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의회는 교인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일 수 있는 효율적 소통기구이므로 교인들의 의제나 그 권한을 제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며, 일정 수 이상의 교인들의 소집 요구가 있을 시엔 당회의 결의와 관계없이 당회장은 공동의회를 소집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또한 당회의 구성과 운영은 민주적이어야 하면 당회의 결의 내용은 교인들에게 그때그때마다 공개되어야 할 것이다. 가능한 당회는 연령과 남녀 등 각 계층을 대표하는 사람들로 구성하는 게 좋다.

 

그리고 장로와 목사는 임기제로 하면서 중임하는 게 좋다고 보는데, 이 점은 개교회의 사정에 따라 융통성 있게 조정해도 괜찮을 듯싶다. 중임의 경우 안식년 제도를 도입한다. 그리고 능력만 있다면 교회 내의 남녀 비율에 따라 여성 장로를 두는 것이 좋으며, 예배 형식도 목사, 장로 중심으로 예배를 이끌어 갈 게 아니라 가능한 평신도 전원이 참여할 수 있는 그러한 예배 형식을 지향하는 것이 최선의 예배 형식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목회자도 사람이다 보니 매년 교단총회 때마다 치열한 선거전으로 얼룩이 지기도 하는데, 뒷탈이 없도록 덕망있는 사회인사들로 구성된 선거감시기구를 두는 것도 좋으리라고 본다. 그러한 감시기구를 집행하는 덕망있는 사회인사에는 꼭 기독교인이 아니어도 괜찮다고 보며, 적어도 그 교단의 이해관계에서 벗어난 사람일수록 좋다고 하겠다.

 

 

목회자 사례비에 대한 문제도 중요하다. 이는 당연히 평준화 되는 것이 옳다. 물론 이미 사례비를 많이 받고 있는 대형교회 목사들은 반발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목회자의 사례비는 평준화로 나가는 것이 옳다. 왜? 그것은 궁극적으로 하나님의 일이기에 사례비의 많고 적음에 목회자들이 사사로움을 두어선 안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럴려면 처음부터 아예 목회를 할 생각도 하지 말았으면 한다. 왜냐하면 자칫 목회자 혼자 시험에 빠져 잘못돼버리는 것이 아니라 그 목회자에 딸린 교인들까지 엮여 들어가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목회자 사례비는 평준화 되는 것이 옳다.

 

하지만 목회자 사례비를 평준화한다면 문제는 없는가? 물론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 목회가 하나님의 일이라고 해도 목회를 하는 사람도 결국은 인간인지라 사례비의 많고 적음에 여간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게 작금의 현실이라는 점이다. 다시 말해 목회자 사례비의 평준화는 분명코 옳은 방향이지만 현실적으로 시행될 경우 나타나는 문제 또한 여전히 있다는 사실이다. 가장 우려되는 것이 바로 <목회능률의 저하>다. 즉, 일정한 사례비가 꼬박꼬박 지급될 경우 굳이 열심적으로 일을 하지 않는 목회자들에 대해서도 우리는 예상하지 않으면 안된다. 자 그러면 어떻게 할 것인가.

 

차등을 두되 목회자 사례비로 차등을 둘 것이 아니라 그 능력에 따른 차이를 교단직무급의 차이에 두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싶다. 즉, 사례비는 일정하되 그 목회능력에 따라 교단에서의 발언권 정도는 힘을 실어줄 수 있도록 말이다. 적어도 이는 목회능력의 차이에 기반한 것이기 때문에 그 정도는 인정해줘도 무방하리라고 본다. 물론 이때의 목회능력이란 하나님 나라 운동의 권력 확보 혹은 대중화 정도라고 보는 점을 전제한 개념이다. 다시 말해 사례비는 공평하게 지급되면서 하나님 나라 운동을 대중성 있게 하는 목회자일수록 그 사람이 그 지역구의 노회장 혹은 교단의 총회장을 맡게 하는 것이 더 좋을 것이라는 얘기다.

 

그리고 이런 목회자가 만약 교단 총회장을 맡는다면 차등 없는 사례비로 인해 타성에 빠진 다른 여러 목회자들을 더욱 채찍질할 수 있도록 고무시키는 교단 정책을 펼칠 확률 또한 높다고 봐진다. 궁극적으로 이것은 목회자 사례비의 차이에 경쟁원리 혹은 시장원리를 도입하자는 것이 아니라 그 목회자의 명예와 권력의 소유치에 경쟁원리를 도입하자는 얘기이기도 하다.

 

평균 사례비의 액수 문제는 그 목회자가 생활고에 지장을 받지 않고 목회에 전념할 수 있는 정도가 옳을 터인데, 이 문제는 다른 직종의 평균 임금과 국내외 경제적 상황까지 고려하여 공개적으로 논의해보는 것이 더욱 좋을 듯싶다. 또한 딱 부러지게 목회자의 임금을 고정적으로 못박을 필요는 없이 언제든 국내외의 상황에 탄력있게 대처할 수 있도록 유동적으로 정해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또 하나 덧붙일 것은 공무원 혹은 교사들이 뇌물이나 촌지를 받으면 안되듯이 목회자들에게도 일정 이상의 지나친 금품 제공과 향응은 교단차원에서 법으로 제정하여 금지시켜야 하는 점도 덧붙여 두는 바이다.

 

 

모름지기 사회운동이든 하나님 나라 운동이든 간에 우리네 상황에서는 무엇을 하려고 할 경우 현실적으로 <돈>money이 있어야 무엇을 할 수 있다. 현실 정치라는 것도 모름지기 돈이 있어야 할 수 있듯 하나님 나라를 위한 사업들도 <-쩐>money이 있어야 할 수 있는 것이다.

