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남연회가 정진권 목사 앞으로 보낸 구역인사위원회 소집 통보서. 3워 31일까지 인사 문제를 원만히 해결하지 아니할 경우 구역인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이승규

서울남연회(감독 한정석)는 지난 1월 17일 정 목사 앞으로 보낸 공문에서 3월 31일까지 담임목사의 인사 문제를 원만히 해결하지 않을 경우 구역인사위원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만약 이날 3분의 2 이상이 정 목사의 이임에 찬성하면 정 목사는 자신의 뜻과 관계없이 염창감리교회의 담임목사직을 내려놔야 한다.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빨갱이라니…

이번 구역인사위원회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만약 정 목사가 물러날 경우 일부 장로들의 사상 검증에 의한 사임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기 때문이다. 재정 유용이나 여성 문제 등 도덕적인 문제가 전혀 없음에도 사상이 편향됐다는 이유로 물러나는 전례를 만드는 것이다.

서울남연회 자격심사위원회(위원장 금성호 목사)는 지난 해 12월 22일 '정 목사는 친북반미가 아니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정 목사를 공격하는 일부 장로들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격심사위원장의 자질까지 거론하며, 계속 문제를 삼았다. 감리회의 한 관계자는 이런 일부 장로들의 계속되는 주장에 밀려 한정석 감독이 구역인사위원회를 소집한 것이라고 추측했다.

한 감독은 <뉴스앤조이>와의 전화통화에서 구역인사위원회를 소집한 것이 정 목사의 사상 문제 때문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염창감리교회의 구역인사위원들 절대 다수가 위원회의 소집을 원하고 있고, 또 정 목사가 교회에 계속 남아 있을 경우 생길 혼란을 우려했다"고 소집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이는 핑계에 불과하다는 것이 정 목사의 주장이다.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회·감독회장 신경하 목사)의 교단 헌법인 교리와 장정 제4편 의회법 제2절 구역인사위원회 314단 제39조 4항에는 '인사이동에 대한 교역자의 합의가 없는 경우 교역자의 도덕적 과실이나 목회에 실패한 뚜렷한 증거가 없는 한 교역자의 이동은 억제되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기 때문이다.

위의 규정에 따를 경우 인사이동과 관련해 정 목사와 합의가 없었고, 도덕적 과실이나 목회에 실패한 뚜렷한 증거가 없기 때문에 인사이동이 억제되어야 한다.

감리회의 한 목사는 "재정 유용 등으로 실형을 받은 김홍도 목사는 불기소처분을 하고, 재정 유용이나 여성 문제가 전혀 없는 정 목사에게 담임목사직을 내려놓으라고 하는 것이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또 "만약 정 목사가 사상의 편향성을 이유로 물러나야 한다면, 극우적인 설교를 쏟아내고 있는 김홍도 목사 역시 물러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교인들은 조용한데…

교회 외부 상황은 이렇게 바쁘게 돌아가지만, 정작 염창감리교회는 조용하다. 일부 장로들과 교인들만 사상검증에 나설 뿐이다. 정 목사는 "일부 장로들의 사상 검증에 당당히 맞서겠다"며 물러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