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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토마을 탐방기- 한국사회에서도 공동체로 인한 로제토 효과가 필요하다
임종한  |  인하대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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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년 11월 11일 (토) 11:15:07
최종편집 : 2023년 11월 15일 (수) 15:31:03 [조회수 : 1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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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토마을 탐방기- 한국사회에서도 공동체로 인한 로제토 효과가 필요하다

 

임종한장로(약대교회 장로/인하대의대 교수)

 

1. 미국동부 영성공동체 탐방에 나서면서

 

이번 미국에서의 영성공동체 탐방 여정은 한국서번트리더십훈련원과 뉴욕후러싱제일교회가 함께하는 ‘희년목회, 희년 교회 컨퍼런스’ 참여를 시작으로 로제토마을을 둘러보고 ‘브루더호프 공동체’, ‘아미쉬 공동체’, ‘메노나이트 공동체’와 뉴욕의 노숙인 사역인 바우리 미션 그리고 와싱톤 디시의 세이비어 공동체 방문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코로나 19에서 한번 빠져나간 후 다시 교회로 돌아오지 않는 교인들이 상당하다. 한국교회의 대사회 신뢰도가 추락하고 가나안 성도가 늘어나고, 청년들의 교회 이탈 현상이 점차 뚜렷해지는 상황에서, 선교적 교회에 대한 열망이 어느 때 보다 높아지는 과정에서 미국에서의 대안공동체 탐방에 나섰다.

개인적으로 “그동안 미래의 교회의 모습은 어떠해야하는가?”하는 고민 속에 그동안 바쁘다는 이유로 도저히 탐방일정을 잡기 어려웠지만, 더 이상은 미룰 수 없다는 절박감속에 대안공동체 탐방에 기꺼이 동참하였다. 특별히 20여년전 2003-2004년 미국 연수시절에 미국 조지아주 아틀란타의 아틀란타한인교회를 다녔는데, 그때 담임목사이셨던 김정호목사님이 뉴욕 후러싱제일교회에 계신다는 이야기를 듣고, 목사님을 뵙고 싶어 학사일정에 다소 무리가 되어도 미국 동부지역의 영성공동체 탐방에 나서기로 하였다.

자본주의가 고도로 발달되고 첨단기술과 효율성이 지배하는 미국과 같은 사회에서 영성공동체, 대안공동체는 어떠한 의미를 지니는가? 물질적인 풍요가 이미 우성화된 사회에서 영성에 대한 관심은 아직도 유효한가? 이번 탐방 중에 늘 머리에 맴도는 생각들이었다.

 

   
▲ 뉴욕후러싱제일교회 희년목회 희년교회 컨퍼런스
   
▲ 뉴욕후러싱제일교회 희년컨퍼런스(2023. 9.23_26)

 

2. 로제토 마을 효과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심혈관질환은 전 세계 사망 원인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암에 이어 사망 원인 2위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높다. 심혈관질환은 뇌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에 이상이 생긴 상태를 총칭하는 것으로 높은 사망률을 기록하는 질환 중 하나이다. 이러한 질환은 특정 유전적 요인으로 발생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건강하지 못한 생활 및 식습관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전 세대만 하더라도 서구화된 문화가 지금처럼 높은 비중으로 유입되지 않았기 때문에 피자, 햄버거, 치즈, 튀김류 등을 쉽게 맛볼 수 없어 대사 및 심혈관질환 등에 노출되는 비중은 적었으나, 현재 2, 30대는 어릴 때부터 이들 패스트푸드에 노출되고 무엇보다 늦은 시간까지 배달하는 문화가 정착되어 감에 따라 어릴 때부터 고혈압을 보이는 등 심혈관질환에 문제가 생기는 젊은이들이 증가하고 있다. 평상시 혈관 건강을 망치는 생활 및 식습관을 멀리해야 하지만, 바쁘고 정신없다는 이유로 영양 보다는 본인의 입맛에만 맞는 자극적인 음식들로 식사를 대신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그런데 이러한 자극적인 음식들은 신선한 채소 및 과일이 아닌 몸에 해로운 포화지방 및 콜레스테롤로 구성되어 있다 보니 달콤하고 중독성이 있는 종류들이지만 혈관 건강에는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이러한 식습관을 장기간 끌고 가게 되면 고혈압, 허혈성 심장질환 등 다양한 심혈관질환에 노출되게 된다. 일반적으로 심혈관질환하면, 고지혈증(콜레스테롤, 중성지방 과다), 고혈압, 고혈당, 흡연 등이 중요 위험인자로 알고 있지만, 이들 위험인자에서는 차이가 없음에도 심혈관질환 사망률에는 지역마다 큰 차이가 난다. 왜 그럴까? 이른바 로제토 효과이다.

