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괜찮아’라는 말이 필요한 당신에게 <수학이 건네는 위로>, 배재윤 지음, 도서출판 두리반, 2024년

 2022년부터 기간제 교사로 수학을 가르치고 있는 배재윤 선생님은 학창 시절 지독한 따돌림과 학교폭력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오히려 자신과 같은 아이들을 품어주려는 마음으로 선생님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지은이는 『지금 ‘괜찮아’라는 말이 필요한 당신에게 <수학이 건네는 위로>』에서 지나온 삶을 돌아보며, 노래를 잘 부르지 못해도 노래방에서 신나게 노래하는 것처럼 수학을 잘하지 않아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세상을 꿈꾼다며 수학이 건네는 위로를 전합니다.

 수학은 학창 시절 많은 사람들에게 그리 달갑지 않은 과목입니다. 사칙연산 정도만 알아도 살아가는 데 크게 어려움이 없을 것 같은데, 성적을 위해서는 복잡한 수식을 알아야 합니다. 요즘은 수식만이 아니라 문제를 이해해서 수식을 대입해야 하는 더 복잡한 단계를 거쳐야 합니다. 게다가 입시를 위한 과정으로 수학이 꽤 많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지은이는 이렇게 생각만 해도 머리가 아파 오는 수학에서 ‘괜찮아’라는 말이 필요한 학생들, 젊은이들, 그리고 책의 마지막에서 이야기하는 미래의 자신의 자녀에게 위로를 건넵니다.

1장 – 지금 ‘괜찮아’라는 말이 필요한 당신에게

 마이너스끼리 곱하면 플러스가 되듯 슬픔에 슬픔을 곱하면 위로가 된다고 합니다(18). 힘의 크기와 방향을 다 가진 벡터를 통해 삶에서 힘은 크기보다 방향이 중요하므로 자신에게 플러스가 되어준 친구를 통해 힘을 얻었고(23-24),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므로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다리를 다친 동생과 함께 집으로 오던 때를 떠올리며 언젠가는 결승점에 도착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고 합니다(28). 0.1밀리미터 두께의 종이를 81번 접으면 안드로메다 은하의 반지름보다 큰 두께가 되는데, 우리가 매일 주고받는 사소한 말 한마디가 다른 사람에게 거듭제곱으로 위로와 격려가 된다고 합니다(38). 알 수 없는 수를 찾는 방정식은 정답이 아니라, 답을 찾고자 하는 간절한 마음에 있다고 하며, 꿈을 이루고자 하는 간절한 마음이 반복된 실패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나간다면 언젠가는 그 꿈을 이루게 될 것이니(42-43), 우리의 삶에 필요한 건 정답이 아니라, 자신이 세운 기준에 대한 ‘굳은 확신’이라고 합니다(48). 연속적인 변화가 일어나기 전과 후의 위치가 같은 점인 고정점을 통해, 사랑은 아무리 저어도 움직이지 않는 고정점이 반드시 존재할 테니, 사랑을 그려낼 수 있다면 아마 볼록한 공간일 텐데(57), 자기를 비워내서 다른 사람을 채우는 그 사랑은 지구가 달을 끌어당기는 힘보다 클 것이라는 추측합니다(73).

2장 – 타인의 불편한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자신의 생각이 지나치면(과하면) 다른 사람의 생각을 지나치게(오해하게) 되니, 상대방의 관점에서 이해하길 더욱 힘써야 한다고 합니다(89). 생각이나, 말이나, 행동을 한 방향이 아니라 여러 방향에서 살펴보아야 진심을 알 수 있고, 응원할 수 있으니 젊은이들과 함께 삶을 쌓아간다면 ‘진정한 어른’일 것이라고 합니다(113).

3장 – 더 나은 삶을 택하며 나아가는 방법

 어제를 후회하기보다 오늘 하루를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는 일, 앞날을 걱정하기보다 다른 사람의 내일을 생각하며 살아가는 일, 그것이 우리가 남겨야 할 아름다운 발자취의 방정식일 것이라고 합니다(130-131). ‘우분투’ - 사람들 간의 관계와 헌신에 중점을 둔 윤리 사상으로 남아프리카의 반투어에서 유래된 말로, 아프리카의 전통적 사상이며 평화운동의 사상적 뿌리 - 는 ‘우리가 함께 있기에 내가 있다’라는 뜻으로, 함께 살아가는 것이 이기는 것이기에(146), 0에 가까운 확률을 뚫고 1을 가져다준 사람이 있다면 마치 밤하늘에 유성을 보는 것처럼 아름다운 광경일 것이라고 합니다(151). 곱하기와 나누기를 미루어 계산하는 것은 마치 사랑한다는 말을 미루는 것과 같기 때문에 미루지 말고 먼저 해야 한다고 합니다(157-158). 최첨단 AI시대에 교사에 대한 정의는 ‘교사는 아이들을 사랑하는 사람이다.’라고 합니다(163). 대단한 성공과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명예를 얻길 바라기보다 오늘 하루를 성실히 이겨낼 수 있는 지혜를 얻기를 바란다고 합니다(176). 그리고 마지막으로 미래의 자녀에게 “이 세상에 하나뿐인 소수처럼 너는 존재 자체로 귀하단다.”라고 하며 글을 마무리 짓습니다. 

 ‘수학’이라는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학문이 위로를 건넬 수 있다는 것은 그 안에 담긴 뜻을 알았기 때문일 겁니다. 복잡하고 어려운 계산이 아니라, 우리의 삶에 보탬이 되는 원리, 마음 아픈 기억들은 빼버리고, 기쁜 기억들은 더하며 그것을 나누는 삶이 수학이 건네는 위로가 아닐까요? 눈앞에 보이는 어려움이 장애물이 아니라, 그것을 디딤돌로 삼아 넘어섰을 때 얻게 될 것에 대한 기대로 우리에게 주어진 삶에 열심을 내보는 건 어떨까요?

오충환 목사(꿈이있는미래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