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 회복을 위한 호남특별연회 2차 필리핀 단기선교(1)

- 김필수 감독 동행 ... 5월에 이어 두 번째 진행 약속 지켜
- 힐링과 회복에 초점 ... 빈민선교지 찾아 목회 소명 재확인

▲ 2차 필리핀 단기선교에 참가한 호남특별연회 김필수 감독 부부를 비롯한 목회자들과 사모들이 인천공항 출국장 앞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2차 필리핀 단기선교에 첨여한 인천공항 출국장 앞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호남특별연회 김필수 감독(군산비전교회)이 목회자들을 위한 2차 필리핀 단기선교 약속을 지켰다. 11월 20일(월) 새벽, 어둠이 채 걷히기도 전에 인천공항에 모인 호남특별연회 김필수 감독, 이경희 사모를 비롯한 목회자들과 사모들 22명이 필자의 인솔로 필리핀 단기선교를 향해 출발했다. 

지난 5월 1차 미션 리트릿에 참가한 24명의 목회자들이 후기를 나누며 그동안 지쳐 있던 상태에서 힐링을 경험했을 뿐만 아니라 목회 소명도 재발견 할 수 있었다고 간증했다. 이를 경청하며 공감한 김필수 감독이 2차로 단기선교를 시행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는데 그 약속을 지킨 것이다. 이는 김필수 감독이 지난 해 감독에 출마하면서 타 연회에 비해 열악한 사역지인 호남지역에서 장기간 목회하며 지친 목회자들을 추천받아 쉼과 함께 ‘목회 소명의 재확인’이라는 목적으로 선교지를 탐방하겠다고 공약했던 것이다. 김 감독은 이를 두 번에 걸쳐 실천했으며, 이를 위해 1차로 진행한 5월에는 광림교회(김정석 목사)의 후원을 받았고, 2차에는 여러 교회로부터 후원을 이끌었다. 참가한 목회자와 사모들은 개인 참가비 10만 원만 부담했고 모든 예산은 김필수 감독이 ‘발로 뛰며’ 이끌어낸 후원금으로 충당했다.  

김 감독은 이 일을 이루기 위해 연회 내 작은 교회들을 돌보는 시간 외에 틈틈이 시간을 만들어 전국의 교회와 지방회 단위 집회 강사로 나서거나 목회자들을 만나 ‘호남특별연회 세우기’에 함께 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여러 목회자들과 교회가 호응했고 그 힘으로 낙도교회 세우기에 힘을 쏟는 와중에 2차 필리핀 단기선교를 떠난 것이다. 

이번 2차 단기선교에도 감리사들의 추천과 함께 김필수 감독의 추천을 받은 목회자들과 사모들이 함께 했다. 전원 목회자들로 구성한 1차와 다른 점은 사모들이 함께 했다는 것이다. 광주지방회와 여수광양지방회, 전남서지방회 소속의 사모들 4명이 함께 했고 이들과의 공감을 위해 김필수 감독의 부인 이경희 사모도 함께 했다. 이들은 지난 10월 24일(화) 군산비전교회(김필수 감독)에서 예비모임을 갖고 단기선교에 대한 전체 일정과 유의사항 등을 공유했다.    

필리핀 선교사로 사역한 바 있는 필자의 인도로 이번에도 모든 준비를 마친 단기선교팀은 20일(월) 오전 마닐라공항에 도착해 첫 날의 일정을 시작했다. 이틀 동안 마닐라 부근에서 쉼과 힐링의 시간을 가질 예정으로, 도착한 첫 날에는 시내관광으로 쇼핑과 쉼의 시간을 가지면서 그동안 목회로 지친 몸과 마음에 여유를 선물했다. 둘째 날에는 필리핀의 유명한 관광지로 알려져 있는 팍상한 폭포 체험을 할 예정이다. 

