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위 지파만은 유산을 받지 않았다. 이스라엘의 하느님 야훼께서 약속대로 그들의 유산이 되어주셨기 때문이다.  -여호수아 13:14

  다른 지파에게는 땅을 나눠 주고 땅을 갈아 먹고 살라면서, 레위 지파에게는 땅도 안 주고 다른 것도 주지 않았다. 그 대신, 성전에서 사제를 도와 제사를 관장하는 일거리를 주었다.

  당연히, 제가 레위인 가문에 태어난 것을 자랑스레 여기는 자들도 있었겠고, 같은 레위 가문에 태어난 것을 원망하는 자들도 있었겠지.

  땅을 갈아 먹고 사는 거나 야훼께 드리는 제사를 갈아 먹고 사는 거나, 사실은 그게 그거지만, 보이고 만져지는 것들만이 존재한다는 착각에 빠져 있는 자에게는 그게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

  아무튼, 레위인은 레위인으로 살면 된다. 괜히 우쭐거릴 것도 없지만 괜히 주눅들 것도 없다.

                              .............................

  기도 : 주님, 제가 오늘 이 자리에서 이 모양으로 살아가는 것은, 스스로 선택한 것이든 아니면 저와 상관없이 일방적으로 주어진 것이든, 아무튼 엄정한 현실입니다. 우선 이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도와주십시오. 그런 다음, 여기서 저에게 허락된 길을, 하늘 우러러 부끄럽지 않게 걸어가도록, 주님, 저를 붙들어주십시오. 괜히 우쭐거릴 것도 없고 괜히 주눅들 것도 없는 인생, 어깨는 당당하게 펴고 등은 겸손하게 굽히고, 갈 수 있는 데까지 어디 한번 가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