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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권선거 부추기는 등록금 인상은 철회돼야 합니다.
지학수  |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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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년 03월 15일 (금) 00:16:43
최종편집 : 2024년 03월 15일 (금) 00:52:54 [조회수 : 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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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권선거 부추기는 등록금 인상은 철회돼야 합니다.

지학수 목사

선거철이 돌아오는 모양입니다. 행사 자리마다 감독 또는 감독회장 후보자란 분들이 인사하러 나옵니다.  

늘 반복하는 말이지만, 감리회 선거가 정말 공정하고 깨끗한 선거였으면 좋겠습니다. 감리회 감독선거는 일찌감치 공영제를 선택한 자랑스러운 전통을 가졌는데, 어느새 교계에서 가장 과열되고 혼탁한 선거라는 오명(汚名)을 듣는 딱한 처지가 됐습니다. 

하지만 이런 바람과는 달리 이번 선거 역시 ’금권선거‘ 우려로 인해 걱정이 앞서는 것이 현실입니다. 어느 후보는 공공연히 수십억원을 선거자금으로 사용한다 말이 나오고, 또 다른 후보는 ’클린 선거‘의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다 하는데, 시작부터 지지 모임을 열어 향응과 금품을 제공했다는 시비를 받고 있어 고개를 갸웃하게 만듭니다. 

솔직히 말해서, 후보자 입장에서야 당선을 위해서 그럴 수도 있다 생각합니다. 그러나 공정한 선거운동을 보장하고 불법을 차단하는 역할을 선거법이 정한대로 선관위나 총특재가 잘 수행하면 될터인데, 과거의 혼탁한 사례나 끊이지 않는 소송 시비를 보면 과연 우리 교단의 그런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 때가 많습니다. 오히려 선관위나 총특재의 이해 못 할 결정들이 소송과 혼란을 더 확대시키고 있다는 생각마저 들기도 합니다.

제35회 총회 선거관리위원회가 2024년 선거에 나서는 ‘감독회장 후보의 등록금을 1억원’으로 책정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더욱더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언론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총회 선관위는 감독회장선거 후보등록금을 대폭 인상하면서 “첫째, 2년 임기의 감독과 4년 임기의 감독회장의 후보등록금이 별반 차이가 없고, 둘째, 선거 관련 소송이 주로 감독회장 선거에서 발생한다”는 이유를 제시했다 합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와같은 등록금 인상안은 상식적으로나 현실적으로 부당한 것이기에 3월 19일로 예정된 총회 실행부위원회에서 부결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그런데 만에 하나, 일각에서 제기하는 것처럼 이번 일이 선관위의 주먹구구식 결정이 아니라 또 다른 정치적 입김이 작용한 것이라면 총실위원들의 정상적인 판단조차 가로막힐 우려가 있다는 생각에 서둘러 의견을 밝히고자 합니다.  

 

우선, 선관위가 내건 등록금 인상 사유를 보면 ‘선거 이후 소송비용’이 가장 대표적인 부분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그 책임소재부터 명확해야 합니다. 2008년 감독회장 선거 이후 매번 소송이 반복돼 온 현실은 모르는바 아니지만, 차분하게 살펴보면 대부분의 소송이 선관위의 관리 부실, 총특재의 책임 회피 등으로 발생하였습니다. 선관위가 선거법에 따른 자격확인 및 선거관리를 엄격하게 하고, 총특재가 선거과정에서 발생한 불법 시비를 법 대로만 처리했다면 결코 발생하지 않았을 일입니다. 

따라서 이번 후보 등록금 인상 방안은 그동안 혼란의 원인을 제공한 선관위가 스스로의 부실을 보완할 생각 없이 후보자 모두를 잠재적 불법행위자로 지목하여 그 책임을 전가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여겨집니다. 또 선관위는 모른척할 테니 ‘하고 싶은대로’ 선거 운동 다 하고.문제가 생기면 소송으로 해결하라는 무책임, 몰상식의 완결판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둘째, 소송비용의 과도한 지출이라는 부분도 근거가 분명해야 합니다.
 
최근의 선거와 관련해 세간에 알려진 것은 제28대, 제29대 감독회장 선거 당시 발생한 소송 부분 중 개인적 책임에 대한 것은 엄격하게 후보자 개인이 비용을 부담했다는 것입니다. 그간 소송의 대부분이 후보자 개인의 자격 또는 불법 선거와 관련한 문제라고 판단될 때, 등록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사유로 내건 선관위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선관위가 등록금 결정의 사유로 소송 비용을 제기하려면, 그동안 벌어진 소송 내역과 후보자 등록금에서 지출된 소송 비용을 먼저 공개해야 한다고 봅니다. 혹시라도 연회 감독, 제28대. 제29대 감독회장의 개인적 소송에 공식 회계 기금이 불법 집행된 적은 없는지, 정당한 소송이라 할지라도 내용에 비해 과도하게 선임료가 지출된 부분은 없는지를 먼저 솔직하게 공개해야 등록금 인상 혹은 사용에 대한 의혹과 시비를 없앨 수 있습니다. 

한 가지 더, 선관위는 과도한 인상 부분이 마음에 걸렸는지 “그래도 남는 예산은 은급기금으로 전환”된다는 설명도 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은급기금이 부족하다는 우려와 관심은 교단 내에 늘 있어 온 일이지만, 엄밀히 말하면 선거와는 본질적으로 다른 문제입니다. 모두의 관심사인 은급기금을 언급한다 해서 부당한 예산 편성, 과도한 등록금 인상의 폐단이 가려질 수는 없습니다.  

