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들어진 진실>, 헥터 맥도널드, 흐름 출판)

2024년은 세계적으로 많은 선거가 있는 해이다. 한국의 총선, 미국의 대선 등... 이에 세상이 어수선하여 헥터 맥도널드의 ‘만들어진 진실’이란 책을 선정하였다. 저자는 비즈니스 스토리텔링 전문가이자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 베스트셀러 소설가. 아프리카 케냐에서 유년기를 보내고 옥스퍼드대학교에서 동물학을 전공했다. 에릭손, 에킨스 등 다국적 통신, 기술, 헬스케어 기업과 영국, 프랑스의 정부 기관 및 비영리 단체의 혁신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선험적 슬로건이나 형식적 계획이 아니라 해당 기관의 역사, 철학, 문화를 바탕으로 한 스토리텔링을 통해 조직원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는 전략가로 유명하다. 그는 진실은 하나가 아니며 어떤 진실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사회와 조직에 긍정적 기여를 할 수도, 막대한 피해를 입힐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가짜 뉴스의 폐해가 주목받고 있지만, 입맛에 맞게 진실을 편집하고 유통해온 역사와 전략은 인류의 나이만큼 오래됐다고 말한다. 시민들이 정치가, 기업가, 선거 운동가들의 ‘만들어진 진실’에 휘둘리지 않도록 팩트를 편집하고 유통하는 전략을 알리는 힘쓰고 있다. <마인드 게임Mind Game>을 비롯해 지금까지 4편의 소설을 쓴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하다. (교보문고)

목차
책을 시작하며: 만들어진 진실의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머리말 진실 또는 거짓말? 문제는 편집이다
1부 부분적 진실: 진실은 아흔아홉 개
01 복잡성
02 역사
03 맥락
04 통계
05 스토리
2부 주관적 진실
06 도덕성
07 바람직함
08 가치
3부 인위적 진실 존재하지 않아도 존재하는 것
09 단어
10 사회적 산물
11 이름
4부 밝혀지지 않은 진실: 믿는 것을 예측하라
12 예측
13 신념
맺음말 의심하라, 물어보라, 요구하라
부록｜오해를 부르는 진실 - 체크 리스트

"진실은 99개의 얼굴을 가졌다“는 말이 있다. 대다수 사람들이 자신들 유리한 쪽으로 진실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것에 관한 책 <만들어진 진실>을 소개한다.
진실이란 무얼까요?

진실에는 네 가지가 있다.
첫째, 부분적 진실이다. 
아무리 평범한 이슈도 복잡성이 있어 전체를 다 알기는 불가능하다. 의사소통 방식의 한계, 역사에 대한 이해가 그렇다. 
둘째, 주관적 진실이다.
훌륭하다. 바람직하다. 금전적 가치가 있다고 말하는 건 모두 주관적 진실이다. 주관적 진실은 주관적이기 때문에 바뀔 수 있다.
셋째, 인위적 진실이다.
제품이나 사건, 정책은 거기에 어떤 이름을 붙이느냐에 따라 성패가 좌우된다.
넷째, 밝혀지지 않는 진실이다.
사람들은 예측에 따라 행동하는데 예측은 다양하고 사람마다 다르다.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는 것도 있고 시간이 지나도 알 수 없는 것이 많다. 종교적 신념이나 이데올로기의 경우 진실은 영영 발견되지 않을 수도 있다.

진실은 수많은 조각으로 되어 있고 진실은 서로 경쟁이다. 이를 경합하는 진실이라고 한다. 경합하는 진실 자체는 도덕적으로 중립적이다. 그런데 전달하는 사람은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옹호자 Advocate이다.
이들은 건설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느 정도 정확한 현실인식을 바탕으로 경합하는 진실 중 하나를 선택한다.
둘째, 오보자이다. Misinformer.
악의는 없지만 의도치 않게 현실을 왜곡해 전달하는 사람이다.
셋째, 오도자입니다. Misleader.

