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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홍, 서경석 목사의 정치 참여, 어떻게 볼 것인가?올드라이트의 세탁을 위한 뉴라이트 운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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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7년 03월 10일 (토) 00:00:00 [조회수 : 34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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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는 뉴스앤조이에 실린 前 교회개혁연대 사무국장 구교형목사의 글입니다.
최근 한국교회 내로라하는 지도자들 가운데 제법 많은 이들이 정권반대운동에 앞장서고 있다. 시청 앞에 모여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를
펼치는가하면, 사립학교법 재개정을 주장하며 삭발 결의를 다지며 정권 퇴진을 외치기도 한다. 이러한 움직임의 중심에는 언제나 김진홍 목사와 서경석
목사가 있다.
그런데 이분들의 움직임이 혼란스럽다. 이는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교계를 뛰어넘어 사회적 양심을 대변하는 흔들림 없는 내공을 보여
왔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김대중 정부 시절을 거쳐 마침내 현 노무현 정부 들어 극단적이고 행동적인 정부 투쟁을 이끌어가고 있는 중심이 되었다.
특히 두 사람은 기독교의 보수·수구적 입장을 대변해오던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의 기득권적 본질은 변치 않으면서도 그 이미지를 새롭게
탈색시키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그러므로 김진홍 목사와 서경석 목사는 단지 개인 김진홍, 서경석을 넘어 2007년 2월 현재, 한국기독교와 나아가 한국 사회의
수구주의자들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고 보아도 무리가 아닐 것이다. 무엇이 이들을 변하게 하였는가? 우리는 이들의 변화를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김진홍과 뉴라이트 운동
이제 김진홍 목사를 말하려면 뉴라이트 운동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뉴라이트 운동은 ‘자유주의 연대’ 대표 신지호 씨의 “산업화와
민주화 세력을 거쳐 이젠 선진화 세력이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비롯되나, 오늘날과 같은 급성장은 김진홍 목사가 중심이 되어 2005년
12월 뉴라이트 전국연합을 출범하면서였다. 뉴라이트 전국연합은 1023명의 발기인으로 시작하여 출범 1년에 불과한 작년 12월 현재 회원은
11만 여명으로 늘어났고, 서울·부산·대구·광주 등 주요도시를 비롯해 전국에 183개 지역 조직을 갖고 있다고 한다. 또 기독교와 불교
뉴라이트를 비롯해 청년·교사·학부모·의사 연합 등 9개 직능별 조직도 만들었다. 가히 놀라운 성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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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홍목사 |
|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모여 공감하는 부분은 현 정부를 비롯한 이른바 개혁 세력들은 한국 사회의 아름다운 유산들을 무시하고 개혁을
한다면서 경제를 파탄시켰고, 안보 상황을 위태롭게 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제는 이러한 사이비 개혁 세력을 몰아내고,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지키고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는 건강한 보수 세력의 집권을 이루어내야 한다.
1. 뉴라이트의 경제관
무엇보다 이들의 의식을 위기로 가득채운 것은 이른바 ‘한국 경제 몰락’이다.
“그런데 2~3년 전부터 나라의 장래에 대하여 깊은 의문을 품게 되었다. 이런 상태로는 선진국으로
가기는커녕 지금의 중진국의 자리를 지켜 나가기도 어려워질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었다. 특히 국민소득이 1만 불의 자리에 오른 뒤에
더 높은 단계로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무려 12년 세월을 1만 불 수준에 매여 있는 모습을 보고 그 우려는 더 깊어지게 되었다. 다른 나라들의
경우를 보면 국민소득이 1만 불에서 2만 불로 성장하는 데 평균 8년이 걸렸다. 그런데 우리는 무려 12년간이나 제자리를 맴돌고 있는 현실이기에
이런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뉴라이트 운동과 국가발전’, 김진홍 목사)
전형적인 GNP식 성장주의 사고방식이다. 그러나 이러한 단순한 GNP식 사고방식의 가장 큰 문제점은 평가기준의 단순성과 평가방식의
몰가치성이다. 단지 국민소득의 많고 적음만으로 국가의 수준과 질을 평가하고, 그것만으로 국가적 자존심과 열등감의 근거가 된다. 또 GNP에
측정되는 수치는 비인간적 객관성이기 때문에 분쟁으로 인한 파괴 복구 비용이나 환경오염으로 인한 피해가 많아도 그것은 GNP상으로는 성장으로
기록된다. GNP가 국민 삶의 질을 측정하는 주요수치로 활용될 수는 있겠으나 전자가 곧 후자라는 단선적 사고방식이 있기에 우리는 진정한 위기를
본질을 깨닫지 못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문제는 이러한 위기를 모두 현 정부의 이른바 좌파 정책 때문이라고 단순화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나는 현 정부를 변명하고
싶은 마음이 별로 없다. 다만 좌파 정책도 아닌 것을 좌파라고 함으로써 다시 옛날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할 근거를 찾으려는 마음을 지적하고 싶다.