 

셋째, 진입 장벽을 높여 특정 후보를 우회적으로 돕는다는 의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쉽게 동의하기 어려운 논리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등록금 인상이 출마 희망자들의 선택을 어렵게 해 이미 출마를 선언한 특정 후보자를 간접적으로 지원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주장이 확산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이미 출마를 선언한 후보자의 면면이 초대형 교회 담임자이거나 공공연하게 금권선거를 내 건 후보라는 현실 때문입니다. 

특정인의 후보자 출마 자격 여부를 놓고 장개위와 입법의회에서 벌어졌던 ‘소모적인 힘겨루기’를 기억하는 이들이라면, 그런 다툼의 또 다른 연장으로 선관위나 총실위의 논의 및 결정을 순수하게 받아들이기 곤란할 것이 분명합니다. 선관위가 고유 권한이라는 이유를 내세워 ‘감독회장 선거만 등록금을 2배로 인상한다’는 것은 마치, 금전적 진입 장벽을 높이 세워 다른 후보자의 참가를 봉쇄하려는 꼼수처럼 읽힌다는 점입니다. 

당연히 사실이 아니겠지만, ‘이하부정관(李下不整冠)’, 이런 의혹을 받으면서까지 등록금 인상을 추진할 이유는 없다고 봅니다. 선관위가 내건 2년제와 4년제의 차이는 이미 16년째 계속돼온 현실이고, 2년제라 해서 선거비용의 지출을 연회가 관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물가 변동 등의 고려 사유도 없습니다. 또 그동안의 선거비용 집행 내역을 봐도 방만한 부분을 줄이면 오히려 등록금 인하 요인도 있다고 보는 이들도 많습니다. 
 
아무리 선관위에 결정 권한이 있다해도 그것은 매번 ‘마음 가는 대로 정하라’는 것이 아니라 그 시기 선거의 진행 과정, 현실적인 물가 변동 등을 고려해서 상식적으로 판단하라는 의미라고 봅니다. 지난 번은 5천인데, 이번은 1억이라 하니, 혹시 다음 선거에는 선관위가 달라져서 2억이 될지 아니면 다시 5천이 될지 누구도 모르는 정말 코미디가 따로 없는 상황이 벌어질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정말 고려해야 할 것은 3천, 5천 혹은 1억이라는 후보등록금의 단위가 아니라. 선거공영제를 택한 우리 교단의 선거 현실에서, 또 금권선거를 추방하자는 모두의 공감대 속에서 과연 어느 정도가 적절한 선거운동이며, 어느 정도가 적당한 관리비용인가 하는 점입니다. 선관위가 우선 할 일은 ‘엿장수 마음대로 액수를 정하는 것’이 아니라 나름대로의 근거와 규모를 제시하고 모두의 공감을 얻어내는 일입니다. 

과도한 등록금 인상은 방만하고 불필요한 선거관리를 초래하고, 과도한 등록금을 지출한 후보자에게는 이후 선거운동에서 그 이상의 금전적 지출을 감수해야 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뿐입니다. 선거권자가 대폭 늘어난 상황에서 이런 악순환은 선거공영제, 금권선거 방지의 취지를 무색하게 만들고, 자칫 선거 이후 당선자에 대해서도 선거비용 회수라는 불필요한 오해와 억측을 무성하게 할 뿐입니다. 

언제부터인지 소송이 당연시되어 온 우리 선거의 현실, 선관위가 고민했을 부분을 모르는바 아니지만, 이번 결정은 그동안 무기력했던 선관위의 기능을 바로잡겠다는 다짐이 아니라 그 정반대로 소송을 당연시하고 그 비용을 후보자들에게 청구하겠다는 무책임, 몰상식의 결과라 여겨 아쉬움을 갖습니다.

우리 감리회는 성문법(成文法)을 가진 교단입니다. 다시말해서 모든 결정은 법에 근거하고 법 조문에 따라야 합니다. 엄연한 법 조문을 외면하고 관련 기구내의 ‘협의’와 ‘합의’라는 법의 허점과 관행으로 선관위나 총특재, 총실위 등이 정치적 판단을 해온 것이 그동안의 현실이며 소송이 끊이지 않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제라도 원칙대로 교단을 운영해야 합니다. 법대로 집행하는 ‘법의 지엄함’이 필요하고, 미비하여 논란의 여지가 있다면 이번처럼 총회 회기마다 ‘몇몇의 합의’로 규칙을 바꿀 것이 아니라 ‘입법’으로 보완하고 준수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감독회장 등록금 5천만원을 고수하자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타당한 이유와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면 현재 상황에서 과도한 인상은 불필요한 오해와 억측이 난무하고, 선거풍토가 어지럽게 될 것을 지적하는 것입니다. 이번 결정은 ‘돈 덜 쓰는 선거’를 만들어야 할 선관위가 오히려 ‘돈 더 쓰는 선거’를 부추기는 잘못된 일입니다. 

총실위 상정 이전에라도 선관위 스스로 철회 또는 폐기됨이 마땅하다고 보지만, 일단 공은 넘어간 것으로 보입니다. 부디 총실위에서는 ‘협잡’이 아닌 신중한 ‘협의’로, 현안에 대한 냉정한 판단을 내려 등록금 인상안을 부결시켜 줄 것을 요청합니다, 그것이 현재의 상황에서 본말전도(本末顚倒), 교각살우(矯角殺牛)의 우를 범하지 않는 가장 지혜로운 길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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