이어 3일 동안 리잘(RIZAL)의 바라스(BARAS) 지역에 조성된 빈민공동체에서 길거리예배로 시작해 현재 8백여 명에서 1천여 명의 성도가 예배하는 교회로 성장한 열방선교교회(All Nations Mission Church, ANMC, 대표선교사 박연룡/황기수 목사가 선교사로 동역했던 곳이기도 하다-편집자주)로 이동해 원주민(두마갓족) 마을의 교회 방문과 현지인 교인(ANMC) 가정 심방을 통해 현지 교인들의 생활 정도와 문화를 체험하고 청소년예배에 함께 함으로서 예배에 대한 자세와 열정을 체험할 예정이다. 이밖에 박연룡 선교사의 선교특강을 통해 ‘맨 땅에 헤딩’으로 시작한 사역이 오늘의 모습을 이루기까지 일하신 하나님의 역사를 들으면서 각자의 목회사역을 점검하고 새로운 다짐으로 이어갈 예정이다. 

단기선교팀은 일주일 동안의 일정을 마치고 24일(금) 23:50 비행기로 마닐라를 출발해 25일(토) 05:0 인천공항에 도착하여 각자가 섬기는 사역지로 복귀할 예정이다. 

▲ 단기선교 일정표

▲ 인천공항에서 탑승을 위해 이동하기 전에 단원들을 축복하며 기도하는 김필수 감독

목회 회복 호남연회 2차 필리핀 단기선교(2) 빈민 가정 심방하며 목양 돌아봐

- 팍상한폭포 체험 & 아시아몰 ... 힐링 시간 가져
- ANMC 교우 가정 심방 ... 행복의 조건은 소유 아님을 확인해

▲ 호남연회 김필수 감독과 함께 하는 '목회회복 2차 필리핀 단기선교'팀이 ANMC에 도착해 선교센터 앞에서 기념촬영에 임하고 있다.

▲ ANMC에 도착한 호남연회 김필수 감독을 비롯한 목회자들과 사모들이 현지 교우들의 환영 속에 첫 시간을 가지고 있다. 김필수 감독이 도착 감사기도를 하고 있다.

▲ 원주민 마을 나욘의 모라야교회 앞에서 김필수 감독을 비롯한 단기선교팀이 ANMC 주방팀과 나욘교회 성도들이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 ANMC에 도착한 호남연회 김필수 감독을 비롯한 목회자들과 사모들이 현지 교우들의 환영 속에 첫 시간을 가지고 있다.

호남특별연회 김필수 감독을 비롯한 목회자들과 사모들 22명으로 구성된 팀(이하 단기선교팀)은 지난 20일(월)부터 5박 6일의 필리핀 단기선교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20일과 21일 이틀 동안 마닐라 근방에서 힐링의 시간을 가지고 22일(수) 선교지인 ANMC(대표선교사 박연룡/Pinugay, Baras, Rizal Province)에 도착해 23일(금)까지 선교지를 체험하며 자신들의 목회를 돌아보는 가운데 목회에 대한 소명의식을 재확인했다. 이제 24일 하루의 일정만을 남겨 두고 있다.

특별히 ANMC 일정에서 현지인 교우들의 가정을 심방하면서 ‘긍휼의 마음’을 회복하고 하나님께로부터 받았던 소명을 다시 확인했다. 또한 힐링의 시간을 통해 그동안의 목회에서 쌓인 상처와 스트레스를 털어내고 주님과의 ‘첫사랑’을 회복해 이후 목회에 열정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참가자들 중에는 필리핀을 몇 차례 다녀간 이들도 있지만 처음으로 방문한 이들도 있었다. 몇 차례 방문한 경험이 있는 이들은 필리핀의 빠른 변화의 속도에 놀라움을 금하지 못했고, 처음 방문한 이들은 필리핀의 청명한 하늘과 사람들의 밝은 모습에 매력을 느꼈다. 팍상한폭포 체험을 경험하면서 힐링이 됐다는 감상을 나누기도 했다. 