 

현재 대다수의 교회들이 그렇지만 거의 전적으로 주일 예배시의 헌금에 의존해 있다. 물론 이 또한 긴요한 것이지만 좀더 교회재정의 확충을 위해서 그 창구를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나는 이 점에 있어서 NGO 생활을 통해 많이 배운바 있다. 교회가 NGO에서 배울 게 있다면 그것은 분명 <이슈화>와 <재정확보>다. 여기서는 재정확보에 대해서 얘기해보겠다.

 

NGO는 말그대로 <비정부기구>Non-Governmental Organization로서 그 재정의 충당을 크게 나뉘어 보면 회원들의 회비와 그 밖의 기부금 그리고 프로젝트 사업에 의존해 있다. 그런데 회원들의 회비를 얻어내는 방식에도 여러 방편들이 동원된다. 일단 회원들의 회비는 한 번 잡은 것은 놓치 않는다는 심정으로 회원들의 작은 돈이 어디에 쓰여질 수 있는지를 알게 할 만큼 구체적으로 얘기한다.

 

예컨대, 회원님께서 내신 만원은 정신대 할머니들이 시위할 수 있게끔 피켓 다섯 개를 살 수 있다고 말하면서 회비를 낸 회원이 조금이라도 그 성취감을 맛볼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작은 돈을 낸 사람이라도 이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새겨 넣어 주었던 사례도 여기에 속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NGO에는 교회가 배울만한 것들이 꽤 많다. 회원 회비외의 기부금 창구로도 다양한 재정확보의 통로가 있다.

 

몇 가지 생각나는 것만 읊어보면 On-Line 모금, 이벤트, 후원회의 밤, 공연전시회, ARS 모금, 공간운영 등등 이런 것들을 떠올릴 수 있는데, 이에 대해서도 하나하나 매우 자세하게 얘기하고 싶지만 논의가 너무 길어지고 벗어나는 측면이 있어서 따로 기회가 된다면 전문화된 <실천목회론>에서 피력하고자 한다. 단지 여기서는 오히려 이런 사업들을 구체화할수록 교회라고 해서 전혀 못할만한 성질의 것이 아니라는 점만 인지하길 바란다.

 

또한 정부가 민간단체와 협력해서 하는 프로젝트 사업들에도 교회공동체가 참여해볼만한 것들이 꽤 많다. 특히 복지, 여성, 청소년, 환경, 문화, 보건 분야에는 관련 정부부처,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원하는 사업들을 많이 있으며, 이는 관련 부처와 부서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장애인과 소비자권익을 위한 사업들도 정부에서 예산 지원을 받아서 실천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다. 어디 그 뿐인가. 비공식지원을 하는 독일과 일본의 재단들도 찾아보면 꽤 있다.

 

하나만 예를 든다면, 독일 기독사회당의 한스 자이델 재단(02-790-5344～5)의 경우는 지역개발 사업에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만약에 교회공동체의 하나님 나라 운동이 타자를 위한 사랑의 사회적 실천사업들도 내포하는 것이라면, 이러한 프로젝트 사업들 역시 충분히 교회도 시도해볼만한 것이라고 하겠다. 프로젝트 사업의 경우 그 살림을 잘만 꾸려나간다면 예산은 쓸 것 다 쓰고도 많이 남는 편이다. 교회는 이러한 사업들을 주도함으로서 지역공동체의 진정한 리더가 될 수 있다고 하겠다. 허나 작금의 문제는 현재의 기존 목회자들이 이런 사고방식에는 많이 열려 있지 못하다는 점이 그 한계다.

 

 

목회자들의 능력이 저마다 다를 수 있듯이 그 목회자가 시무하는 교회에 들어올 수 있는 교회재정 역시 저마다 편차를 보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개교회들의 재정 회계의 투명성 실현과 재정의 편차를 분산시키는 것 또한 필요한 것이다.

 

교회가 지니고 있는 인적, 물적 자원은 우선적으로 그 교회와 가까운 곳에 처해 있는 낮은 자들을 위해서 먼저 쓰여질 수 있어야 한다. 목회자는 부동산과 동산을 포함하여 자신의 모든 재산을 공개하고 매년 노회와 총회에 신고함을 의무로 해야할 것이다. 투명한 회계장부를 실천하지 않는 교회가 더 이상 교계에 나와선 안된다.

 

금란교회의 김홍도처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거나 광림교회의 김선도 목사처럼 교회를 세습하는 작태들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가능하면 그 교회의 성인 교인수가 50-200명 이상이 되면 분가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통계에 따르면 목회자 한 사람의 생활비 정도(4인가족의 경우)는 교인수가 50명 정도 이상으로 모이면 충분히 해결이 된다고 한다. 

 

생각컨대, 사람 수가 많아졌다고 멀쩡한 교회당을 헐고 다시 짓고 하는 것은 예산 낭비일뿐더러 교회가 대형화될수록 목회자는 오히려 시험에 빠지기 십상이었다. 이를 위해서는 교단 차원의 중앙부처가 따로 마련되어 개교회들을 감사하는 식으로 구조화해도 괜찮다고 여겨진다. 그리고 가능하면 건강한 교회를 더욱 더 지원하는 교단 시스템으로 가는 것이 보다 바람직할 것이다. 사실 지금까지 언급한 것만이라도 솔직히 지켜만 준다면 우리 한국교회의 미래는 결코 어둡진 않으리라고 본다.

 

- 정강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