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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유정] 내가 자라난 곳, 문암어릴 적 추억속으로 여행
김동학  |  lovekorea04@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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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7년 02월 22일 (목) 00:00:00 [조회수 : 33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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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젠 아침밥을 먹고 습관적으로 길을 나섰다. 늘 방향은 속초 아니면 천진, 아무 이유 없다. 그런데 오늘은 갑자기 북으로 향하고 싶었다. 아야진에서 북쪽으로 가면 교암이란 동네가 나오고 좀 더 가면 죽왕면이 나오는데 아야진은 고성군 토성면이라면 내가 태어난 문암은 죽왕면에 위치해 있다.

30년만의 홈커밍

교암을 지나면서 전에 중학교 다니던 아이들이 살던 곳과 이름들이 하나 둘 생각났다. 천주교 공소를 지나면서 그 때도 있었나 싶었다. 하지만 지금은 문을 닫은 것 같았다. 이윽고 30년만에 정확히 30년만에 내 중학교인 동광(東光)중, 농공고를 보았다. 내가 다닐 땐 농업고등학교와 병설이었는데 국가 시책으로 공고까지 겸해져 지금은 건물도 더 들어선 것 같았다. 학교 운동장은 변함없는데 전에 턱걸이하던 철봉등과 테니스장의 위치가 바뀌었고, 정문 옆 쪽 소나무들은 세월의 무상함을 말하듯이 그대로 거기 우뚝 서 있었다. 아무이유 없는 방문이었기에 그 가운데서 학생을 지나쳤고 선생님들도 지나치고 아무런 말없이 그저 나왔다. 싱거웠다. 무슨 금의환향도 아니고 무슨 동창회가 있는 것도 아니고 쓸쓸히 걸어서 교문 밖을 나오는 그림자....그가 내 현재의 모습인가?

내친 김에 나의 출생지로

학교를 나와 횡단보도를 지나면서 옛날엔 그저 자갈길-비포장을 걸었던 기억이 났을 뿐 많이도 변해 버린 주변을 생각하다 어느 새 죽토-죽왕면과 토성면 경계-를 지나는 문암교로 접어 들고 많이 불어난 강물에 놀랐다. 바닷물이 많이 밀려 들어와 철새들과 갈매기들이 많이 노닐고 있었다. 학교에서 문암까지는 멀지 않았지만 걸어서 가는 내 걸음은 예전같지 않았다. 다리가 아파 오고 마음은 빨리 당도하고 싶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는다는 말을 절감했다. 짐청개(옛이름) 우리 논에서 아버지의 볏집-땔감용-을 손수레에 나르며 지나던 공동묘지길을 지나서 기억을 되살려 친구들의 집을 보려 하지만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조용한 시골 마을, 변한 건 없다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전과 같다는 어떤 마을 아주머니의 말처럼 내가 부모님과 형제들과 살던 그 옛 집자리에도 누군가 새 집을 짓고 살고 있었고, 가까운 친구였던 상래,일해,승호,명기네 집도 좀 변했을 뿐 그 자리에 있었다. 명기네 집은 버린 집처럼 스러져 버렸고 내 집 앞에는 '새문교회'란 장로교회가 생겼다. 전에 물을 길러 먹던 동네 공동 우물은 아스팔트 길이 나면서 묻혀 버렸고 내 옛 집으로 통하던 길도 사라졌다. 어린 시절 멀게만 느껴지고 높게만 느껴졌던 사물들이 작아지고 좁게 느껴 진다. 신촌 마을에서 만난 승호 아버지는 83세인데 아직 정정하셨다. 울산에 사는 내 친구 승호는 명절에도 일을 하는 당번이어서 오지 못했단다.

멀리서 보이던 모교회를 지나

많이 쇠락해지고 달라진 모습들, 어떤 집들은 깔끔해 졌지만 다른 집들은 옛 담장 그대로 있고, 노인회관을 지나서 뒷불(옛 지명)로 나가니 전에 아버지가 개간한 논이 나왔다. 거기서 냉이를 캐는 할머니를 보았고 아들이 야촌리(문암에서 4km 정도 떨어진 마을)에 사는데 이름은 알 것 같았다. 전에 마을이 지저분해 '똔골'-아이들이 심하게 배설물을 밖에 버렸던 70년대 상황-이란 마을에서 두 어른에게 지나며 인사하고 형이 이발소를 하던 송암에서 버스를 기다린다. 나의 모교회도 보이지만 발길은 그곳으로 닿지 않았다. 아무도 반겨 주거나 맞아 주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저 아무 이유없이 40년 전의 '나사렛'으로 시간 여행을 떠나 보았다. 다리도 아프고 피곤했지만 저녁에 집에 와서 어머니와 나눈 이야기들이 나를 편안하게 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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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섭 (61.41.60.27)
2007-02-22 17:06:05
이번 글은
문장력이 아주 뛰어난 것 같습니다.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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