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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칩 무렵
정명성  |  목사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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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년 02월 29일 (목) 02:23:21 [조회수 :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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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칩 무렵 

정명성

크지 않은 땅뙈기라 해도
늙은이의 힘은 부치고 몸은 아프다

남은 기력을 다 땅에 쏟아 내고
다시는 소생할 수 없을 것 같이
비틀어진 고목처럼 겨울을 맞으면서
이게 마지막 농사이리라, 악다물었던 결의가
그냥 내뱉어 본 푸념은 아니었지만

엄동설한 중에 한해가 지나고 
새해가 열리고
입춘이 들어서고
경칩이 깨어날 무렵
논밭에서 스러지는 잔설처럼
희끗희끗 생존한 이들은 다짐을 잊는다

살아남은 앙상한 노인들은 꿈을 꾼다
마지막이 될 또 한 번의 농사
마지막이라서
새롭지 않을 수 없는 농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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