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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으로 삶을 만든다.쁘리야 3
이강무  |  lkmlhw@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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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년 01월 10일 (수) 07:36:16
최종편집 : 2024년 01월 10일 (수) 07:43:18 [조회수 : 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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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 식사를 준비하는 쁘리야

     “당신이 생각한 것이 현실이 되어 나타난다. 마음에서 일어나는 생각들이 외부로 드러난 것이 바로 삶이다. -리사 니콜스

     나는 아침마다 산책하는 습관이 있어 어디 가든지 늘 아침에 일어나면 주변을 산책하곤 한다. 그리고 또한 문화와 인류에 관심이 많아서 그 지역에 사는 사람들과 그들의 생활상을 바라보는 것이 취미이다. 오늘도 아침에 일어나 산책하였다. 오늘은 아래로 걷지 않고 위로 향하여 걸었다. 내가 묵은 숙소가 해발 2,140m 지역에 위치하므로 위아래로 오르는 길이 무척 가파르다. 이는 이방인인 내가 느끼기에 가파른 것이고 이곳 사람들에겐 늘 걸어 다니는 일반 도로이다. 이른 아침 나의 주변을 감싸고 있는 구름을 헤치고 걷다 보니 구름이 서서히 걷히며 멀리 바라보이는 산들이 마치 영화 속에서나 보는 경치처럼 아름답다. 네팔은 산악지역이라 시골에 가면 어디든 바라보는 곳마다 신기할 정도로 아름다운 경치를 자아낸다.

     산길을 걸어 올라가다가 조그만 샛길이 있어서 들어가 보았다. 숲속에 오두막집이 나타나고 어린이 두 명이 마당에서 뛰어놀고 엄마는 그 옆에서 설거지하고 아빠는 나무에 올라가 염소에게 줄 나뭇가지를 자르고 마당에는 할머니가 처음 보는 이방인을 반갑게 맞이하신다. 할머니가 주신 찌아를 마시고 벤치에 앉아 잠시 쉬었다가 다시 아침이슬로 미끄럽고 험한 오솔길을 따라 내려가 보니 창고 같은 건물이 나타나며 그 뒤에 송판으로 대충 지은 부엌에서 아이들이 웅성거리는 모습이 보인다. 이런 험하고 외딴곳에서도 사람이 살다니! 아이들이 옹기종기 앉아 조잘거리는 모습이 마치 험하고 깊은 산속에 사는 다람쥐들 같다. 호기심에 다가가니 그 중의 큰아이가 음식을 만들다가 샛별처럼 초롱초롱한 눈으로 나를 처음 보는데도 반갑다는 듯이 맞이하며 자기가 일하고 있는 부엌으로 들어와 따듯한 곳에 앉으라고 자리를 마련해 준다. 동화 속의 다람쥐가 나를 손님으로 맞이하는 기분이다.

     어린아이가 매우 능숙하게 장작불을 다루며 요리하는 모습을 뒤에 앉아서 보노라니 내가 어른을 어린이로 착각하였나 하는 생각도 들었으나 차츰 이야기하며 얼굴을 보니 어린이가 틀림없다. 이름은 쁘리야(priya) 이다. 쁘리야는 동생 3명과 병든 큰아버지를 위하여 아침을 준비하는 중이었다. 그 아이는 이제 겨우 16살이었고 11학년이지만 똑똑하여서 영어를 어느 정도 이해하고 말하였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쁘리야는 2년 전에 어머니가 죽었고 아버지는 새엄마를 얻어 새살림을 차렸으며 16세 된 어린이가 세 명의 동생을 돌보며 병든 큰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다. 그 아이는 이미 어린이가 감당하기엔 너무 막중한 가사를 책임지고 엄마가 해야 할 일을 모두 짊어지고 있다. 이 아이의 사연 역시 현실을 벗어난 옛날 어린 시절 동화책에서 읽은 이야기 같다.

     쁘리야는 어린이로 부르지 말아야 할 정도로 어른스럽다. 큰아버지는 45세인데 10년 전에 교통사고가 나서 잘 걷지도 못하고 마땅히 갈 곳이 없어 동생네 집에 와서 얹혀사는 중이었는데 2년 전 동생 부인이 갑자기 사망하는 바람에 지금은 동생의 자녀들과 지내는 중이다. 물론 결혼도 하지 못한 분이다. 비록 수족을 잘 쓰지 못해도 아이들만 사는 집에서 아이들에게 큰 의지가 되는 것 같다. 새엄마를 얻어 새살림을 차린 아버지가 가끔 와서 식량과 용돈을 주고 가는 바람에 쁘리야가 가장 노릇을 하며 사는 형편이다. 부모가 없는 가정에서 쁘리야는 동생들을 아주 엄하게 다루고 동생들은 큰언니의 말에 절대복종하는 모습이 그들의 행동에서 금방 드러난다. 언니가 장작을 가져오라면 금방 달려가서 가져오고 채소를 씻다가 깨끗이 씻지 못하면 호되게 야단을 맞는다.

