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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앤조이에 실린 기사입니다.
금란교회와 여의도순복음교회의 목회자 세습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룬 MBC '뉴스후'가 방영되었다. 금란교회 김홍도
목사 건도 그렇고,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 건도 그렇고 이미 방송사와 언론사가 특집 다큐 형태로 여러 번 보도 한 내용이다. 보도될 때마다
한편으론 충격을 받고 안타까워하는 마음도 오가지만, 정치권의 음모론이니, 언론사의 상업적 목적이니, 교회를 죽이기 위한 사탄의 책략이니 하는
판에 박힌 비판도 여전하다. 그럼에도 한 번씩 보도될 때마다 과거의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그대로 있는 상황에서 또 새로운 부패와 비리가 더해져
있는 것을 보게 되고, 비리의 당사자들은 여전히 건재하고 더욱 뻔뻔해지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은 반복되는 것인가?
도대체 왜 이런 일은 반복되는 것인가? 언론보도를 앞두고 해당 교회와 교회를 대표한다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어김없이 교회 문제를 세상적 기준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과 문제가 있어도 자체적인 자정을 기다려야 한다는 주장을 반복하였다. 그러면서
교회 내 문제에 대한 교회 내 판단기준을 제시하거나, 자정을 위한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다. 우리는 해당 언론사에 대한 기도회
명목의 대규모 시위, 불매나 광고금지 압력, 명예훼손 혐의의 고소와 취하 등의 과정을 통해 결국 특정교회나 단체의 문제가 유야무야 되어온 반복된
역사를 잘 알고 있다. 필자는 해당교회나 한기총 등의 행태는 자신들이 가진 권력과 부를 지키고자 하는 궤변이라 치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교회에 대한 자정세력으로 스스로를 자임하고 있는 필자를 포함한 교회개혁운동 단체나 기독언론의 태도에서는
반성할 부분이 없을까 고민하게 된다. 과거 군사 독재 정권에 맞서 민주주의를 이루기 위해 싸우면서, 온갖 고문을 당하고 감옥을 들락거리고,
직장에서 쫒겨나고, 질시와 아픔을 묵묵히 견뎌낸 분들이 있다. 그런 분들의 희생과 투쟁이 결국 이 땅에 민주화를 가져왔고 우리는 그 혜택을
누리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한국교회에 있는 정말 말할 수 없는 명백한 죄악을 근절시키기 위해 이와 같이 최선을 다했는지 자문하게 된다.
예수께서는 십자가를 지면서 까지도 로마의 정치권력과 유대의 종교권력의 불의에 맞서셨는데 우리는 너무 흉내만 내 온
것이 아닌가 하는 반성이다. 어쩔 수 없이 우리도 교회의 일원으로서 교회가 세상 가운데 완전히 발가벗겨지지 않도록, 해당 목회자가 체면은
유지하도록, 아니 그로인해 결과적으로 교회의 일원인 우리들 스스로의 체면과 권위가 실추되는 것을 두려워하지는 않았나 생각해 본다. 도대체 우리
개혁세력 중 누가, 어느 집단이 이 독재정권보다 더한 명백한 죄악에 대해 항거하다 개인의 삶이 파산되고, 감옥에 가고, 말할 수 없는 고통과
희생을 감수했단 말인가, 우리는 모두 개혁운동을 한다는 것에 대한 칭찬과 격려, 그리고 그것을 통한 영광만 누리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문제는
이런 일이 반복되면서 고통받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는데 이들의 고통은 심적인 고통만이 아니라 인격적 모독, 재정적 손실, 폭력, 부당한 해고나
출교에 이르고 심지어 성폭력과 죽음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선교의 문은 점점 막히고 있다.
'평화를 위해 재정 비리를 덮어준 셈 아닌가'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은 최초로 세습반대운동을 전개하며 교회에 깨어 있는 양심이라는 많은 격려를 받았지만, 이후
전개된 동일한 대형교회나 단체의 세습 문제에 침묵하며 기독교시민단체로서의 책무성과 일관된 책임성을 외면해 왔다. <뉴스앤조이>는
개혁단체들의 주장과 일반 언론이 제기한 문제점을 받아쓰는 것으로 만족하지 말고 스스로 문제를 발굴해 집요하게 제기하는 탐사보도의 노력이 부족하지
않았나 반성해보아야 한다.