아무튼 그러한 현 정권의 반시장, 반기업적 좌파정책(?)에 대한 대안으로 뉴라이트 운동은 시장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바탕으로 한 국내외의
무차별적 자유주의 정책과 작은 정부론을 말한다.
‘작지만 효율적인 정부, 역동적인 시장’을 누가 마다하겠는가? 그러나 ‘작지만 효율적인 정부’는 하루아침에 되는 일이 아니다. 대한민국
정부는 왜 ‘크면서도 비효율적인 정부’가 되었나? 바로 권위주의 정부 시절 초고속 압축 성장을 인위적으로 주도하기 위해 재벌들에게 비상식적인
특혜를 베풀다. 그 50여 년의 역사를 거쳐 오면서 무엇이든 못할 것이 없는 정부가 되었고, 기업도 합리적인 성장이 아니라 특혜와 독과점을 통해
성장하는 습관에 길들여졌다. 그렇게 비대해진 슈퍼 자본을 앞에 두고, 정보기관·검찰·군으로부터도 권력을 거의 내려놓고 있는 정부가 감시자
역할조차 포기한다면 그 작은 정부는 도대체 누구를 위한 것인가? 이미 비대해져 버린 자본을 앞에 두고 갑자기 작은 정부만을 외치는 것은 형식적
시장주의 앞에 국민을 무장해제 시켜 번제로 올려놓는 것과 다름없다.
세계화된 신자유주의에 대한 신화는 더욱 그렇다. 이들은 현실사회주의가 무력화되었다고 해서 서둘러 역사의 종언을 선포하고, 한사코
자본주의와 시장경제가 마치 역사로 증명된 가장 합리적이고, 가장 보편적인 모델인 것처럼 선전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화된 신자유주의는
자본만능주의와 시장만능주의의 세계화된 종교다. 국제적 시장개방의 최종적인 혜택이 결국 누구에게 돌아가는가에 대한 참혹한 증언들은 수없이 나타나고
있는데도 이들은 “대세는 어쩔 수 없다. 그럴수록 빨리 개방하자”고 말한다.
무조건 묶어놓고, 무조건 보호하자는 말이 아니다. 시장주의의 기본골간을 존중하되, 그러나 시장은 이데올로기나 종교가 되어서도 안 된다는
것이다. 시장이 합리적이라면 시장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눈도 합리적이어야 한다. 최소한 100kg의 핵주먹 타이슨이 아무리 날쌔도 50kg밖에 안
되는 장정구와 싸울 때는 특별한 제한규정이 있어야 진짜 공정한 것이다. 단지 죽지만 않고 맞을 만큼의 보호장치는 공정한 안전장치가 아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아름다운 세상은 이유야 어쨌든 강자만이 살아남는 무시무시한 체제다. 그 체제에서 탈락된 사람들에게 겨우 입에 풀칠이나 하고 살
수 있는 구호품들을 던져주는 강자의 선의를 기대하는 그런 세상이 아니다. 창의력과 마음 놓고 기업할 자유가 중요한 만큼 불가피하게 경쟁해야 할
사람들에게 제시되는 기본규정도 최대한 공정해야 한다.
2. 뉴라이트의 시국인식에 대한 비판
뉴라이트 운동은 현 정부의 경제관뿐 아니라 외교·안보 등 시국에 관련된 역사관에 있어서도 매우 비판적이다. 특별히 뉴라이트 운동을
태동시켰던 김진홍 목사의 우려는 그 부분을 이렇게 표현한다.
