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그리스도와 신학적 예수>, 데일C앨리슨, 비아, 2022)

필자는 딱히 역사적 예수에 관하여 큰 관심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소개할 책의 제목이 필자로 하여금 큰 흥미를 불러오게 되었다. 흔히 말하기를 역사적 예수라고 하지만 책에서는 ‘역사적 그리스도’와 ‘신학적 예수’로 구분하고 있다.

분명히 역사적 그리스도는 시공간에 제한되어 있던, 나사렛에서 태어난 예수에 관한 내용일 것이고 신학적 예수는 그런 한 인간이 어떻게 신이 되었는가에 대해서 다룰 것이다. 신학적 상식을 가지고 이야기 한다면 사실상 ‘역사적 예수’와 ‘신학적 그리스도’에 관해 다루는 게 일반적이라 생각한다. 물론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신학적으로 진술이 불가능한 영역은 아니다.

아무튼 책을 구경하기 위해서 이리저리 살펴보고 있을 때 읽기 전부터 눈에 들어온 부분이 있다. 바로 옮긴이의 소개인데, 그 중에 하나를 말한다면 그는 신학을 공부했으나 ‘신학자’의 관점에서 생각하기 보다는 오히려 ‘역사학자’의 관점에서 보고자 원한다는 것이다. 그 이야기는 앞서 말했던 것처럼 역사적 예수에 관한 연구를 의미한다.

사실상 책을 읽고 느낀 편협한 감상은 교회 전통과 교회의 입장에서 본다면 성서연구를 신학의 관점이 아니라 역사의 관점에서 굳이 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현대사회로 들어오게 되면서 중요한 관점이 된 객관주의는 성서에 대해서 적용되었다. 그것은 흔히 말하는 역사비평으로 성서에 관한 진짜 ‘팩트’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전개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아는 것처럼 사실 ‘팩트’라는 것은 찾기 매우 어려운 것이다. 당장 지난주 점심에 먹은 메뉴도 기억나지 않는데 기록이라는 것이 정립되기도 이전의 일을 어떻게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겠는가

그런 점에서 저자도 역사적 예수 연구가 대단히 모호하다는 사실을 말한다. 심지어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적 예수 연구가 그다지 무의미하지 않다는 사실을 강조하면서 조금씩 자신의 주장에 대해서 설득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특히나 기억에 남는 문장은 다음과 같다. “너무 높은 그리스도론을 가진 역사적 예수, 즉 공관복음의 그리스도론만을 가진 예수는 현대 그리스도교의 자산이 아니라 부채다.” 물론 이 말은 저자가 한 것이 아닌 마커스 보그의 말을 인용하여 신약학에 몸담은 신학자들의 의견을 대변하고자 한 것이다. 그럼에도 눈에 띄는 것은 바로 기독교 신앙으로 지켜온 전통적 면에서 높은 그리스도론의 형태가 어쩌면 우리가 지켜온 소중한 자산이고 의미가 아니라 오히려 부채라고 말하는 부분이다.

높은 그리스도론으로 채색된 예수는 과연 기독교의 부채인가? 실제로 예수가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기독교 신학으로 신앙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해서 그저 정치적으로 유지한 것인가? 앞서 말했던 것처럼 ‘진짜 예수’가 한 것은 무엇인가? 우리는 결론적으로는 아무것도 믿을 수 없는 것인가? 그렇기 때문에 이어져 온 종교적 형태는 그저 인간 내면에서 발현된 신적현현에 불과한 것인가? 사실 이러한 질문들에 대해서는 저자는, 역사적 예수의 관점으로는 충분한 대답이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모호하기 때문이다.

무엇을 판단할 때 객관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지금 시대에 결론적으로 역사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고, 그 역사를 기록한 문헌 역시 서로간의 차이가 존재할 때 아이러니 하게도 비합리적인 것처럼 보이는 신앙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