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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에게 기독교가 필요한가
백성창  |  이천창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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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년 02월 23일 (금) 03:56:40
최종편집 : 2024년 02월 23일 (금) 03:58:49 [조회수 : 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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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에게 기독교가 필요한가>, 김형석, 두란노, 2019) 

   누군가에게는 도심 여기저기에 솟아 있는 십자가와 예배당이 기독교의 찬란한 승리의 상징물처럼 여겨지겠지만 한편으로 그 상징이 던져주는 거룩한 무게에 대해서는 깊이 고민하려 하지 않는다. 서둘러 종교적 울타리를 치고 그 안에서 누리는 안전과 풍요로움을 당연한 권리인양 생각하는 대신 신앙적 책임과 도의는 쉽게 외면한다. 그런 가운데 비난과 위선, 차별과 혐오는 아무렇지 않은 듯 그리스도인이 내뱉는 값싼 대화의 소재가 되고 말았다. 교회를 떠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지금의 한국교회가 안고 있는 수많은 문제는 사실 그 지점에서부터 시작한다. 
  
   우리는 과연 제대로 예수를 믿고 사는가. 순수한 복음을 이리저리 난도질 한 채 자신이 원하는 대로 보고 만지며 이용하려 드는 것은 아닌가. 지금 이 시대에 십자가는 어떤 의미이고 기독교는 어떤 길을 내어가야 하는가. 질문이 깊어진다. 

   이 책은 철학자 김형석 교수의 삶의 흔적들이 가득한 한편의 신앙 이야기다. 어릴 적부터  만나고 겪고 뒹군 교회와 사람들에 대한 기억들이 녹아있다. 그러나 결코 가볍지 않다. 노(老) 철학자는 독자로 하여금 끊임없이 질문하게 만든다. 그가 천천히 풀어가는 기독교의 본질은 지극히 나직하나 그동안 감춰온 그리스도인의 정곡을 깊이 찔러온다. 특히 지금의 기독교에 깊이 얼룩져 있는 세속화 문제와 교회주의 그리고 무엇보다 교회 안에 깊이 내재해 있는 기복신앙을 우려한다. 이제는 모두가 공감하는 부분, 그러니까 한국교회가 본질을 비켜 몇 가지 세속적 도구를 들고 시대의 흐름에 편승해 손쉽게 성장이라는 결과물을 얻었을지는 모르나 이로 인해 병들어간 부분은 지금 교회가 만난 상황 속에서 여지없이 더 큰 아픔이 되어 드러나고 있다. 도려내야 할 부끄러움이다. 오랜 세월 신앙으로 살아온 철학자의 복잡다단한 심정이 이렇듯 행간에 고스란히 스며있다.  

   저자는 그리스도인과 교회에게 본분과 책임을 강조한다. “사회가 교회를 위해 있지 않고 교회가 사회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는, 더 이상 사회와 개인의 삶 속에서 사랑의 실천과 참여를 미루지 않아야 교회 본연의 역할을 감당하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이는 초기 교회가 행한 수많은 사회적 접근에 비해 지금의 교회가 추구하는 방향이 과연 옳은지 깊이 돌아보게 한다. 또한 개인 신앙에 있어 바른 성경 읽기와 기도, 사랑과 성실이 바탕이 된 선한 인간관계, 그리스도인의 옳은 선택에 대해서도 자신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살아있는 메시지를 전한다.     

   신앙적 삶의 무력감에 찌든 그리스도인들에게, 교회를 향한 불편한 뉴스들로 피로해진 그리스도인들에게 이 책을 오래 쥐고 있기를 권한다. 삶을 반추하는 신앙에 소망이 있다. 이야기를 읽듯 그러나 충분히 음미하다보면 점점 찾고 있는 답에 가까이 할 수 있지 않을까. 어느새 풀어진 매듭을 고치고 한결 정화된 신앙으로 조각난 희망 혹은 한줌의 위로라도 길어낼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겠다. 그것이 100년을 넘게 살아온 그리스도인 철학자가 던지는 존재의 메시지 아니겠는가.   


   “누가 저에게 ”당신은 교회도 다니고 신앙생활도 많이 했으니 거룩해졌습니까?“라고 물으면 저는 그렇지 않다고 대답합니다. 조금씩 거룩해지기 위해 노력은 하지만 인간인 이상 거룩하지는 못하고, 다만 거룩함을 향해서 갈 뿐이라고 말입니다. 그 거룩함이란 진실함, 아름다움, 사랑, 정의로움, 봉사 등을 아우르는 것이지 특별한 거룩함이라는 것은 없습니다. 산에 비유하자면 능선 중에 좀 높이 올라간 부분이 거룩함이지 구름 위에 우뚝 솟아 있어야 거룩한 것은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다만 저는 제 인생에서 가장 고귀한 신앙적인 가치, 거기까지는 올라가보려고 애쓰고 있을 뿐입니다.”    
                                             - 본문 5강 중에서 - 

백성창 목사 (이천창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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