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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가스펠의 역사를 둘러보다취소된 부활절 음악회 개최…원로 가스펠가수부터 판소리 팀까지 무대 올라
당당뉴스  |  leewaon3@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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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7년 04월 09일 (월) 00:00:00 [조회수 : 26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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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는 뉴스앤조이에 실린 유헌기자의 기사입니다.

 

   
 
  ▲ 4월 8일 서울 동광교회에서 부활절 문화공연이 열렸다. 사진은 연주팀 '다함께 봄'이다. 바이올린 비올라는 물론 해금과 피리 등 국악기도 가미된 밴드다. ⓒ뉴스앤조이 유헌  
 
거대한 스케일의 무대 장치도, 수 만 명의 관중이 운집하지도 않았다. 주목을 끌만한 대형스타의 모습도 없었다. 하지만 어느 때보다 특별한 문화공연이 부활절 저녁에 열렸다.

'가스펠의 역사와 만나다'라는 제목의 노래이야기가 4월 8일 서울 대치동 동광교회에서 열렸다. 무대에는 '한국교회부활절 연합예배 문화행사'를 준비하던 가수와 연주자들이 참가해 부활의 기쁨을 전했다. 갑작스럽게 '한국교회부활절 연합예배 문화행사'가 최소되어 설 곳이 없어진 한국가스펠의 산 증인들이 작은 교회에 다시 모인 것이다.  

공연에 앞서 부활절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하는 영상이 상영됐다. 한국기독교의 역사 속의 인물들이 화면에 지나가고, 기독교인이 아닌 사람들에게 부활절의 의미에 대해서 묻는 인터뷰도 나왔다. 그들은 기독교인들에게 '종교를 억지로 강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기독교인이 나서서 이 나라의 평화와 정의를 실현해줬으면…' 하는 바람들도 전했다.

   
 
  ▲ 한국 가스펠의 역사를 연 찬양사역자들. 왼쪽부터 노문환, 김민식, 김석균, 장욱조. ⓒ뉴스앤조이 유헌  
 
"황폐한 밭을 일구어낸 이들의 이야기. 한국 가스펠 30년의 일기가 들려집니다"라는 나레이션과 함께 본격적인 공연이 시작했다.

첫 주자로 나선 사람은 이번 공연의 주역인 노문환 목사. 그는 1970년대에 찬양사역을 시작한 최초의 찬양사역자이며, 최초의 한국가스펠 곡을 만들어 부른 사람 중 한명이다. 그는 "시청 앞에서 예정되었던 공연에 비하면 많은 사람이 오지 않았다. 그럼에도 하나님은 우리의 예배와 노래를 받기 원하신다. 늘 배척당하는 게 우리 딴따라들의 과거고, 가스펠의 역사다. 우리는 지금의 모습으로라도 주님이 계신 곳으로 달려간다"고 말하고, '잊으라시네' 등을 노래했다.

그는 공연도중 "사실 70년대 이런 가스펠을 부른다는 것은 충격이었다. 팝송과 비슷한 멜로디와 반주를 교회가 받아들이지 못하기도 했다"고 소회하기도 했다. 다음 바톤은 김석균 씨가 이어 받았다. 그는 '사랑의 종소리', '돌아온 탕자', '예수가 좋다오' 등 요즘도 교회에서 많이 불리는 찬양들의 주인공이다. 이어서 초기 가스펠 역사를 함께 써내려간 장욱조·김민식 등의 무대가 이어졌다. 이들은 '고목나무', '불속에라도 들어가서' 등 낯익은 노래로 관객들의 호응을 받았다. 이후 공연이라는 말보다는 찬양예배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관객들은 함께 노래하고, 그들의 고백을 들었다. 

   
 
  ▲ 뜨인돌의 무대. 이들은 교회 밖에서 민족과 사회를 위한 기독노래를 부른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뉴스앤조이 유헌  
 
다음은 뜨인돌의 무대였다. 지금은 음악활동을 하고 있지 않지만, 가수가 아닌 기독노래운동이라는 새로운 장을 연 이들이다. 이들은 서양색의 찬양이 넘치는 한국교회에 한국적인 노래를 보급하고자 노력했던 이들이다. 또 교회 안에서보다는 교회 밖에서 사회와 민족을 향한 기독인들의 마음을 노래했다.

황병구 씨(뜨인돌)는 "교회 안에서는 하나님으로 고백되지만 사회와 대학에서 멸시당하는 게 안타까웠다. 그것을 노래로 표현하고, 민족과 역사 앞에 책임지는 기독교인이 되고 싶었다"며 과거를 회상했다. 이들은 '온 세상 주인 되신 하나님'을 불러 많은 박수를 받았다. 

