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개 도시로 읽는 미국사>, 김봉중, 다산북스)

  우리에게 가장 멀고도 가까운 나라는 어디일까? 그 1순위는 단연 미국이다. 지리적 거리로 보면 먼 나라인 것은 사실이나, 미국은 현재 정치, 경제, 문화 등 모든 면에서 우리에게 많은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은 우리에게 “가깝지만 먼 나라”이다. 단일민족이라는 단순함에 익숙한 우리가 미국을 생각할 때 잊지 말아야 할 점은 미국의 정식 명칭이 “미합중국”이라는 것이다. 13개의 식민지가 연합해서 시작한 미합중국은 현재 50개의 주와 워싱턴 D.C라는 독립 행정구역을 포함하고 있다.

  이렇듯 거대하고 다양한 그리고 복잡한 미국의 역사를 들여다보는 최고의 방법은 각 유명 도시를 선별해서 각각의 도시의 역사와 문화를 정리하면서 작게는 그 주와 인근 지역, 크게는 미합중국의 합체를 모자이크처럼 완성해 보는 것이다.

  유명 도시로 선별된 30개 도시는 북동부, 남동부, 중서부, 중남부, 북서부, 기타지역, 이렇게 여섯 지역으로 나뉘는데, 도시 중에서는 어느 지역으로 편입되더라도 크게 상관이 없는 곳도 있다. 그런 지역적인 특성을 살펴보면서 지리적이고 통상적인 의미를 가진 미국의 정치, 경제, 문화적 성향을 알아갈 수 있다.

  선별된 30개 도시 중에 플로리다주에 있는 마이애미 편을 보게되면, 유대인의 유토피아와 마약의 수도라고 불리는 오명을 동시에 안고 있는 도시라는 점이 인상적이다. 제2차 세계대전 후 마이애미는 미국에서 가장 큰 경제적 호황을 누리게 되었는데, 그 이유는 유대인들이 1950년에 마이애미 인구의 절반을 차지했고, 1960년대와 1970년대에 유대인의 인구가 60퍼센트까지 치솟으면서 마이애미의 경제를 주도하면서 폭발적인 성장을 가져왔기 때문이다.

  마이애미는 현재 15개의 유대인 회당과 수많은 유대인 식당들이 있으며, 유대인 커뮤니티 센터와 홀로코스트 및 유대인 관련 박물관이 있다. 이와 함께 마이애미는 “마약의 수도”라는 오명을 안고 있는데, 콜롬비아 마약의 70퍼센트가 마이애미를 거쳐 미국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마약은 1970년대부터 마이애미 부동산 개발의 보이지 않는 원천이었다. 하루가 멀다하고 호텔이 들어서고 고급 주택이 들어섰는데, 1982년 미국 전역을 덮쳤던 부동산 침체기에도 마이애미의 부동산 산업은 시들지 않았다. 주택거래의 3분의 1은 현금으로 지불되었는데, 마약상들이 현금 세탁을 위해서 현금으로 부동산을 사들였기 때문이다. 이때 마약은 부동산뿐만 아니라 마이애미 은행 등을 포함한 금융 산업이 부흥하게 되는 배경이 되기도 했다. 

  이처럼 마이애미와 그 메트로폴리탄 지역은 성장과 범죄의 동시성을 가지며 이제 600만 명의 인구가 거주하는 미국의 대형 도시로 성장했다. 마이애미의 별명이 “마법의 도시”인데 이는 짧은 시간에 놀라운 속도로 성장해 간 도시에 대한 압축적인 설명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마법의 근원이 유대인과 마약의 동시성이라는 사실에 주목하면서 이 저서를 통해서 다른 도시를 살펴보면서 미국에 대해서 알아 가야 할 것이다.

신성완 전도사 (아름다운 도서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