교회개혁실천연대(개혁연대)는 1년 가까이 공문, 기자회견, 수없는 만남 속에서도 거짓말과 회피로 일관하며 시간만
끌던 조용기 목사에 대해 너무나 명백한 배임, 횡령의 죄악을 확인하고도 결국 그 죄를 묻지 못하고, 조용기 목사도 생각하지 못한 임기 3년 연장
안을 제시하며 면죄부를 주고 말았다. 개혁연대 스스로 재정적 범죄는 임기와 관계없는 일로 임기 연장과 관계없이 고발은 진행될 것이라고 했던 여러
차례 공헌했지만 결국 정치적 선언으로 끝났다. 그리고 조목사는 3년 연장안을 받으면서 재단으로의 재정단일화와 친인척의 인사배제 요구를 교묘하게
피해가는 합의를 했다. 그 과정에서 이미 조용기 목사의 정치적 술수와 거짓말을 겪어온 사람들의 주장은 무시되었고, 너무 빨리 샴페인을 터트렸기에
그나마 얄팍한 약속에 대한 이행 요청도 느슨해졌다. 그사이 조용기 목사는 너무나 빨리 친인척 특혜와 재정 비리의 자리로 돌아왔다.
MBC '뉴스후'를 보도한 김주만 기자가 <뉴스앤조이>와 인터뷰한 내용에서 깊이 생각할 부분이 있다.
김기자는 취재를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에 대한 질문에 "취재 자체가 안 된다는 점이다. 비판의 대상이었던 교회는 물론이고, 교회 세습 문제로
싸웠던 사람들도 취재가 안 됐다. 과거 이 문제로 싸움을 벌였던 사람들이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다. 이런 분들은 이미 매우 지쳐 있었다. 또 이런
문제를 계속 나서서 제기하는 것 자체에 대한 부담이 있는 것 같았다. 설득하기가 매우 어려웠다"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이제는 개혁세력이 결단해야 한다.
개혁연대는 변화의 가능성을 보았기 때문에 한국교회의 평화를 위해서 그랬다고 항변한다. 그러나 이어지는 김주만
기자의 도전은 다음과 같다. "평화가 찾아왔다고 하지만, 부조리한 상황에서 온 평화가 무슨 소용이 있나. 그게 진정한 평화인가. 불편부당하고
억울한 사람이 없는 것이 정의라면, 현재 한국교회에는 평화도 정의도 없다. 정의의 하나님은 어디 갔나."라고 한다. 우리는 정의를 팔아 얄팍한
평화를 구가하려고 했던 것이다. 평화를 위해 은퇴를 유보시켜주고, 재정 비리를 덮어주고, 친인척 인사 문제를 양보한 것이다. 군사 독재 정권
종식과 민주화운동을 했던 분들이 절대권력자의 부패에 정면으로 항거하며 희생을 감수한 십자가 위에 민주화를 이루었지만, 우리는 너무나
명백한 조용기 목사의 죄악에 대해 눈을 감아주어 10년이 지나도 똑같은 일을 반복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반성한다.
방송을 시청한 일반 사람들은 교회가 범죄 집단이라고 한탄하는데 정작 더 많은 죄악을 잘 알고 있는 우리들은 너무
많은 죄를 알고 있어서 무감각해진 것은 아닌가, 아직도 여전히 대화를 통해 내부적인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면 그것은 더 이상 교회의 자정을 바라는
순수한 마음이 아니라, 죄악에 직면해 십자가를 지겠다는 믿음과 용기가 부족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우리 개인의 희생과 조직의 실패도 각오하면서
이제는 결단해야 한다. 스스로 교회개혁 세력 임을 자임하고 하나님과 사람 앞에서 일을 시작한 이상 회피할 수 없다. 높은 책무성과 일관된
책임성만이 요구된다. 그것이 결국 스스로 지기로 한 십자가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