“…지난해 6월 25일 오전 이른 시간에 KBS TV에서 때마침 6․25 발발 54주년 기념
특집으로 노근리 사건을 자세히 방영하는 것을 보게 되었다. 그 프로그램을 보고 난 후에 나의 느낌은 그 당시의 사정을 전체적으로 알지 못하는
신세대들이 그 프로그램을 보고 나서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유엔군이 마치 이 땅에 양민을 학살하러 온 것처럼 생각하기 십상이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는 미군 내지 미국과 우리 국민들 간에 이간질을 하려는 그릇된 의도가 있는 처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시작하게 된 운동이 ‘뉴라이트
운동’이다.”(‘뉴라이트 운동과 국가발전’, 김진홍 목사)
그래서 이들은 먼저 좌파들의 ‘자학사관’을 극복하고, 성장과 민주화를 이뤄낸 우리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되살리겠다고 한다. 그래서 이들은
작년 뉴라이트 교과서 파동에서 보였듯이 일제 청산이 미진한 부분도, 이승만 대통령이 당시 민족주의자들을 제거하고 반공권위주의 정부의 씨앗을 심은
것도, 잇따른 군부 정권들이 경제발전을 내세워 정권 안보에 나섰던 역사들도, 당시로서는 어쩔 수 없는 불가피한 일이었고 오히려 그 실수를 통해
국가기반이 세워졌다고 변명한다.
“뉴라이트는 이승만 대통령의 단정노선은 해방정국의 흐름과 국제정세의 냉엄한 현실을 반영한 현실주의적
선택이었다고 긍정할 뿐만 아니라 그 같은 현실주의적 선택이 있었기에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자유민주주의와 경제적 번영도 가능했다고 평가한다.
…아울러 1948년 유엔감시 하에 압도적 다수 국민들이 참여한 민주적 선거 과정을 거쳐 대한민국은 건국되었고, 거기에는 그 어떤 정통성의 하자도
없다고 평가한다.”(‘왜 뉴라이트인가?’, 김진홍 목사)
김일성을 죽이기 위해 이승만을 살리는 것, 이것이야말로 전형적인 역사왜곡이다. 이북에 권위주의 정부가 섰다는 것이 이남에 권위주의적
매판 세력이 정권을 잡아야 할 이유가 되지 않는다. 더구나 그 이후에 세워진 모든 권위주의 정부는 모두 이승만이 세운 잘못된 기초를 기반으로
하여 일어났기에 그 책임은 더욱 크다.
민족통합 정책을 보아도 뉴라이트는 이른바 올드라이트와의 차별성을 찾기 힘들다.
“대북통일 문제과 관련해 뉴라이트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원리에 입각한 대북 통일정책을
지향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민족이라는 이름으로 통일의 내용은 묻지도 않는 몰체제적 통일 지상주의를 반대한다. 대북 지원과 교류는 필요하지만
그것은 북한의 시장경제화(化)와 북한 동포의 인권 개선에 기여할 수 있는 방식일 때만 의미가 있다고 본다. 뉴라이트는 남북관계의 악화를 우려해
북한 인권문제를 제기해서는 안 된다는 수구적 좌파의 이중 논리에 반대한다.”(‘왜 뉴라이트인갗, 김진홍 목사)
위 글을 보면 뉴라이트는 통일지상주의는 반대하지만, 통일의 한 파트너인 북한과의 폭넓은 협상과 교류는 인정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뉴라이트와 같은 보수우익운동이 한사코 체제의 일방적 흡수를 언제나 전제하고 있음을 의심받는 이유가 있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원리에 입각한 대북 통일정책’, ‘북한의 시장경제화’ 등의 표현에서 볼 수 있듯이 그들은 스스로도 의식하지 못하겠지만 언제나 우리 체제가
북한에까지 그대로 확산되는 것만이 ‘통일’이라는 전제를 깔고 있다.
남쪽 체제의 모습을 처음부터 양보할 수 없는 목표로 정해놓고 통일하겠다는 것이다. 결국 이들에게는 남한이면 남한이고, 북한이면 북한이지
제3의 체제란 애초부터 생각조차 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뉴라이트에게서 “북한 주석궁에 국군 탱크가 진주해야 진정한 의미의 통일이다”라고
주장하는 극우파(올드라이트) 조갑제 <월간조선> 편집장의 주장과의 차이를 느낄 수 없다.
