을 참지 못하며 "나라와 민족을 망신시킨(조승희) 대신 회개하며 참회한다"는 기도를 하였다.

온통 미국앞에 아양을 떠는 백발무성한 어른들의 모습을 지켜보며, 추모 기도회도 아닌 미국을 위한 재롱잔치 한편을 지켜본 본지 기자와 지나가던 시민들과 참가자들은 모금을 위해 헌금위원을 앞세워 헌금 바구니를 돌리는 순간 대부분 그자리를 떠나고야 말았다.

사건 직후부터 미국과 우리정부는 한개인의 사건으로 일관된 정책을 보여주고 있는데 여러 언론의 성급하고 발빠른(?) 보도가 오히려 혼란을 가중시키면서 이러한 본질도 목적도 흐려진 추모 기도회를 통해 이번주간에 치뤄질 기독교계에서 주관하는 여러차례의 조승희 사건 추모기도회가 어떤 방향으로 진정성을 그려나갈지 관심이 가지 않을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