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8차 협상이 오늘부터 시작되었다.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벌이는 협상을 통해 이미 한미 양국은 70-80% 쟁점에 대한 합의를 이루어냈고, 최종협정문도 대부분의 분야에서 90%이상 작성을 마친 상태라고 한다. 또한 한미당국은 협상이 당초 목표치에 못미친다고 해도 3월말까지 타결하겠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한다.

  우리 경제의 목을 조이는 죽음의 협상이 이제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우리의 마음은 답답하고 영혼은 이 세상 어디에도 호소할 곳이 없게 되었다. 권력 없고 돈 없는 우리 민중들이 당하게 될 어두운 미래를 바라보며 우리 목회자들과 기독교인들은 이제 오직 호소할 것은 하나님 뿐임을 고백하며 우리의 영혼과 마음을 다해 호소하고자 한다.

1. 고위급의 밀실논의를 통해 이루어지는 무원칙한 협상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이제 협상은 한국의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미국의 슈워브 무역대표부 대표의 협상으로 옮아가고 있다. 즉 실무적 타결이 아닌 정치적 타결을 통해 협상을 이루어낸다는 것이다.

  그 가운데 가장 주목을 끄는 것이 쌀 개방을 하지 않는 대신 쇠고기를 전면 개방한다는 것이다. 쇠고기 검역에서 뼈조각은 해당 박스만을 반송 폐기하는 것으로 의견을 접근하고 있다고 한다. 이제 우리 온 국민은 광우병 소에 노출되어 매우 위태로운 지경으로 밀려나게 되었다.

  세상에 이런 기이한 협상이 있단 말인가? 우리의 입장에서는 두 가지 모두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인데 하나는 되고 다른 하나는 안된다는 것이 도대체 무슨 협상이란 말인가? 이런 말도 안되는 논리의 날강도 협상을 어떻게 받아들인다는 것인가?

  이처럼 우리의 교섭대표들은 미국에 대해 퍼주기 협상으로, 그리고 묻지마 타결의 길로 걸어가고 있다. 협상 내용이 국민에게 알려지는 것이 철저히 차단된채 벌어지는 밀실협상으로 온 국민은 이제 생존의 벼랑 끝에 서게 되었다.

  우리 기독교인들은 고위급의 밀실협상을 통해 이루어지는 무원칙한 협상에 대해 우리의 믿음의 양심으로 중지할 것을 촉구한다.

2. 협상 체결을 위한 노무현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을 반대한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8차 협상 이후 한미양국은 3월말에 최고위급(대통령)의 결정과 협정문 완성을 거쳐 6월에는 양국 대통령 서명을 위한 한미정상회담을 연다고 계획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한국은 한미동맹의 전략적 유연성과 함께 한미FTA를 통한 새로운 차원의 대미예속구조를 갖게된다. 즉 21세기 한반도의 급격한 정세 변화 속에서도 군사적으로는 전략적 유연성을 통해 미국의 군사적 영향력을 지속하고 경제적으로는 금융과 무역을 통한 수탈을 계속하여 한국에 대한 미국의 21세기형 신식민주의 정책이 수립되는 것이다.

  이처럼 한미FTA협상은 비단 경제적 차원 만이 아니라 군사 안보 전략과 맞물리는 매우 전략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

  우리는 지난 20세기 일본의 식민지 수탈을 경험했으며 수많은 선열들의 피값으로 독립한 이후 피땀 흘린 노력으로 오늘의 발전을 이루어냈다. 하지만 한미FTA체결 이후에는 오래지 않아 우리의 모든 땀의 댓가와 민중들의 피 값은 미국과 초국적 자본의 호주머니 속으로 블랙홀처럼 빨려 들어가고 말 것이다.

  우리는 지난날의 식민지 수탈의 역사를 결코 되풀이 할 수 없다. 나라가 군사 경제적으로 예속되어 민중들의 피와 땀이 수탈당한 채 일부 초 대기업과 강남부유층만의 나라가 된다면 이 어찌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이 넘치는 땅이라고 할 수 있단 말인가?

  우리 민중들과 한국교회는 이런 나락으로 국가를 떨어뜨리는 노무현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을 반대하며 만약 대통령의 서명이 작성되는 순간 그에 대한 새로운 투쟁을 계속할 것이다.

3. 우리는 우리의 나약함과 무력함, 게으름을 회개하고 기도할 것이다.

  우리는 지난 기간 동안 한미FTA협상을 반대하며 지속적인 노력을 벌여왔다. 하지만 우리의 무능력과 나약함, 게으름으로 인해 한미FTA협상은 현재 상황까지 진행되고 말았다.

  우리는 이것이 당국자들의 교만에도 문제가 있지만 우리 자신이 좀더 깨어 기도하지 못한 데도 원인이 있다고 고백한다. 우리가 좀더 일찍 깨어 이 사실을 교회와 우리 사회에 알리고 기도했다면 세상을 바뀌었을 것이라고 믿는다. 우리는 이같은 우리의 게으름과 시대와 역사에 대한 무책임을 통탄하며 회개한다.

그러기에 이미 농촌목회자들은 지난 3월1일부터 40일간의 연속기도에 들어갔으며 우리들도 오늘부터 협상이 끝나는 12일까지 금식하며 기도할 것이다. 우리의 최대, 최고의 무기는 기도이다. 우리는 이 역사를 멈추는 유일한 힘이 하나님에게 있음을 믿음으로 고백한다. 우리는 저 교만한 당국자들, 이기심과 탐욕, 재물욕에 가득찬 자본의 마귀, 세계를 혼자 먹어치우려는 미제국의 교만에 대해 하나님 앞에 고발할 것이다. 가난한자를 신원하시는 하나님의 역사의 주재하심이 드러날 것이며, 역사의 심판이 그들에게 다가올 것이라고 우리는 믿는다. 그리고 우리는 그 일을 위해 재를 쓰고, 밥을 끊고, 무릎을 꿇어 기도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목숨 건 기도와 실천으로 자신을 회개하며 민중생명 지켜낼 것이다.

우리의 요구(기도)

1. 고위급 밀실야합으로 생명을 위협하는 한미FTA협상 중단하라

1. 하나님백성(민중) 수탈하여 행복을 파괴하는 한미FTA협상 중단하라

                                                       2007년 3월 8일

                                            한미FTA기독교공동대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