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복지법 개정안을 둘러싼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교계는 공동대책위를 만들어 공청회를 열었으며, 공청회에서 취합한 안을 정부에 제시할 예정이다. ⓒ뉴스앤조이 이승규

국가보조금 받는 법인에 공익이사제 도입해야

	▲ 김우중 사무관은 "종교법인의 자율성이 법인의 재산을 개인재산처럼 취급하고 운영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뉴스앤조이 이승규

김우중 사무관은 개신교계가 사회복지에 헌신한 것은 인정하지만 사회복지사업법의 개정은 필요하며, 그 과정에서 여론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회복지법인과 종교계의 헌신을 매도할 생각은 전혀 없다. 개정안 마련 과정에서 충분한 논의를 거치지 않은 것을 서운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도 알고 있다"며 "오늘 공청회에서 나온 의견을 듣고, 종교계와 함께 실무협의회를 구성해 논의를 하겠다"고 밝혔다.

김 사무관은 "특히 종교법인의 자율성을 고려해 이사 추천이 이루어질 수 있는 방안 등을 알아보겠다. 하지만 일부 법인의 불법행위로 인해 대다수의 법인이 불신을 받아 국민의 복지 참여활동을 저해하는 등의 우려가 있으므로 적어도 국가보조금을 받는 법인에는 개선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교계, 사립학교법에 이어 사회복지사업법도 걸고 넘어가나

이에 김종생 목사는 개정 취지에는 공감하나 공익이사제 도입과 사회복지 유경험자의 이사 임명은 문제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목사는 "비리를 대비하는 안전장치는 지금의 법만으로 충분하다. 기독교계 법인들은 이미 일부의 이사가 독식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오히려 이사회가 갈등구조로 간다면 시설의 안정적 운영을 저해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김 목사는 또 "이사의 추천권을 시도사회복지위원회의에 준다고 했는데, 그들은 법인의 형편을 세세히 알지 못할 것이다. 서울시의 경우 20명의 위원회가 한번에 600명의 이사를 세워야 한다. 행정적으로 진행되기도 어려울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전문성의 담지를 위한 사회복지 유경험자의 이사도 적절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사회의 전문성과 실무자의 전문성은 다르다"며 사회복지 전문성은 사회복지 현장에서 발휘되면 된다는 강조했다.

부청하 공동대표도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안의 부당성을 주장했다. 그는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안은 개정 사립학교법보다 더 나쁘다. 투명성을 강조하면서 악법을 만들었다"고 했다.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안, 개정 사학법보다 더 악법이다"

	▲ 부청하 사회복지법인대표이사협의회 공동대표는 공익이사제를 비판하며, "기존 이사들은 모두 공익이사다. 우리는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일한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뉴스앤조이 유헌

그는 "정부가 지금 어디로 가는지 모르겠다. 우리에게 격려를 해도 모자랄 판에, 사회복지 현장을 전혀 보지 않고 탁상공론만 한 채 법안을 만들었다. 대표와 이사를 죽이려는 의도가 있는 것 같다"며 우려를 표했다.

신동헌 사무국장(영락사회복지재단)은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은 지금까지 자신의 돈을 들여 복지사업에 기여한 선배들을 무시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법인 운영자들의 저항은 자신을 도둑으로 모는 것을 참지 못하기 때문에 일어났다는 것이다.

그는 "회계의 문제는 회계 전문가가 해결하고, 서비스의 문제도 서비스 전문가가 풀 수 있지만, 사회복지법인의 문제 해결에 공익이사가 도움을 줄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굳이 공익이사가 필요하다면 추천 통로를 다원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익이사제의 도입은 시대적인 필요

이준우 교수(강남대 사회복지학부)는 법인들의 지적은 일리가 있지만, 그럼에도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회복지법인 이사들은 법인의 건학이념이 훼손될 가능성이 많다고 반대한다. 그럴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법인의 규모와 숫자를 감안하면 예방적인 차원에서 공공적인 접근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이준우 교수(강남대)는 "정부는 종교법인의 입장을 고려해야 한다"면서도 "국가의 보조금을 받는 시설이나 사업에 대한 국가적 관리감독 체계는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뉴스앤조이 유헌

우주형 교수(나사렛대 인간재활학과)는 무엇보다 사회복지를 보는 사회의 인식이 중요하다며, 사회복지가 탈 시설화하고 기본권으로 인식되어야 한다는 측면에서 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개정안의 내용을 살펴보면 사회복지의 영역별로 전문복지사제도를 도입하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유사 민간자격증의 남발을 규제하고 있다"며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이 사회복지에 긍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 교수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볼 때 법인의 사유화 경향이 남아 있으며 이사회가 사실상의 전권을 가진다는 점에서 재정 비리·인권 문제가 계속 생긴다는 점에서 이를 보완할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익이사를 임명하는 권한은 법인에게 있다. 시도위원회는 추천권을 가질 뿐이다. 추천기관과 법인의 협의가 있어야 공익이사가 선출되기 때문에 법인의 자율권을 크게 침해하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발제가 끝난 뒤에도 사회복지법인의 운영자들이 불만이 계속 터져나왔다. 이들은 "공익이사라는 단어 자체가 말이 안 된다. 우리는 대부분 사비를 털어서 일하는 사람들이다. 우리는 이익을 챙기려는 사람이고, 새로 들어오는 사람만 공익을 위하는 사람이냐?", "공익이사는 개방형이사와 똑같다. 분명히 법인의 정신을 훼손할 것이다", "모든 법인을 공공법인화 하려는 숨은 의도가 숨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