▲ 서경석 목사
서경석 목사의 끊임없는 정치적 행보
서경석 목사 역시 기독교와 한국사회의 보수우경화에 큰 영향을 미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서경석 목사도 70~80년대 기독교의
사회운동에 활발히 참여하고 한때 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원장도 지냈다. 노선 갈등을 빚고 물러난 후에도 경제정의실천연대를 창립하여 눈부신 발전을
일구어냈다. 95년 현실정치의 문을 두드리지만 실패한 후 90년대 후반부터 자신의 색채에 맞는 시민운동을 위해 끊임없이 새로운 조직을
모색하였고, 2004년 중도 통합을 내세우며 ‘기독교사회책임’을 결성한 후 오늘에 이른다.
의욕만큼 논란도 많았던 기독교사회책임은 출범 후 뉴라이트 운동에 비해 그다지 활발한 모습을 보이지는 못했다. 다만 김진홍 목사가 주로
대사회적 보수우경화를 이끌어가는 중심인물이 되었다면, 서경석 목사는 한기총 및 각 교단 등 기독교계가 보수우경의 목소리를 왕성하게 낼 수 있도록
견인차 역할을 했다.
2004년 한국 기독교 교단총회 역사상 드물게도 보수교단들이 당시 시국 문제(수도 이전, 사립학교법 개정, 국가보안법 개정 등)에
대해서 정부정책에 반대하는 성명서를 채택했다. 이러한 특별 성명운동 분위기는 한국기독교단들 가운데 가장 영향력이 큰 예장 통합총회가
이끌어갔는데, 이 예장 통합총회 성명 주역 가운데 바로 서경석 목사와 인명진 목사(현 한나라당 윤리위원장) 등이 있다.
또 서경석 목사는 2005년 북한 교회는 자발적 신자가 없이 종교적 자유를 선전하기 위해 당에 의해 동원된 가짜 교회이며, 한국교회
성도들이 이러한 가짜 교회 선전에 놀아나지 말라고 해서 큰 논란을 일으켰다. 유난히 정치적 격변이 많았던 작년, 서경석 목사의 활약이 특히
두드러졌다. 그는 한미 FTA협정 찬성, 북한에 대한 포용정책 반대, 전시작전통제권 회수 반대, 민주노총 및 전교조 반대 등 모든 시국사안에
걸쳐 한국교회 지도자들이 보수 입장을 표출할 수 있도록 이끌었다. 심지어 기독교사회책임은 작년 12월 한기총 신임 대표회장을 뽑는 선거를 앞두고
출마한 후보들의 시국관을 검증한다는 명목의 질의서를 보내기도 했다. 노무현 정부와 대북포용정책에 대한 견해, 사회좌경화에 대한 견해 등을
거론하며 사실상 보수적 입장을 유도하였다.
2004년 서경석 목사는 기독교사회책임을 태동하면서 ‘중도통합운동’을 표방했지만 필자를 비롯한 많은 활동가들은 그 운동이 사실상
보수우익 정치세력화운동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리고 2여 년이 지난 지금 그 우려는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기독교 보수 인사들의 예견된 정치적 행보와 전망
처음에도 전제했듯이 김진홍·서경석 목사 등 기독교 보수 인사들의 행보는 단순히 그들 개인의 돌출적 행동이라기보다는 복음의 본질에서
벗어나 기득권화하고 있는 한국교회의 영적, 도덕적 수준을 그대로 보여주는 현실이다.
사실 한국 기독교(개신교)는 해방 후 이미 우리 사회의 주류의 자리를 차지했다. 북한 사회주의를 극도로 혐오하는 월남한 기독교인들과
보수적 기독교인들은 대통령·부통령을 거듭 기독교인들로 구성했던 이승만 정부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면서 10여년 이상 온갖 특혜를 받고, 사회적
주류를 형성했다. 비록 종교적 성향은 달랐지만 박정희 정부에서도 든든한 반공의식에 무장되고, 미국과 교량 역할을 수행해줄 수 있었던 한국교회와
지도자들은 정부로부터 많은 혜택을 받으며 급성장한다. 대표 김준곤 목사의 거듭된 유신지지 발언 등과 맞물려 한국대학생선교회(CCC)는 정동회관
불하 및 대학생 집회 등 이해할 수 없는 혜택을 받았고, 한국교회가 당시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100만 명 단위의 대규모 전도 집회를 할 수
있었던 데에도 시국에 협조적이었던 한국 보수 교회들에 대한 정부의 아량이 있었다.
