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
> 생활 |
|
귀향에 대한 단상귀향은 한여름 밤의 꿈에 불과할지 모른다. |
|
|
|
입력 : 2005년 08월 04일 (목) 00:00:00 [조회수 : 2563] |
|
며칠 전 담양에서 양돈을 하는 친구 상우를 만나고 왔다. 여유있게 살고 싶으면 시골로 내려오라던 그 친구 말이 뇌리에 맴돈다. 도시에서 40여 년 살면서 삶의 여유를 모르고 바쁘게 살아 왔다. 도시에서 남부럽지 않은 직업을 가지고 살지만 시골사람보다 부를 모은 것도 아니다. 그저 삭막한 도시의 문화를 즐기며 정보를 얻기가 쉽고 현대 문명의 쾌락을 약간 더 빨리 누리며 산다는 게 도시에 사는 고통에 대한 보상의 전부가 아닐까?
언젠가는 시골에 내려가 살고 싶어 오지에 여기저기 전원 주택지를 사 두었지만 과연 거기에 내려가 살 수 있을까 회의감이 더 커진다. 그저 전원 생활에 대한 환상으로 끝날 가능성이 있다. 왜냐면 도시 취향의 집사람이나 아이들이 시골하면 펄적 뛰기 때문이다. 주변에서도 나이 들면 도회지에 있어야 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거라고 하는 경험담들에 귀에 솔깃해지기도 한다. 도시의 복잡한 생활이 몸에 밴 사람이 문화나 의료 시설이 빈약하고 사람 얼굴 보기도 어려운 한산한 시골 마을에 적응하기까지 얼마나 따분하고 불편할까? 외딴 섬에 살 듯 고독해서 혹 미칠지도 모른다. 친구들이 멀리서 찾아오고 친구를 찾아 도회지로 나들이 하는 것도 몸이 건강할 때의 일이다. 어릴 적처럼 마음 맞는 친구들이 주변에 모여 살면 몰라도, 귀향은 한여름 밤의 꿈에 불과할지 모른다.
상우도 귀농은 이른 사십대가 아니면 시기를 놓친 것이라고 귀뜸해 주었다. 도시에서 그럴 듯한 직업을 가지고 어깨에 힘주고 다니던 사람일수록, 배타적인 시골사람들에게 따돌림을 당하거나 결국 도회지로 되돌아간다고 한다. 그래도 도시 사람들은 전원에서 살 꿈을 버리지 못 할 것이다. 나역시 시골에서 텃밭을 일구며 시를 읊조리며 살 꿈을 가꾸며 이웃도 모르는 도회지의 단조로운 생활을 겨우겨우 버텨내고 있으니까. 그런 꿈마저 잃어 버린다면 삶이 얼마나 암울할 것인가? 담양에서 일이 있고 풍요롭게 살면서 여유를 즐기는 친구를 만나고 온 이후 부쩍 귀향의 꿈이 늘어나고, 노후에 대한 생각들이 많아졌다.
2005-08-04
이일배 |
| <저작권자 © 당당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
|
 |
기사를 추천하시면 "금주의 좋은 기사" 랭킹에 반영됩니다
추천수 : 3065 |
 |
|
|
|
|
|
|
|
| 이승칠
() |
 |
|
|
| 바람난 우리 선생님께, |
바람에도 종류가 많은데 여름 바람은 오뉴월의 감기처럼 질긴 면이 있는 반면 남자에게 상처를 주는 가을 바람을 막아주는 좋은 바람입니다. 그러나 질기기에 처방을 알려 드립니다.
도시 내의 텃밭도 효과가 있지만 시골 저수지에서의 여름 밤 낚시가 특효약입니다. 해가 저물 무렵에 시작을 합니다. 오직 불빛은 찌만 비추고 오직 달빛은 우리 선생님만 비추는 고독의 시간입니다.
새벽에 마지막 분주한 손님들을 맞은 후 매운탕을 자시고 나무 그늘에서 신나게 자는 것입니다. 담양으로 떠나고 싶은 가을바람도 늘어감이 서러운 겨울바람도 다 이겨낼 수가 있습니다. 꼭 추와 찌가 조화를 이루게 해야 여름 밤에 늘씬한 허리의 지화백을 만날 수가 있습니다. 행운이 있으시기를! |
|
|
리플달기 ▼
|
|
|
|
|
|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