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현·문장식 목사 등 교계원로들이 사학법을 둘러싼 갈등을 해소키 위해 개방형 이사 선임방식에 대한 중재안을 내놓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교계 원로들은 28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종교 사학의 경우 학교운영위원회 또는 대학평의원회로부터 추천 받은 2배수 인사 중 학교법인이 소속된 종단이 단수 추천하는 인사를 선임해야 한다’는 중재안을 내놨다.

즉, 학교운영위와 대학평의원회에서 2배수로 개방형 이사를 추천하지만 이를 다시 학교법인 소속 종단이 심사해 단수로 추천한다는 안이다.

▲ 문장식, 홍성현 목사 등 교계 원로는 28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학법 갈등을 불식시키기 위한 중재안을 내놨다. 오른쪽부터 기장 이해동 목사. 통합 홍성현 목사. 기장 문대골 목사, 통합 문장식 목사, 통합 이근복 목사, 임광빈 목사(목정평 총무) ⓒ 박지훈 /에큐메니안

교계 일부의 개방형 이사제 폐지 주장 "말도 안돼" 일축

원로들은 아울러 현재 진행되는 보수 교계의 개방형 이사제 폐지 주장은 “말도 안된다”고 일축했다.

이들은 “개방형 이사제는 교육당사자들의 학교운영 참여를 보장하고 그동안 발생했던 사학 비리를 예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때문에 개방형 이사제는 존치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원로들은 이어 “개방형 이사를 선임하는 과정에서 교육당사자들의 의견을 적절하게 반영하는 것 또한 포기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이는 현재 열린우리당 등 정치권이 한기총 등 보수 교계 압력에 밀려 개정사학법의 재개정 움직임에 대한 일침으로 풀이된다.

이번 중재안을 내놓은 원로들은 “사학법 관련 갈등 당사자 간 서로 입장을 고르게 반영했다고 판단하는 우리 제안에 적극적으로 응답해 줄 것을 촉구한다”며 “국회는 어느 한 쪽만의 입장을 반영해 개정 사학법을 재개정해 새로운 갈등을 불러일으키지 말라”고 당부했다.

홍성현 목사는 기자회견에 앞서 “개정 사학법에 반대해 머리까지 빡빡 깎고 사회적 갈등과 아픔을 심어준 교단 소속 목사로서 민망하고 죄송하기 짝이 없다”며 종교가 사회적 평화 조성과 진실을 전해야 함에도 갈등을 조장하고 화목을 깨는데 앞장서고 있다. 이에 원로 목사들이 이해와 화해 차원에세 이같은 자리를 마련 한 것“이라고 밝혔다. 

교계가 중재안 수렴 않으면 "원로들의 규탄 받을 것"

▲ 홍성현 목사 -ⓒ 박지훈/에큐메니안

기자회견 후 ‘이번 중재안을 종교계와 정치권에서 받아들일 것 같나’라는 기자 질문에 이근복 목사는 “이번 중재안은 진·보수 교계 양측의 입장을 담을 것”이라며 “통합에서 (중재안을) 받아들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경양 목사(사립학교개혁국민운동본부 대표)는 “한나라당은 사학법을 단순히 정치적 이해관계로만 이행하고 있을 뿐, 사립학교 정상화에는 관심이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진·보수 교계 양측 입장을 담은 이번 중재안에 대해서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원로 목사들의 강력한 규탄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기자회견에는 홍성현(통합), 이해동(기장), 오충일(복음교회), 백도웅(통합), 문대골(기장), 박덕신(기감), 문장식(통합), 금영균(통합), 유경재(통합) 목사와 김재열 신부(성공회) 등이 참석했다.

한편 임종인 의원은 이날 오전 브리핑을 통해 이번 회기 내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사학법을 처리하기로 한 것에 대해 비난하고 나섰다.

임 의원은 “열린우리당이 국민의 사회 개혁 의지에 발맞춰 유일하게 해놓은 업적은 사학법 밖에 없다”며 “이런 법을 재개정 한다면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과 통합하는게 낳을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