     쁘리야가 기장가루 같이 생긴 진한 자주색 밀가루 반죽을 장작불 위 프라이팬에 구워낸 로띠를 나에게 대접하며 먹어보란다. 영양식으로 생각하고 조금 떼어 먹어보니 먹을만하다. 그리고 이어서 부엌 천장에 매달린 고깃덩어리를 가리키며 먹어보겠느냐 묻는다. 그러자 옆에 앉아 있던 큰아버지가 내일이 당신 아버지 돌아가신 기일이라 오늘부터 이틀간 자기네는 고기를 먹지 않는단다. 힌두교 관습이란다. 그래도 내가 먹는다면 구워드리겠다고 쁘리야가 나에게 고기를 계속 권한다. 내가 생각하기엔 그 가정에서 그런 고기를 자주 먹을 형편은 못되어 고기가 생기면 훈제를 만들어 매달아 놨다가 특별한 날에나 먹으려는 것 같았다. 그 귀한 염소 훈제 고기를 아끼지 않고 오늘 처음 방문한 이방인 할아버지를 대접하려는 마음이 너무 착해 보인다. 손님을 신처럼 대하는 힌두인들의 관습이 몸에 밴 것일까? 윗집에서도 할머니가 나를 보자마자 부엌에 들어가 염소젖으로 찌아를 끓여 내오셨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할머니는 쁘리야 아빠의 작은 어머니고 쁘리야에게는 족보상 작은댁 할머니이다.

     쁘리야가 훈제 고기를 천정에서 떼어 내어 조각조각 자른 후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어른처럼 능숙한 손놀림으로 볶는다. 아침 식사 때가 되어서 그런지 고기 굽는 맛있는 향으로 인해 내 입에서 군침이 돌고 배에서도 재촉한다. 어린 것이 요리도 잘하지만, 이른 아침 자기 치다꺼리도 바쁠 시간에 정성껏 손님을 대접하는 모습이 너무 대견하고 이쁘다. 저 나이면 부모가 시켜도 하기 싫어할 반항기의 청소년기인데 어쩌면 저렇게 어른스럽게 손님을 대접할 수 있단 말인가! 감동이다. 요리한 훈제 염소 고기 맛은 마치 어린 시절 산에서 놀다가 동네 형들 틈바구니에서 조금 얻어 먹어보았던 새고기 같은 맛이다. 간도 적당하고 육질이 씹는 맛도 있다. 무심코 아침 산책 나왔다가 쁘리야를 만나고 아침까지 잘 대접받았다. 쁘리야네 집을 떠나며 내가 내일 아침 이곳을 떠나 다른 곳으로 가지 않고 계속 머물게 된다면 다시 방문하겠다고 약속하고 아쉬운 작별을 고하고 나의 숙소로 왔다.

     그런데 아쉽게도 그날 바로 비말(Bimal)씨네 시골 마을을 가게 되었고 거기서 2박 3일 머물고 나를 기다리는 마이나포카리(maina pokari) 병원으로 바로 가게 되어 더 이상 만날 수가 없게 되었다. 마이나포카리는 쁘리야네 집에서 지방도까지 30분 정도 걸어 내려와서 자동차로 약 1시간 30분 정도 떨어진 곳이고 나의 이번 치유사역 베이스캠프가 있는 곳이다. 도시라면 차로 잠깐이면 가는 거리지만 차가 없는 산악지역에서는 걸어서 며칠이 걸리는 거리다.

     사실 나는 쁘리야네 집을 방문하기 전 네팔에 도착하고서부터 늘 내 마음속엔 이미 그런 원주민들이 사는 집을 상상하며 방문하고 싶었다. 그러다 오늘 아침에 쁘리야네 집에 가서 마음속에 상상으로 그리던 그림을 접하게 된 것이다.

     “지금 당신이 하는 생각이 앞으로 당신의 삶을 만들어 낸다. 당신은 생각으로 삶을 만든다. 항상 생각하니까 항상 창조하는 삶을 사는 셈이다. 당신이 가장 많이 생각하고 집중하는 대상, 바로 그것이 당신 삶에 나타나리라. 다른 모든 자연법칙과 마찬가지로 이 법칙 역시 철저하고 완벽하다. 우리는 각자 자신의 삶을 창조한다. 무엇이든지 뿌린 대로 거두는 것이다! 생각은 씨앗이고, 수확물은 당신이 뿌린 씨앗에 의해 좌우된다.” -론다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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