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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의 인사동은 차량통행이 금지되는 반면
사람의 물결로 출렁이고
섬 같은 노점상인들의 도로점령에 편히 걸을 수가 없다.
인사동의 '토네이도' 이름하여 <쌈지> 상가...
빨려들듯 들어간 곳은 공중에 치마와 저고리를 건 설치미술 아래
오카리나의 연주로 장터의 악사못지 않다.
계단을 차지한 황금돼지가 수두룩하고
이를 구경하는 사람들
사진 찍는 관광객들...신기해서 떠드는 어린이들...
2층 3층 4층을 오르내리는 사람들.
나는 예쁜 낮잠베개가 마음에 들어 값을 물었더니
상상외로 비싸 돌아서 나오렸더니
베갯속에 누에고치가 들어있어서라고 주인이 설명.
갖고 싶은 마음 달래고 거리에 나왔다.
이번에는 사람들이 기념사진 찍느라 야단났다.
에구, 무슨 탤런트인가 했더니만....
귀여운 소년이다.
저 작은 가슴에 안기고 싶은 사람은 초등학생 정도일까?
아무도 거뜰떠 보지 않아 안됐다.
그렇다고 내가 안길 수도 없고....
가을에 있을 시문회 시화전을 위해
담원 선생의 그림을 얻을까 하고 인사동미술관에 들렀더니
마침 선생님은 계셨지만
만만찮은 그림값에 미죽미죽 시화전 말만 꺼내고 돌아왔다.
禪畵만 그려서인지
도인같은 눈섭을 지닌 담원 화백은 온화한 인품이라
단아한 사무실을 보아도 그분을 알 만하지 않은가?
그다지 걷지 않았는데 피로하다.
포장마차 아주머니께 커피 파느냐고 물었더니
앞의 농협의 300원짜리 커피가 맛있다고.
일러준대로 가보니 고장이란 종이가 붙어있어
그리 말했더니 그러면 건너편 자판기에 가보라고 한다.
돈을 아끼려면 이런 노력쯤은 해야 하기에 횡단로를 건너
자판기에 신권 천원짜리를 넣으니 자꾸 되돌아 나온다.
이를 보던 곁의 아주머니가 제 헌돈을 바꾸어주었다.
또 이런저런 친절로 오늘도 살맛나는 하루를 보낸 셈.
인사동에서 분당으로 오는 버스가 교통체증으로
두 시간 가까이 걸렸어도 짜증내지 않고 무심할 수 있었던 하루.
배고픔을 참고 집에 와서 저녁을 먹은 일도
잘한 일 같아 두루 기분이 좋았다.
내일도 잘 지내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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