김필수 감독은 3일차를 마치고 나눈 평가의 시간에서 <욥기 23:10 “나의 가는 길을 오직 그가 아시나니 그가 나를 단련하신 후에는 내가 정금 같이 나오리라">의 말씀을 인용하며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우리가 온전히 이해할 수는 없다. 짧은 3일이지만 왜 이곳에 오게 하셨는지를 알게 하실 것이다.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을 통해 하나님이 우리를 단련하실 것이다. 그런 후에 정금같이 나아가게 하실 것이다.”라며 참가한 팀원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모두가 감동과 회개의 눈물로, 목회소명 회복의 영으로 새로워지는 은혜의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축복했다.  

지난 1차와 마찬가지로 21일에는 힐링 2일차로 팍상한폭포 체험을 했다. 팍상한폭포는 '필리핀의 7대 절경' 중 하나로 꼽히며 필리핀을 대표하는 관광명소다. 숙련된 현지인 사공들이 끄는 보트를 타고 계곡을 따라 강을 거꾸로 거슬러 폭포까지 올라가는 길에서 일행은 열대우림과 어우러진 아름다운 풍경을 즐겼다. 올라가는 과정에서 급류 레프팅을 즐기기도 했고 폭포에 도착한 후에는 폭포 뒤에 있는 동굴로 들어가 시원하게 쏟아지는 물줄기를 맞으며 더위와 함께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기도 했다. 충청연회에서 10년 목회하다가 호남연회 익산지방회로 이임한지 6개월 만에 단기선교팀에 함께 한 김유천 목사는 그동안의 목회에서 지친 상태로 쉼과 위로가 필요했다며 이번 기회에 좋은 동역자도 만나고 힐링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 감사하다고 밝혔다.

▲ 팍상항 폭포에서 함께 한 선교팀원들

빈민 가정 심방하며 눈물 회복 ... 행복의 조건은 소유의 크고 많음에 있지 않아!

이틀 동안의 힐링 시간을 경험한 일행은 3일차인 22일(수) 오후에 3일 동안 지낼 예정인 선교지 ANMC(All Nations Mission Church, 열방선교교회)로 이동해 ‘소명과 사명감 회복’을 위한 시간에 돌입했다. 

ANMC는 박연룡 선교사의 가족(6명)이 2011년 길거리에서 어린이 사역을 시작해 부지 매입, (구)예배당 건축, 어린이돌봄센터(day care center), (새)예배당 건축, 선교센터 건축 등으로 풍성해진 곳이다. 오늘의 모습을 이루기까지 수많은 사람들의 기도와 헌신이 스며 있다. 하지만 박 선교사를 비롯해 ANMC에서 동역하는 선교사들은 그 모든 것에 대해 하나님께서 일하셨고 자신들은 도구로 사용됐을 뿐이라고 고백한다.

ANMC 선교사들과 현지인 리더들의 환영을 받은 단기선교팀은 5개조로 나눠 ANMC 평신도 리더들의 안내로 5~6가정씩 심방했다. 김필수 감독은 1조에 소속돼 목회자들과 함께 심방길에 나섰고 기자가 통역요원으로 동행했다. 팀원들은 찾아간 가정에서 찬양하고 나이와 가족수, 직업 등에 대해 묻고 기도제목을 들은 후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했다. 바깥 기온 30도를 넘는 기온에 옆과 뒤가 꽉 막힌 8평 정도의 실내에서 작은 선풍기 하나에 의존한 탓으로 땀이 쏟아졌지만 김필수 감독과 팀원들은 ‘주여’를 외치고 기도하며 간절한 마음을 하나님께 쏟아냈다. 특별히 김필수 감독과 동행한 이경희 사모는 찾아가는 가정마다 사연을 듣고 눈물 흘리며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했다. 

