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은 왜 사과하지 않을까>, 윤서람, 봄에, 2023)

저자 윤서람은 ‘서람TV_힐링크리에이터’라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나르시시스트’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많은 구독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저자의 차분하고 따뜻한 목소리와 정확한 발음은 구독자들의 귀를 편안하게 해주어 내용에 집중하도록 해준다. ‘서람TV_힐링크리에이터’ 유투브채널은 현재 ‘나르시시스트’에 관한 372개의 동영상과 11.9만 명의 구독자들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영상속에는 저자의 좋은 목소리만 내용에 적절한 배경화면에 더빙되어 나올뿐 얼굴모습은 나오지 않기에 나를 비롯한 많은 구독자들은 베일에 쌓인 그녀의 모습을 여전히 궁금해하고 있다. 윤서람씨가 첫 번째 책을 냈다. 제목은 “그 사람은 왜 사과하지 않을까?”이다. 지난 3-4년간 유투브채널을 운영하면서 다루어온 나르시시즘에 대한 이야기들 중 엑기스들만 모아 담은 책이다.

저자는 사회 활동 중 여러 명의 나르시시스트를 겪으면서 나르시시즘의 심각성을 깨닫게 되었고, 이 문제를 풀기 위해 국내외 수많은 전문가들의 강연 및 책들을 연구했다. 다양한 자료뿐 아니라 직접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나르시시스트의 심리와 행동패턴, 대처법, 그리고 치유와 회복, 번영에 관한 콘텐츠들을 만들어 유튜브 채널에 올리고 있다. 나르시시즘으로 인해 피해를 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겠다 싶은 모든 것들을 콘텐츠화하려 노력한다. 저자는 이 분야의 학위를 받은 학자는 아니지만, 나르시시스트 분야의 지식의 수준이 웬만한 박사의 수준 이상이다. 각 동영상마다 달리는 수백 개의 댓글들을 보고 있으면 나르시시스트들에게 피해받은 이들이 얼마나 많은지를 깨닫게 된다. 

살면서 우리는 나르시시스트들을 한 번쯤은 꼭 만나게 된다. 처음과 너무나도 달라진 연인, 사람들 앞에서 자꾸 나를 깎아내리는 친구, 거짓과 위선으로 나를 괴롭히는 직장 상사. 자녀를 자기 멋대로 판단하고 깎아내리며 소유물처럼 생각하는 부모, 가스라이팅하며 위로할 줄 모르는 연인, 권력을 무기로 삼는 이들, 자기성찰이 불가능한 거짓말쟁이, 자신과 타인에게 완전히 다른 잣대를 적용하는 사람들 등 마주치는 장소와 사람 등, 유형은 제각각이지만, 분명한 건 우리는 살면서 그들과 마주치고, 부딪히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들은 아주 교묘하고 치밀하게 당신의 일상에 파고들어 때로는 아주 똑똑한 사람으로, 때로는 권모술수에 능한 처세의 달인으로 비치며, 우리의 약점을 파고들어 괴롭힌다. 이 나르시시스트들의 먹잇감이 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들에게 당하는 이유조차 모르고, 심지어 그 괴롭힘의 원인을 자신의 탓으로 돌리는 경우가 많다. 저자는 선량하고 배려심 깊은 사람일수록 그들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이 책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고, 이해해서도 안 되는 이런 사람들, 선한 이미지의 가면을 쓰고 나타나 태연하게 사람들을 속이고 등쳐먹는 ‘나르시시스트’들의 일상적인 말과 행동들을 소개하면서 그들의 심리를 파헤쳐 폭로하며 그들을 제대로 경계하고 대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안내서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세상에 나르시시즘이 존재한다는 것, 고로 악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을 전하고 싶어 한다. 사람을 미워하기보다는, 사람의 내면에 도사리고 있는 보이지 않는 ‘나르시시즘’을 미워하게 되기를 원한다. 저자는 자기 안의 나르시시즘에 휘둘리며 자신이 무슨 행동을 하고 있는지 인식조차 못 하는 이 수준 낮은 사람들에 대하여 ‘딱하게 여기는 마음’을 갖게 된다면 이들에게 휘둘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독자들이 자신을 억울하게 만드는 사람들로 인해 과도한 자기 탓으로 돌리지 않기를, 그리고 그들의 악한 영향력에서 벗어나 선한 영향력을 주변에 끼치는 인생을 살게 되기를 바라고 있다.

이 책은 가벼운 내용으로 시작해 심도 있는 부분까지 다루고 있기 때문에, 주변에 나르시시즘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소개하거나 혼자서 공부하는 용도로 사용해도 좋을 듯하다. 이 책을 통해 연인관계 및 친구관계, 가정과 학교, 직장 및 동호회, 정치, 경제, 사회 종교 등의 단체, 특별히 사이비 이단 같은 곳에서 수없이 가스라이팅을 당하면서도 자신이 무슨 일을 당하고 있는지 인식조차 못하고 있는 사람들이 진실을 분명하게 알게 되고 지혜롭게 대처하여 새로운 삶의 질서를 세워 나가게 되기를 바라는 바이다. 

임석한 목사(양정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