잘못된 진실이란 사실을 알고 있지만 일부러 그걸 진실처럼 퍼뜨리는 사람이다. 위험한 사람이다. 경합하는 진실은 사진과 같다. 찍는 각도에 따라 아주 다른 사진이 나올 수 있다. 자기가 원하는 진실을 만들기 위해 사용되는 방법 중 몇 가지를 소개한다.
첫째, 생략이다.
생략은 누구나 자연스럽게 구사하는 작전이다. 아마존을 예로 들어보자. "아마존은 피도 눈물도 없이 돈만 밝히는 악마다. 작가가 입은 손해가 엄청나다"라고 미국작가협회는 말합니다. 판매조건을 놓고 싸웠던 출판사도 좋아하지 않는다. 반면 아마존을 구세주로 생각하는 작가나 소규모 출판사도 많다. 기존 출판사로부터 거절당한 작가는 아마존 덕분에 전차 책을 출판할 수 있다. 매출의 70%는 작가 몫인데 생각보다 많은 수가 아마존에 찬사를 보낸다.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사람이 책을 사고, 집필로 생계를 유지한다. 이해관계에 따라 아마존에 대한 생각은 천차만별이다. 그렇다면 어느 것이 진실일까? 아마존의 진실한 모습은 과연 어떤 것일까? 어떤 진실을 구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이럴 때 쉽게 쓰는 방법이 불편한 진실의 생략이다. 자기에게 유리한 것만 취하고 나머지는 슬쩍 생략하는 것이다.
둘째, 어지럽히기이다. 일명 물타기.
다른 사건을 부각시켜 불편한 진실에 대한 관심을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이다. 2016년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주마 대통령은 굽타 가문과의 정경유착문제가 불거졌다. 이것이 경제 불황과 겹치면서 정권퇴진 문제로까지 번지자 정부는 영국 홍보회사 벨포틴저를 고용해 이 문제를 해결한다. 이들은 국민들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 남아공의 빈부격차 문제를 끄집어낸다. 인종차별 정책 아파르트헤이트에 빗대어 경제적 아파르트헤이트를 끝내자는 운동을 대대적으로 펼칩니다. 물론 흑백간 경제력 차이는 엄연한 사실이다. 하지만 이들의 목적은 국민의 관심을 딴 데로 돌리는 데 있다. "결국 이 운동은 힘을 발휘해 주마 대통령과 굽타 가문의 정경유착 문제는 여론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셋째, 맥락의 무시다.
2016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로 나온 테드 크루즈는 도날드 트럼프가 말하는 장면을 텔레비전 광고로 내보낸다. "미국가족협회는 좋은 일을 하고 있어요"란 광고다. 이 곳은 성병검사, 피임 등 임신과 출산 관련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영리단체다. 하지만 미국에서 행해지는 임신중절수술의 절반가량을 담당하는 것으로 더 유명하다. 물론 대다수 미국인들은 이 사실을 알고 있고 많은 보수유권자에게 낙태는 절대금기사항이다. 때문에 이 광고는 트럼프에게는 치명적이었는데, 하지만 실제 트럼프가 한 말은 이와 다르다.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미국가족협회는 좋은 일을 하고 있어요. 그 하나만 빼고는"입니다. 테드 크루즈의 광고는 "그 하나만 빼고는"을 뺀 거다. 한 문장을 누락시킴으로써 말뜻을 완전히 바꾼 것이다. 이처럼 맥락 무시로 인한 왜곡을 조심해야 한다.

넷째, 숫자를 더 크게 혹은 작게 하는 것이다.
2010년 중국 폭스콘에서 직원 18명이 자살을 시도했고 그 중 14명이 죽었다는 소식이 전 세계에 퍼진다. 폭스콘은 애플, 삼성, 델, 소니 등 여러 글로벌 브랜드의 다양한 제품을 제조하는 회사이다. 나도 이 소식을 듣고 이 회사는 문제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진실은 뭘까요? 숫자 조작을 통한 거짓말이었다. 당시 폭스콘 직원은 100만 명에 가까웠다. 100만 명에서 18명이니 10만 명당 1.8명이다. 당시 중국의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22명이니까 평균에 훨씬 못 미치는 수치인데 마치 폭스콘이 나쁜 회사라는 인식을 준 것이다. 

무조건 믿는 대신 의심해야 한다. 한쪽의 얘기만 듣는 대신 다른 쪽 얘기도 들어야 한다. 근거가 무언지 물어보고 추가적인 설명을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 그가 하는 주장의 도덕적 가정이나 신념이 뭔지도 물어야 한다. 그가 쓰는 용어의 정확한 정의도 요구해야 한다. 그러므로 대통령은 단독 언론사와 녹화 대담이 아니라 공개된 장소에서 여러 언론사 앞에서 생중계로 기자 회견을 해야 한다. 원자력도 마찬가지다. 어떻게 옳게 사용하느냐가 문제이다. 현재는 전기의 시대다. 전기가 끊기면 세상은 움직이지 않는다. 모든 에너지원(화석, 태양, 수력, 풍력, 조력, 원자력 등)은 전기로 변환되어 우리가 사용한다. 채소를 키우는 온실도 석탄이나 석유를 사용하지 않고 전기를 사용한다. AI의 시대에는 전기를 더 사용한다. 탄소 발생을 억제하기 위해 화석에너지 사용을 줄이고 있다. 태양, 수력, 풍력 등 재생에너지는 그 효율이 높지 못해 저기를 만드는데 많은 기여를 못한다.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원자력은 사용을 줄이려 한다. 어떻게 전기를 더 많이 사용하는 미래에 맞추어 원자력을 사용하지 않고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을까? 누군 탈원전 누군 원전을 주장한다. 그가운데 왜 에너지 사용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은 없을까? 곰곰이 생각해 볼 문제이다. 

이 책이 만들어진 진실 속에서 참다운 진실을 고르는데 우리는 노력을 해야 한다. 

김종일 ((주) 비앤에이치웍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