50대 초반의 가장이 뇌출혈로 쓰러져 수술을 위해 두골의 한 쪽을 드러내 함몰 상태로 있는 가정에 방문한 김필수 감독과 이경희 사모, 방성호 목사, 조정래 목사는 16세 많은 남편을 부축하며 안타까움에 연신 눈물을 흘리는 부인과 함몰된 뇌상태로 중심을 잡지 못하면서도 자신의 이름과 나이를 말하는 가장을 보면서 탄식하며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했다. 모두가 통성으로 기도한 후 김필수 감독이 목메인 상태에서 마무리로 기도했다. 옆에서 함께 기도하던 이경희 사모의 눈에서는 하염없이 눈물이 흘러내렸고, 함께 한 목회자들의 눈도 충혈되어 있었다. 부부는 ANMC 교우들로서 매주일 예배를 잘 드리는 믿음의 사람들이다. 수술한 부위의 상태를 확인한 후에 양호할 경우 인공뼈를 다시 붙이는 수술을 해야 한다고 확인한 김 감독은 수술비 마련과 이후 치료의 과정이 잘 되도록 기도했다. 그리고 부부를 위로하고 축복하며 가정을 나왔다. 함께 동행한 이경희 사모와 목회자들도 이구동성으로 격려했다. 이 가장의 수술비가 약 5만페소(한화 약 125만원)라는 설명을 들은 김 감독은 후원자가 생겨나도록 기도했고, ANMC를 떠나기 전에 수술비 중 일부를 후원하기로 했다.

▲ ANMC 교우들의 가정을 방문하기에 앞서

▲ 지미를 위해 목회자들이 안수하며 기도하는 가운데 김필수 감독이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고 있다.

남편과 이별한 후 40대 초반의 나이에 두 자녀를 남겨 둔채 사우디아라비아 근로자로 갔다가 2년 동안 일하고 11월 중순에 돌아왔지만 잠시 휴식하며 건강을 체크한 후 내년 초 다시 홍콩으로 일하러 간다는 교우의 집을 방문하여 기도할 때도 이경희 사모는 교우를 붙들고 울었다. 이 가정을 위해 기도하던 중 쏟아지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고 겨우 기도를 마칠 수 있었다. 함께 한 목회자들도 역시 같은 마음이었다. 더구나 이 가정에서 정성으로 준비한 저녁식사를 하면서 더욱 더 목이 메어 옴을 느꼈다. 대부분의 가정들이 가족들의 건강과 자녀교육, 경제적인 안정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했으며 꾸준한 신앙생활과 교회를 위해 기도해 달라는 요청도 빠뜨리지 않았다.    

한 가정을 마치고 다른 가정으로 이동할 때마다 목회자들의 기도는 더욱 간절해졌고 뜨거워졌다. 이와 같은 현상은 5개조 모두에서 반복됐고 리더들이 정한 5~6가정을 모두 마쳤을 때 목회자들의 눈은 충혈되어 있었다. 다른 조에서도 가는 곳마다 팀원들은 찬송을 부르고 ‘주여’를 외치며 간절함과 진실함으로 축복하며 기도했다. 심방을 마친 후 팀원들의 옷은 땀으로 젖어 있었지만 얼굴에는 환한 미소와 함께 긍휼의 마음이 묻어났다. 마지막으로 심방한 가정에서 정성을 다해 준비한 저녁식사를 마치고 ANMC로 복귀해 기도로 마무리했다. 