이러한 협력적 분위기는 이어진 5공화국, 6공화국에서도 달라지지 않았으나 역설적이게도 민간정부들이 들어서면서 서서히 달라진다. 기독교
지도자들의 노골적인 지지 가운데 당선된 장로 김영삼 대통령 시대에는 기대했던 만큼 큰 특혜가 주어지지 않자 서서히 정부와 소원해지기 시작한다.
보수기독교인들의 반감 속에 집권한 김대중 정부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우호적이지 않았고, 단군성전 및 동상 건립 문제가 터지면서 보수적
기독교계에서는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그것은 기본적 코드가 맞지 않는 노무현 정부 등장 이후 더욱 표면화되었고, 사립학교법 개정
문제에서 극에 달했다.
인정하긴 싫지만 한국교회는 정치적 특혜와 그로 인한 양적 성장에 길들여져 있다. 전 인구대비 기독교인들의 비율이 10%를 넘지 못할
때도 기독교는 군종 제도에서 특혜를 받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고, 엄연한 규제법이 있어도 교회 건축에 있어서는 예외 조항을 인정받았다. 과세
기준이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교회와 목회자들은 세금의 혜택을 당연시했다. 교회와 각종 기독교 재단들의 운영과 재산 관리에서 관행화된 실정법 위반이
있어도 당국은 애써 모른 척 해왔다.
이러한 실력(?)의 바탕에는 한국사회를 이끌어가는 주요지도자들 가운데 기독교인들의 비율이 매우 높아, 만약의 경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깔려있다. 한 예로 현 17대 국회의원들의 종교 분포 비율을 살펴봐도 개신교 신자가 113명(37%)으로, 천주교
신자(70명/23%)와 불교 신자(40명/13%)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 이는 일반 국민들 전체의 종교 분포 비율에서 개신교 신자 비율이
20%정도에 불과하다는 것과 비교해 봐도 그 차이를 알 수 있다.
그러나 민간정부들은 민주화시대 분위기에 맞게 이러한 특혜들을 서서히 축소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주축이 되어 만든
<국민일보>는 세무 사찰 후 당시 사장이던 조용기 목사 아들이 법정 구속되었고, 김홍도 목사 같은 거물급 목회자도 공금유용 혐의로
구속되었다. 한국교회는 특혜의 축소를 차별과 종교 탄압으로 이해했고, 이제 명목상의 정교 분리를 외치던 모습에서 벗어나 여러 모양으로 독자적
정치 세력화를 꿈꾸고 있다. 특히 미국의 신보수주의의 사상적, 조직적 토대가 되고 있는 미국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의 성공에 자극되어 뉴라이트,
기독교사회책임, 한기총 등 범 기독교 우파들은 올해 대통령 선거에서 정권 교체의 거대한 보수 대연합을 이끌어갈 것이다. 그 시나리오가 성공할수록
기독교는 결국 더 거대한 종파적 이기주의로 변해갈 것이다.
부끄럽게도 한국 기독교인들의 일반적 의식 수준은 참된 기독교 정신과 현실 기독교의 입장을 구별하지 못한다. 하나님나라와 교회주의,
십자가와 종교적 이해관계를 자주 혼동한다. 그런 면에서 한국교회가 영적 성숙으로 거듭나지 않는 한 더 많은 특혜를 얻고 더 큰 사회적 영향력을
쟁취할지라도, 백성들의 가슴 속에서 서서히 잊혀져갈 것이다. 그러나 어쩌면 진리가 아닌 거품들로 인해 한국교회가 버림받을 대로 버림받은 후에야
진정한 교회의 새싹이 새롭게 돋아나게 될 것을 기대해본다.
이 글은 <공동선> 73호에 기고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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