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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치 걸
구교형  |  성서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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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년 01월 23일 (화) 04:55:48
최종편집 : 2024년 01월 23일 (화) 04:58:17 [조회수 : 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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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치 걸>, 베스 앨리슨 바, 이민희 옮김, IVP, 2023)

가끔 지난 한국 영화나 드라마를 보며 격세지감에 놀라는 게 한, 둘이 아니다. 가령 2000년대 초 프로그램만 봐도 공사석 아무 데 서나 서슴없이 담배를 피울 수 있었다. 그에 못지않게 놀라운 건 부부나 연인 사이에도 남자는 너무 자연스럽게 반말을 하는데, 여자는 늘 존댓말을 한다. 의심스러우면 당시 드라마를 찾아서 확인해 보라.

그래서 적지 않은 사람들은 이제 여성들이 더 좋은 시대가 왔다고 말하기도 한다. 정말 그럴까? 물론 사회의 의식이나 제도상 발전이 적지 않다. 그러나 오랜 세월 굳어진 문화적 관습을 깨기란 아직도 멀었다. 그중에서도 교회와 기독교의 관행들은 여전히 깊다는 사실을 여러모로 확인할 수 있다. 

이 책 저자는 베일러 대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는 여성으로 남편과 함께 미 남침례교회에서 오랫동안 사역했지만, 여성이 가르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아 눈물로 떠나야 했다. 한국교회에서 여전히 여성 목사를 허락하지 않는 남은 몇 교단 중 하나 예장 합동 목사인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보수 교단에까지 굳건한 ‘한미동맹’에 놀랐다. 

물론 우리는 기독교 형성 이전 서양 문화 전반에 뿌리내린 굳건한 가부장제 전통을 잘 안다. 

“<동물의 생성에 대하여>에서 아리스토텔레스는 ‘여자는 말하자면 기형의 남자와 같다’고 쓴다. … 여성은 말 그대로 괴물이었다. … 2세기 갈레노스도 이와 비슷하게 성기가 퇴화하여 열기가 부족한 미완성의 남자가 곧 여자라고 선언했다.”(책, 81쪽) 

성경에서 여성의 공적 활동을 금지한 대표적인 인물로 지목된 바울 이야기를 하려면 당시 로마 제도와 문화를 먼저 살펴봐야 한다. “로마 세계는 여성이 남성에게 종속된다고 보았다. 로마 세계는 여성이 공적 활동을 하지 말고 남편이 가정에 있는 아내에게 정보를 전달해 주어야 한다고 선언했다. 로마 세계는 공적 영역인 광장에서 여성이 침묵해야 한다고 말했다.”(책, 92쪽)

그러나 바울의 문제 구절인 고전 14:34~35은 당시 이방 로마 문화에서 벗어난 지나친 여성 은사주의자에 대한 경고로 볼 수 있다. 그것은 실제 대다수 그의 편지와 활동의 맥락을 살펴보면 일관성 있는 관용과 평등 정신이 보이기 때문이다. “여성의 침묵은 바울의 포괄적 법령이 아니다. 그의 편지 전반에서 그는 여성들이 말하도록 허용한다. 바울은 여성 리더십을 제한하지 않는다.”(책, 95쪽) 

“뵈뵈, 브리스가, 마리아, 유니아, 드루배나, 브루보사, 버시, 이렇게 일곱 명의 여성이 그들이 수행한 사역을 인정받는다. 이 가운데 한 여성, 뵈뵈는 집사로 확인된다. … 또 다른 여성 유니아는 단순 사도가 아니라, 사도 가운데 두드러진 사람이었던 것으로 보인다.”(98쪽)

그러나 초대교회가 지나 기독교가 공인되고 로마 제도로 굳어지면서 교회 운영에서 배타적, 지배적 구조가 굳어져 갔다. 그것은 단지 성직 제도의 강화만 아니라 여성에 대한 남성의 절대적 우월권도 굳어갔다. 그러나 중세는 그나마 여성을 교회 리더십에서 제외했어도 성령의 특별한 은사를 받은 일부 여성을 거룩한 주의 일군으로 인정했다. 오히려 “이는 종교개혁 이후 바뀌었다. 근대 초의 세계는 영적 동등함보다 남성과 여성의 차이를 강조한 성별 신학을 근거로, 또한 바울의 지시와 가정 규례를 근거로 여성을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울의 말들은 단지 아내만 아니라 이제 모든 여성에게 적용되었고, 여성이 아내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책, 161쪽)

특히 산업혁명과 더불어 사회주도권을 장악한 부르주아는 여성을 가정에 묶어 놓고 세상을 장악하는 주권자로 자리 잡았고, 이러한 남자와 여자의 자리는 지금껏 복음주의 남녀관의 뿌리는 내렸다. “여성은 다시 규정되었고 아내와 어머니의 역할은 종교개혁 이후 세계에서 신성화되었으며, 그렇게 여성의 종속도 신성화되었다. … 이제 여성의 종속은 복음주의 신앙에서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책, 204쪽)

정말 하나님은 당신의 형상에 따라 남자와 여자를 지으시면서 인류의 절반인 여자를 오직 남자의 뒷바라지에 머무는 도우미 역할로 규정하셨을까? 가부장제의 굳은 교리를 걷고 좀 더 원문의 의미를 찾아 남성과 동등한 가치로 창조된 여성의 존엄을 찾아가는 노력이 절실하다.

구교형 목사 (성서한국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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