이 날 저녁 나눔의 시간에 김필수 감독은 “어떤 형편에서도 자족하기를 배웠다. 비천에 처할 줄도 알고 풍부에 처할 줄도 알아 모든 일에 배부름과 배고픔과 풍부와 궁핍에도 처할 줄 아는 일체의 비결을 배웠다”(빌 4:11~12)라고 고백한 바울의 말을 소개하며 물질의 많고 적음이 우리의 행복을 좌우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계속해서 바울은 가난하다고 비굴하지 않았으며 뜻한대로 일이 풀리지 않는다고 하여 남을 탓하거나 비방하지 않았다며 “참된 행복은 물질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 곧 하나님의 사랑을 신뢰하는 마음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비록 교세 면에서 가장 연약한 호남연회지만 그런 이유로 불행하다고 생각하거나 말하는 것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부연했다. 하나님을 향한 신실한 믿음의 고백이 있다면 어느 연회 못지않게 행복한 목회를 할 수 있다며 그런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임기 동안 더욱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혼하기 전에 선교단체 간사로 오랫동안 사역하며 여러 나라에서 단기선교를 경험했던 어느 사모는 이번 단기선교가 자신을 위로하고 격려하기 위한 하나님의 선물이라며 지난 20년 동안 무뎌진 ‘선교의 칼날’을 다시 회복하는 계기가 됐다고 나눴다. 또 개척하여 10년의 시간이 흘렀다는 어느 목사는 열심히 헌신자로 세워 재정적으로 자립할만하면 떠나는 일이 반복돼 지쳐 있었다며 단기선교를 통해 위로 받았을 뿐만 아니라 ‘내가 하려는 자세를 버리고(내려놓음) 오직 하나님께 맡겨야 한다’는 자세를 새삼 깨달았다고 고백했다. 2019년 개척하여 5년차인 어느 목사는 ANMC 교우들의 가정을 심방하면서 환경(10명 이상 가족)에 관계없이 불만 보다 감사와 평안을 갖고 있는 모습에 하나님의 임재를 느끼며 울면서 기도했다고 말했다. 뜨겁게 기도하는 자신의 모습에서 ‘우리 교회 교우들을 위해 언제 이토록 기도해 본 적이 있었나’ 하는 마음이었다며 “돌아가면 성령의 임재를 구하면서 목회하겠다고 다짐했다”고 나눴다. 이외에도 갖가지 은혜들을 통해 필리핀 단기선교팀에 ‘부르신’ 하나님의 뜻을 알아간다는 고백을 나눴다.

이로써 단기선교 3일차이자 ANMC 사역의 1일차를 마치고 각자의 방으로 돌아가 쉼의 시간을 가졌다. 일부 목회자들은 박연룡 선교사와 함께 다음날 새벽 3시가 넘도록 선교지에서 일하신 하나님에 대해 들으며 자신들의 목회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 심방을 마치고 교회로 돌아와 성전에서 기도하며 마무리하고 있다.

▲ 심방을 마무리하며 기도하는 김필수 감독

두마갓족 마을 나욘을 찾아 ... 움막에서 느낀 행복

사람들은 “행복하려면 소유하라! 할 수 있는 한 더 많이 소유하라”고 외친다. 과연 그럴까? 행복의 조건은 어디에 있을까? 소유와 행복은 비례할까? 

4일차인 23일(목) 새벽 떠오른 태양의 빛에 따라 기상한 팀원들은 이른 시간에 식사를 마치고 원주민의 한 줄기인 두마갓족이 살고 있는 나욘을 향해 출발했다. 돌짝밭과 냇가를 건널 수 있도록 특수제작된 찌프니 2대에 나눠 탄 목회자들은 ANMC를 출발해 약 2시간 동안 포장도로와 비포장도로의 산길을 지났다. 열대우림이 주는 장엄함과 절묘하게 어우러진 대자연의 멋진 풍경은 목회에서 지치고 힘든 심신을 힐링시키기에 충분했다. 특히 찌프니 지붕 위에 올라탄 목회자들은 첩첩으로 둘러싸인 산들과 이름을 알 수 없는 나무와 열매들, 산자락에 형성된 현지인과 원주민 부락들을 보면서 필리핀을 조금 더 알 수 있었고 강렬한 태양열을 식혀주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주 하나님 지으신 모든 세계~ ” 찬양이 저절로 흘러나오는 경험을 했다. 그리고 13개의 냇가와 돌짝밭을 건너며 갸우뚱 옆으로 기우는 찌프니로 인해 서로를 붙들어 주면서 동지애를 키우는 등 ‘야릇한 스릴’도 느낄 수 있었다. 나욘에서의 교우 심방과 급식사역을 통해 ‘참된 행복은 소유의 많고 적음에 있지 않고 하나님을 향한 믿음의 마음에서 결정된다’는 단순한 진리를 새삼 마음에 새겼다. 

▲ 미션팀을 태운 특수찌프니가 나욘으로 향하며 냇가를 건너고 있다.

