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기사는 감리교 홈피 자유게시판에 실린 글입니다. 필자의 허락을 얻어 전재합니다

벌금 300만원, 부끄러운 자화상
이 름 한석문  
날 짜 2007-02-28 11:25:40 

   어느 새 주현절기도 훌쩍 지나고 사순절이 시작되었습니다.  하나님이신 그분이, 거짓되고 폭력된 세상에 오셔서 사탄의 달콤한 유혹을 물리치시고, 십자가의 고난과 죽음을 선택하신 사건이 오늘 우리의 따름이 결여된 지난날의 우화가 되지 않기를 소망합니다. 옛 교부들에 의하면, 아담이 실패했고 예수님께서 물리치신 유혹의 정체가 '마음속에 살며시 기어드는 악한 상념(想念)'이라고 했습니다. 입으로는 주여 ! 주여 하면서도 정작 내심으로는 세상의 이(利)에 더 크게 관심하며 살아온 우리이고 보면, 오늘 우리에게도 이 사악한 상념은 끊임없이 파고드는 유혹이요 버거운 도전임이 분명입니다. 부디 이 힘겨운 싸움에서 우리의 영혼을 지켜내는 사순절이었으면 합니다.

   목원대학교 이사회가 이요한 목사를 총장으로 선임한 사태를 다시 언급하는 것은 참으로 진부한 일이요, 싫증나는 이야기입니다. 이 글을 읽게 된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머리 숙여 용서를 청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 번 이 이야기를 시작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이 일에 저항했던 몇몇 목사님들에 대해 법원에서 벌금형이 확정되었기 때문입니다. 즉 이 사건은 아직 끝나지 않은 것입니다.

   목원대 이사회가 이요한목사를 총장으로 선임한 사태는 상식적으로는 전혀 납득할 수 없는 결과였습니다. 그러나 백번양보해서 생각을 해봅니다.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 반상식적인 결과라 할지라도 그 결과에 이르는 과정이 이해될 수 있으면 문제가 없다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요한목사를 총장으로 선임한 사태는 <결과>와 <과정>도 어느 것 하나도 시원하게 이해할 수 있는 점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총장선출의 과정에서는 이사들의 말과 행동이 다른 <표리부동>과 함께, 논의하여 결정한 합의를 헌신짝처럼 버린 <무책임>의 극치도 보게 했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질문했습니다. “왜?” “무엇 때문에?” 이해되지 않는 일이 있게 되었느냐며 그 누군가는 속 시원하게 설명해줄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그러나 이사회 관계자중 아무도 여기에 대해서 소신껏 자신을 변호하는 이가 없었습니다.

   일반적인 생각으로 당사자들은 아무도, 그 누구도 여기에 답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왜냐하면 이요한목사를 총장으로 선임한 사태는 그간에 감리교회 안에서 이미 관행이 되어버린 금품수수를 통한 각종 선거 비리와 그 본질에서 하등의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고위직 성출 과정에서 아무개는 몇 억원 혹은 몇 십억 원을 썼다는 이야기는 늘 있어도 그것을 받았다고 양심선언 하는 사람은 아직 아무도 없는 현실이 우리의 슬픔입니다.

   더구나 이요한목사를 지지한 이사들에게 배신감을 느끼는 것은 목원대 총장 선출 당시 감리교회는 고광태 필리핀 선교사 폭행사건으로 인해 감리교 홈페이지 안에 당시 선교국 총무였던 이요한목사에 대한 성토가 빗발치고 있었던 시점이기도 합니다. 상황이 그러했음에도 어쩌면 그렇게 그 같은 시점에 이요한 목사를 향해 아무런 납득할 수 있는 이유도 제시하지 못한 채 일사분란하게 입장 선회를 할 수 있었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불가사의한 일입니다.

   이런 이유로 감리교 나눔선교회에서는 목원대 이사회가 이요한목사를 총장으로 선임한 사태가 금품수수의 결과로 확신하여 검찰의 수사를 바라는 진정을 낸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검찰에서는 그분들이 감리회의 고위 성직자라는 이유로 계좌추적을 포기한 채 무혐의 처분을 내렸고, 그분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나눔선교회 목사님 몇 분을 명예훼손이라며 검찰당국에 고소를 하였습니다.

   이 사태에 대한 나눔선교회의 진정이 차라리 그분들의 명예를 훼손한 것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우리들이 제기한 의혹이 무고한 감독님들에 대한 불경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다면 법정으로부터 그 어떤 벌을 받은들 지금보다 더 참혹하기야 하겠습니까? 그러나 비극적이게도 이번 사건은 돈이 아닌 다른 것으로는 지금도 여전히 설명이 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검찰에서 입증해내지 못했다 해서 그분들이 무고하다고 어찌 믿을 수 있겠습니까?

   우리는 감리교회 안에 이미 관행이 되어버린 금품 거래에 심한 자책과 아픔을 느낍니다. 이제 감리교회는 선거와 관련하여 사람을 세울 때, 그의 능력이나 실력이 아닌 ‘돈을 얼마나 쓰느냐’하는 것이 기준이 되었습니다. 적어도 이 관행이 근절되지 못한다면 어찌 낯 뜨겁게 세상의 빛이라 소금이라 할 수 있겠으며, 더욱이 지난 세계감리교대회에서 가톨릭과 함께 일구어 낸 의화교리에 대한 합의는 종교의 이름으로 자행된 또 하나의 코미디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어디 지금 감리회 안에 믿음과 행함이 함께 가고 있단 말입니까?

   이 문제를 제기한 나눔선교회 다섯 분의 목회자들이 네 분의 감독님들에 의해 명예 훼손으로 고소되어 그동안 검찰조사를 마쳤고, 마침내 벌금형이 확정되었습니다. 이분들의 문제제기는 목원대학교 이사진 뿐 아니라, 오늘날 병들어가고 있는 감리교회를 향한 문제제기였습니다. 따라서 우리 감리회 구성원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함께 기도해야 할 문제라 생각됩니다. 이 분들의 의로운 싸움에 함께 해주실 분들의 격려와 참여를 기다립니다. 변호사 선임에 따른 적지 않은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부디 우리가 걸어가는 이 사순절이, 주님께서 죽으심으로 우리에게 회복시켜 주신 '하나님과의 올바른 관계'의 길을 참회한 가슴으로 걸어가는 사순절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우리 모두에게, 그리고 하나님이 세우신 하나님의 학교인 목원대학교에도 주님의 평화가 함께 하시기를 기도하며,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항상 영원히. 아멘.                                             2007년, 사순절    한 석 문 목사

                                       참여해주실 계좌번호   신한은행 110-051-161400 (한석문)

                                       마땅한 계좌를 찾을 수 없어서 
                                       그간 사용하지 않던 제 계좌를 쓰게 되었습니다.  양해를 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