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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감각과 기후증언
유미호  |  ecomih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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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년 03월 01일 (금) 01:13:59
최종편집 : 2024년 03월 01일 (금) 01:15:00 [조회수 : 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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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시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감각은 뭘까? ‘탄소감각’이다. 경제 감각이나 패션 감각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중요성이 있다. 우리나라 한 사람이 1년 동안 배출하는 탄소는 11.8톤, 세계 평균의 2.5배나 된다. 한 달 동안 사용하는 전기, 가스, 수돗물, 교통요금을 통해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으니, 먹고 입고 쓰고 버리면서 자신과 공동체가 배출하는 탄소의 양을 살피고 또 줄이는 노력을 할 수 있다.

‘탄소 발자국’을 남기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은 뭘까? 영국의 한 대학 연구팀은 개인이 탄소 발자국(직간접적으로 배출하는 온실가스 총량)을 남기지 않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자동차 타지 않기, 장거리 비행기 안 타기, 재생에너지 이용하기, 건물 리모델링, 채식 식단, 냉나낭 줄이기, 조리기구 바꾸기, 재생에너지 난방 등 10가지를 꼽았다. 모두 실천하면 ‘탄소중립’이 가능하다고 보았다. 코로나19의 장기화를 버텨내는 사람들을 보면 다소 과감하다 싶을 정도의 변화를 시도해도 되지 않을까 싶은데 가능할까. 개인의 에너지 소비 효율이 높은 제품, 친환경 소재 제품을 사용하고, 승용차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걸으며, 쓰레기를 줄이며, 숲을 지키고 돌보는 것만으로는 탄소중립을 실현하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그 실천이 의미 없다는 건 아니다. 개인의 실천을 전제로 한 공동체의 힘 있는 행동이 요청된다. 더구나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말하는 것으로는 상황은 결코 호전될 수 없다. 먼저 기후위기 시대에 필요로 하는 삶을 살면서, 지금 보고 듣고 느끼는 기후위기 이야기를 주변 사람들과 끊임없이 이야기해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 기업이 책임을 다하도록 목소리를 내는 것은 물론이다.

예를 들면 물건 하나를 사더라도 저탄소 내지는 탄소중립 제품이 좀 더 쉽고 값싼 가격으로 살 수 있도록 목소리를 낸다면 달라질 것이다. 과잉소비는 삼가되, 녹색제품을 구매해 사용하한다면, 에너지를 덜 쓰고, 쓰레기도 덜 배출하게 될 것이다. 그러려면 녹색제품이 다양하게 개발되어 생산되어야 하고, 제품 가격이 낮아지도록 하는 방안을 찾도록 목소리를 내야 한다. 경제위기를 이유로 기업이 탄소중립을 더디게 할 때, 소비자로서 탄소배출을 줄이는 제품 개발에 앞장서도록 목소리를 높이는 행동을 해야 한다. 그러려면 우리가 먼저 기후위기를 분명하게 인식,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자신과 교회, 사회의 탄소발자국을 감지하며,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공동체와 더불어 계속 소통하며 목표를 정하고 이행해야 한다.

2024년 벌써 두 달이 지났다. 기후위기는 점점 더 위급하고 긴급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지만, 기본에 충실할 수 있기를 빈다. 탈출을 서두르기보다 문제를 깊이 들여다보며 차근차근 다양한 방식으로 목소리를 내보자. 그것이 생명을 선택하는 것이고, 그로써 우리와 우리의 후손이 잘 살게 할 것이다. 만약 이 일이 왜 시작되었는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아직 명확하지 않다면, 좀 더 피조물의 소리에 귀 기울여보자. 그들의 이야기를 보고 듣고 느끼는 대로 증언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증언한다는 건, 자신이 경험한 것을 그대로 진술, 증언함으로써 문제를 밝히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한다.

우리 모두는 땅끝까지 이르러 주님의 증인으로 부름을 받았다. 아니 우리가 구하는 성령이 내리시면, 우리는 땅끝까지 이르러 주님의 증인이 될 것이다. 주님의 복음을 전하는 것은 물론, 그가 병든 곳, 약한 곳을 밝히며 돌보신 대로 기후증인으로 서야 한다. 코로나와 기후위기로 우왕좌왕하고 있는 이들 앞에서 증언할 때는 반드시 진실만을 말해야 한다.

우리보다 앞서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창조세계를 위하여 기도하며 도우시는 성령님을 함께 구해보자. 무얼 보았는가? 무엇을 말할 것인가? 사사로운 것에 매여 있기보다 함께 공부하고 기도하며 해보자. 기후위기를 온몸으로 드러내고 있는 하나님의 피조물을 분명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말할 수 없는 탄식 가운데 계신 성령님에 의지해 기후증인으로 서는 계획을 세워보자.

스위스 피졸 지역주민들은 2019년 9월 '온난화로 생을 다한 빙하를 추모'하는 장례식을 치렀다. 1850년 이후 완전히 사라진 것으로 추산되는 빙하의 수가 500개 이상이나 되었지만, 급격한 온난화가 초래한 기후위기를 여실히 보여주던 연구를 오랫동안 깊이 있게 진행해왔던 빙하였기에 슬픔이 컸고, 어린이를 포함해 많은 지역 주민들이 참여해 다가올 위험에 대한 도움을 구하는 기도도 드릴 수 있었다. 지금 나는, 교회는, 그리고 내가 속한 지역 사회는 무엇으로 증언할 것인가. 주님의 증인으로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일상과 세상 어디서든 담대함으로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걸 증언해보자. 기후위기의 한복판에서 폭염과 산불, 홍수와 장마, 생물 종이 사라지고, 생태계가 균형을 잃고 있는 것을 본다 한들, 온실가스 50%를 감축해야 하는 2030년까지의 여정은 모두가 쉬이 함께 걸어갈 수 있는 길은 아니다. 하지만 헬라어 ‘마르투스(증인, 목격자)’가 ‘순교’란 의미를 담고 있듯, 우리는 현실적 판단이나 두려움에 주저하기보다 담대히 최선을 다해 증언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주께서 친히 우리의 증인이 되어주실 것이다.

 

유미호 /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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