 
나욘에 도착한 미션팀은 박연룡 선교사로부터 나욘교회 사역의 역사에 대해 들었다. 문명과 도시인들의 소유욕에 의해 차츰 밀림 깊숙이 밀려 들어가는 원주민들의 전도를 위해 세워진 나욘교회는 선교거점으로 역할하고 있는 곳이다. ANMC는 이곳을 거점으로 삼아 더 깊은 곳에서 살고 있는 원주민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방문하고 있다. 한때 신실한 현지인 목회자 테드(Ted)에 의해 활기가 넘치던 때도 있었으나 그가 질병으로 소천한 이후 현재 담임자 없는 상태로, 도시권의 큰 교회가 자매결연을 맺어 돌보고 있다.

컵라면과 간단한 음식으로 식사를 마친 목회자들은 4개조로 나눠 원주민들의 가정을 방문했다. 2,3,4조에 편성된 목회자들은 밀림 속으로 깊이 밀려들어가는 원주민들을 더 가까이에서 느끼기 위해 ‘윗마을’로 이동했다. 김필수 감독과 이경희 사모는 방성호 목사, 조정래 목사, 김유천 목사와 함께 1조에 속해 교회를 중심으로 아랫 마을에 위치한 5개 가정을 방문했다. 가정마다 쌀과 약간의 부식품을 선물로 전달하고 가족의 건강과 안정된 생활을 위해 중보기도했다. 

김필수 감독을 비롯한 목회자들은 전날 ANMC 교우들의 가정에서 한 것처럼 간절한 마음으로 축복하며 기도했다. 첫 번째 방문한 가정은 89세, 72세 노부부가 친손녀와 함께 살아가는 집(움막이라고 표현해야 맞을 것이다-기자 주)이었다. 일행은 노환으로 일어설 힘조차 없는 할아버지 곁을 지키며 천국소망을 위해 기도해 달라는 할머니의 요청에 정성으로 기도한 후 김필수 감독이 마무리로 기도했다. 이경희 사모는 시종일관 조부모 곁에서 함께 한 손녀에게 자신이 입고 있던 겉옷을 벗어주기도 했다. 기도하고 돌아나올 때 눈물로 자신을 꼭 안아준 이경희 사모를 향해 할머니가 다시 끌어안고 눈물을 보였다. 이에 이경희 사모도 할머니를 재차 안고 서로를 향한 마음을 주고 받았다.   

심방을 마친 목회자들은 나욘교회에 모여 목회자가 없는 상태에서도 리더들이 마음을 모아 교회를 지키고 이끄는 모습에 안타까움과 응원의 마음으로 중보했다. 김필수 감독이 평신도 리더를 축복하며 기도하고 선교비를 전달한 후 찌프니에 올라타 ANMC로 복귀했다.  

나눔의 시간 ... 목회의지 다지는 기회

김필수 감독은 나욘 방문을 마치고 그날 저녁 모두가 함께 한 나눔의 시간에 <시 119:71 “고난 당한 것이 내게 유익이라”>는 말씀을 언급하며 어려운 환경에서 목회하지만 연단 후에 단련되어 하나님의 큰 일을 감당하게 될 것이라고 축복했다. 곧 목회자에게 필요한 것은 기다림이라며 인내하면ㄴ서 하나님이 일하실 때를 기다릴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계속해서 자신이 감리사 시절에 2년 동안 목회자 자녀들 30명씩 인솔해 필리핀을 방문했던 이야기를 곁들였다. 당시 자녀들의 고백을 들으면서 마음이 아팠다며 목회자 자녀들과 사모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기회를 가질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인이신 하나님께서 인도하실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임기 마치는 날까지 초심을 잃지 않고 지속적으로 연회를 위한 계획을 실행해 갈 것이다. 단기선교도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김 감독의 말씀에 이어 나눔을 시작한 목회자들에게서 ▲ANMC 교우들을 심방할 때는 감사한 마음이 많았는데 나욘의 가정을 방문하고나서 ‘회개’의 마음이 더욱 앞섰다 ▲새해를 계획하면서 열정적인 마음 잃지 않고 하나님을 향해 더욱 나아가기로 결단했다 ▲목회하면서 어려운 순간에 그만둘 생각도 하지만 잘 극복할 수 있는 힘이 됐다 ▲그동안의 목회에서 ‘벽에 막혀있는 듯한’ 느낌으로 힘들었는데 심방하면서 ‘하나님께 매달린다면 할 수 있다’는 마음을 주셨다. 너무 감사하다. 한국으로 돌아가면 나와 함께 하시는 하나님을 믿고 ‘벽 뚫는 마음으로’ 목회해 나가겠다 ▲‘위임’이란 단어가 마음에 깊이 새겨졌다. 주님께 맡기면 주님께서 하실 것이라는 생각에 기쁨을 회복했다는 등의 고백이 이어졌다.  

