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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의 시대에 소통하지 않는 사람들
최재석  |  jschoi411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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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년 04월 12일 (금) 03:57:15
최종편집 : 2024년 04월 13일 (토) 07:13:53 [조회수 : 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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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국회의원을 뽑는 이번 총선에서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국민의 힘 당이 선전해 주기를 바랐다. 그런데 그 결과는 아주 실망스러웠다. 나는 애당초 한동훈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힘 당이 많은 의석을 차지하리라고는 보지 않았다.

오랜 직장 생활을 한 사람은 어느 직장에서 일했는가에 따라서 언어, 태도, 그리고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진다. 한번은 내가 택시에 타면서 내 행선지를 말해주자 택시 기사가 대뜸 ‘교직에 계세요?’라고 물었다. 

내 선배 한 분은 교도소에 있으면서 용공 활동을 한 사람들의 사상을 전향시키는 일을 오랫동안 담당했는데, 그는 철저한 반공주의자로서 진보적 정치인들을 불신한다. 그는 5·18 사건은 북한 군인 600명이 내려와서 벌인 폭동을 한국 군인들이 진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래서 내가 그런 말은 낭설이라고 대답하자 그는 지만원의 책을 읽어보라면서 나를 설득하려고 애썼다.

나는 이번 국민의 힘 당이 총선에서 승리하지 못한 것은 검찰 출신인 윤석열 대통령의 불통에 있다고 본다. 검찰은 소통과 거리가 멀다. 그가 범죄를 수사하고 법을 집행할 때 타협이 없다.

검찰이 피의자와 타협한다면 그것은 그의 직무를 유기하는 일이다. 뚝심있고 흔들림 없이 원칙을 지키는 검찰이었기에 윤석열은 대통령이 되었다. 그러나 대통령이 된 후에는 사정이 다르다. 대통령은 국민과 소속 정당과 특히 야당과 대화하면서 때에 따라서는 협력도 해야 한다.

사람이 쉽게 바뀔 수 없는 일이기에 윤석열은 대통령이 된 후에도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끝까지 밀고 나가면서 대화와 협력을 외면했다. 그리고 야당과는 아예 담을 쌓고 지냈다. 그래서 국민도 야당도 심지어 여당 내에서도 불만이 컸다. 

평소 실시했던 여론 조사의 결과를 보면,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30%를 간신히 넘었다. 이번에 당선된 국회의원 수 108명은 윤 대통령의 지지도보다 조금 더 많다.  

이런 상황에서 야당이 정권 심판론을 내세우면 그것이 먹히게 마련이다. 국민의 힘 당의 국회의원 후보자들이 이번 총선에서 많이 선택받지 못한 것은 윤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이 60%에 근접하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윤 대통령의 실정 탓이다.

지금은 “짐의 말이 곧 법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 전제군주 시대가 아니다. 이 소통의 시대에 대통령이 소통하지 않으면 국민이 그에게 등을 돌리게 마련이다.

그런데 소통하지 않는 사람은 윤 대통령만이 아니다. 목사들 가운데에도 소통을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어떤 목사에게 교인들이 소통을 해야 한다고 진지하게 건의했더니, 자기는 소통을 원하지 않는다고 공개적으로 말했다. 

그는 매일 새벽에 그리고 주중에도 여러 번 설교하다 보니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데에 익숙해졌기 때문일까? 교인들과 대화하지 않는 것은 권위주의적인 태도 때문 아닌가? 

나는 어느 목사가 교인들과 의견이 맞지 않자 ‘개는 짖어도 기차는 간다’라고 말하는 것을 들은 일이 있다. 이 비유는 교인들을 무시하는 아주 부적절한 표현이다. 교회 공동체에서는 서로 대화하고, 이해하고, 서로 도우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 목사는 교인들을 사랑하고 교인들은 목사뿐 아니라 서로 사랑하게 된다.

문제없는 교회가 없다는 말이 있는데, 장로나 교인들이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있지만, 많은 경우 목사들의 독선 때문에 교회 안에 분란이 일어난다. 지금 한국 교회에 분란이 생기고, 교회가 분리되고, 가나안 교인이 늘어나는 것은 대부분 목사들에게 소통하려는 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목사들이 신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부교역자로 일하거나 교회를 개척하는 젊은 시절에는 목회자로서의 사명감이 투철하고 겸손하다. 그런데 그들이 중대형 교회로 교회를 성장시키고 나이가 들면, 자기가 진리를 선포하는 하나님의 대리자라는 자만심에 사로잡히기 시작하고 하나님이 자기와 함께 하신다는 생각이 굳어진다. 

그는 점차 독선적인 사람으로 변하면서 교인들이 자기 말에 온전히 순종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자기가 생각하는 것이 바로 하나님의 뜻이라고, 자기는 하나님의 뜻대로 살고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목회자들을 비롯해서 어느 누구도 하나님의 뜻을 헤아리기 어렵다. 하나님께서는 “하늘이 땅보다 높음같이 내 길은 너희의 길보다 높으며 내 생각은 너희의 생각보다 높음이니라”(사 55: 9)라고 말씀하셨다. 

하나님의 뜻대로 산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만한 태도이다. 인간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는 사실을 겸손한 마음으로 인정해야 한다. 그래서 바울은 “선 줄로 생각하는 자는 넘어질까 조심하라”(고전 10: 12)라고 말했다. 밀턴의 『실낙원』에서 보면 오만해진 대천사가 사탄이 되었다.

오만한 사람은 소통을 외면한다. 소통하지 않는 사람은 이웃을 사랑할 수 없다. 그리고 그는 이웃의 사랑을 받지 못한다. 특히 지금은 소통의 시대이다. 정치인도 목회자도 국민과 교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화답해야 한다. 그래야 그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고, 나아가서 하나님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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