이후는 다음 세대의 가스펠 가수들의 무대였다. 조수아·이길승·한웅재 등이 나서 관객들에게 귀에 익숙한 '삶의 작은 일에도', '내가 주님을 사랑합니다' '또 하나의 열매를 바라시며' 등의 노래들을 선사했다. 조수아 씨는 "방금 부산에서 2만여 명이 모인 곳에서 공연을 마치고 왔지만 이 곳에 더 큰 마음의 울림이 있다. 이곳이 진정한 부활을 나누는 자리인 것 같다"고 말했다.

   
 
  ▲ 요즘 예배에서 많이 불리우는 가스펠의 주인공들. 왼쪽부터 홍순관, 이길승, 조수아, 한웅재. ⓒ뉴스앤조이 유헌  
 

뜨거워진 분위기는 판소리 패 바닥소리가 신명나는 우리소리로 부활을 외칠 때 한껏 고조되었다. 이들은 "우리는 가스펠 팀은 아니지만 밑바닥 노래를 하고 싶은 사람들이다. 예수님도 가난한 동네에 와서 밑바닥 사람을 먼저 만난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소리를 시작했다. 관객들은 '얼씨구', '좋다'하며 호응했다. 이들은 예수님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농부가'를,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님을 바라보며 '상여소리' 등을 불렀다.

마지막 무대는 국악과 양악이 퓨전된 특별한 연주가 이어졌다. 비올리스트 김정연 씨과 해금연주자 강은일 씨의 무대가 그것이었다. 이들이 '오죽하시면 예수님이 돌아가시고, 또 부활하셨을까'라는 고백과 함께 그 내용을 음악으로 표현했을 때 분위기는 최고조에 이르렀고, 객석에서는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왔다. 마지막 곡은 이들과 함께 홍순관 집사(공연 총연출)가 불렀다. 마지막 노래는 한국교회부활절 연합예배의 주제이기도 했던 '꽃 한송이 핀다고 봄인가요. 다함께 피어야 봄이지요'라는 가사의 노래였다.

   
 
  ▲ 판소리 패 바닥소리의 무대가 진행되는 동안 관객석에서는 '얼씨구', '좋다'하는 흥겨운 추임새가 끊이지 않았다. ⓒ뉴스앤조이 유헌  
 

한편 이날 공연 중간중간에는 각계 인사들의 영상메시지도 있었다. 신영복 교수(성공회대)는 부활절문화행사의 주제인 '다함께 봄'을 두고 "봄은 기다린다기보다는 만들어가는 것이다. 씨앗을 뿌리고 물을 주고 열매를 맺는 등 각자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 여러분이 화합의 한마당을 열고 사회의 숲을 만드는 출발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서 이해인 수녀(시인), 김혜자 씨(방송인) 등의 메시지도 전해졌다.

또 김상근 목사(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는 "이번 공연은 시민들과 함께 한다고 들었다. 긍정적인 현상이다. 여기서 꽃이 피고, 남과 북에 만발하고, 아시아와 세계에 꽃이 필 때 봄의 절정이 온다"며, "어떻게 하면 남과 북이 꽃을 피울 수 있을지 기도하자"고 했다.

   
 
  ▲ 해금 연주자 강은일과 비올리스트 김정연의 퓨전무대. ⓒ뉴스앤조이 유헌  
 

시청 앞 광장 공연을 염두에 두고 제작한 영상 메시지는 '메시지'와 함께 '안타까움'을 전해주었다. 메시지의 대상은 주로 일반시민이었고, 부활의 소식을 전하고, 함께 호흡하자는 이야기가 주를 이었기 때문이었다. 이날 공연은 교회에서, 특히 홍보가 잘되지 않은 상황에서  치러져서, 기독교인이 아닌 이들은 많이 참석하지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공연에는 김광준 신부·손인웅 목사 등 부활절연합예배 준비위원들도 참석했으며, 400여명의 교인들이 공연장을 가득메웠다.

공연이 끝난 뒤 홍순관 집사는 "문화를 가볍게 여기면 안 된다. 이렇게 배려가 없으면 문화가 다 죽어버릴지도 모른다"고 시청 앞 공연취소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현했지만, "그래도 출연료도 없이 이렇게 힘을 내어 노래하는 이들이 있어 희망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공연 소감을 밝혔다.

그는 "그래도 우리악기와 서양악기가 어울리고, 흑인 무용수가 춤추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교회 밖의 사람이 교회 노래를 부르며 교회 안으로 들어오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점은 아쉽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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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부활절연합예배 포스터, 예전과는 판이한 포스터부터 기대가 컸던 부활절문화행사는 예산부족(???)이라는 이유로 행사 사일전 전격 취소되어 한국교회에 대한 또 하나의 비아냥거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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