이경희 사모는 나눔의 시간에서 “어제와 오늘 행한 교우들 가정 방문은 나를 위한 시간이었다”며 선교지에서 일하시는 하나님을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고백했다. 목회를 향한 열정을 다시 한번 점검하고 회복하는 계기가 됐다며 나욘 심방에서 먹먹하기도 했지만 “그런 환경에서 살기에 하나님을 찾고 예배할 수 있다는 생각에 감사한 마음도 들었다.”고 덧붙였다. 또한 “천국 가는 날까지 하나님 앞에서 내 모습을 늘 묻고 생각하며 기도하리라 새삼 다짐한다. 더욱 많은 것들을 깨닫고 하나님이 주신 마음으로 섬기고 사랑하며 기도하면서 감독님과 함께 목양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나눴다. 이어 “성령께서 생각나게 해 주셔서 이들을 위해 기도할 수 있기를 원한다. 목사님들과 사모님들의 간증을 들으며 나를 돌아보고 부끄러움도 느끼며 더욱 더 기도할 것을 다짐했다”고 부연했다.

비닐하우스 교회와 사택에서 힘겨운 생활을 하다가 올해 빌딩(월세)교회로 이전한 어느 사모는 ‘받은 사랑을 전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새삼 느꼈다며 “비록 개척의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지만 이런 단기선교에 한 명의 목회자를 후원할 수 있는 ‘선교적 교회’가 되도록 하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또 인구절벽이라는 시대상황에서 농촌교회 목회를 어떻게 이어갈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많았는데 한 줄기 빛을 보았다며 “성도들 각자에게 주신 하나님을 향한 마음을 마음껏 표현하도록 기다리고 응원할 것이다. 목회 의지를 다시 회복할 수 있어 감사하다.”는 고백도 이어졌다. 결

이밖에 심방하면서 △자신들이 맡고 있는 성도를 향한 리더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고 성령의 강력한 임재를 느꼈다. △결핍을 통해 하나님을 더욱 믿고 바라는 큰 신앙을 보았다. 하나님 보시는 시각과 우리의 눈은 다르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하나님은 참 멋진 분이시구나’ 하고 생각했다. △위임에 대해 깊이 생각하면서 기쁘고 행복했다. 온 교우들과 함께 다시 한번 이곳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목회자 없이 평신도들 스스로 이끌어가는 모습에 느낀 바가 많아 예수님의 이름과 능력으로 함께 해 달라고 힘써 기도했다. 목회현장으로 돌아가면 영혼사랑의 마음으로 다시 진중할 것이다 등의 고백이 계속됐다.  

이에 김필수 감독은 <욥기 23:10, “나의 가는 길을 오직 그가 아시나니 그가 나를 단련하신 후에는 내가 정금 같이 나오리라”>는 말씀을 인용하며 하나님은 우리를 단련하여 정금으로 만드신 후 크게 사용하신다는 걸 기억하고 결단의 마음이 실현되도록 달려가라고 권면함과 동시에 중보하며 기도하겠다고 답했다. 

이렇게 단기선교 4일차의 시간이 흘러갔고 24일(금) 저녁에 예정된 중•고•청 다음세대와 함께 하는 예배만 남겨두고 있다. 어느 목사의 고백처럼 마닐라공항에 도착했을 때는 언제 다시 (한국으로)돌아가나 하는 생각을 했는데 깨달음과 다짐 속에 어느덧 ‘헤어짐’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ANMC 심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