 

   
▲ 울프와 브룬에 의해 쓰여진 로제토이야기
   
▲ 2023.9.28. 로제토 마을 방문

 

미국 펜실베이니아 로제트 마을은 미국에 건너온 이탈리아 이민자들이 모여 살던 지역인데, 지역주민들은 본래 살던 지역이름인 이탈리아 남부지역 로제트 발포토레에서 따와, 새로운 마을도 로제트 마을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1960년대 마을 주민들을 진료하던 의사들은 신기한 현상을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CLP000065140002.bmp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634pixel, 세로 475pixel] 발견했다. 당시 로제트에서는 유달리 심장병으로 사망하는 비율이 낮았다. 로제토 마을에서 1.6km 떨어진 같은 이민자 마을인 방고(bango)는 같은 식수원을 쓰고, 같은 병원을 이용한다. 조건이 비슷한 방고와 비교할 때도 로제트 지역주민들의 심장병 사망률은 방고의 절반도 되지 않았다. 그들은 “왜 로제트에 심장병 발생이 낮은 것인가?” 질문하게 되었고, 연구자들은 원인은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 상태로 1964년 미국의사협회지(JAMA)에 로제트 마을의 심장병 사망률에 대한 논문을 냈다. 로제트 마을의 심장병을 다룬 이 논문은 로제트 마을의 낮은 심장병 사망률과 관련한 논쟁으로 이어졌다. 로제토 마을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반박하는 여러 논문도 발표되었는데, ‘근거가 없다’는 내용이었다. 공동체의 사회심리적인 요인이 심장병 발병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주장은 처음에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브룬과 울프 박사는 1964년 논문을 낸 후 30여 년에 걸친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공동체의 사회심리적인 요인들이 심장병의 발병에 관여한다는 것을 규명해냈다. 사회적인 인자가 심장병을 유발할 수 있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대중화한 것이다.

 

   
▲ 1930-1960년대 이태리 이주민 공동체인 로제트 마을

 

   
▲ 로제트마을 남성의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률 비교

 

이번에 방문한 로제토마을은 지역변화로 과거와는 사뭇 달라져 아쉽게도 다른 마을과 차이점을 찾긴 어려웠지만, 그러면 과거에 로제토 마을은 다른 지역과 무엇이 달랐던 것일까? 로제토 마을에는 니스코 신부라는 훌륭한 지도자가 있었다. 니스코 신부는 여러 사람과의 노력으로 로제트 주민들이 상부상조하는 마을 고유의 문화를 만들어갔다. 마을 사람들 중 누군가가 죽으면, 이전에 있었던 갈등은 뒤로 하고 죽음을 함께 애도하도록 했다. 부모가 사망하면 그 집 아이들을 공동체가 함께 돌보아주는 무언의 약속을 지켜나갔다. 가족을 잃은 사람들은 식량과 재정적 지원을 받을 수 있었고, 가족들이 경제적으로 파산했을 때, 그 가족들을 돕는 것이 공동체가 해야 할 역할이라고 여겼다. 니스코 신부는 채석장에서 근로자들이 극단적인 저임금으로 고통을 당하자, 직접 노조위원장이 되어 근로자들의 임금인상 파업을 주도하기까지 했다. 니스코 신부의 헌신적인 노력과 로제트 마을 공동체의 노력으로 로제토 마을 지역주민들은 심장병 사망률이 현저하게 낮을 정도로 편안한 삶을 영위할 수 있었다. 결국 심혈관질환의 예방과 관리에도 공동체의 역할, 개인의 지역사회 관계망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로제토 마을을 통해 알게 되었다. 질병의 사망률을 낮추는데도 공동체의 상부상조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의료사협) 공동체에서는 공동체 문화가 건강에 영향을 끼친다는 대표적인 사례로 로제트 마을 이야기를 자주 한다. 의료사협 조합원들은 건강관리에 독특한 건강문화를 가지고 있다. 주치의를 두고 예방을 강조해서, 가능하면 응급실 내원이나 종합병원에서의 중증 질환으로 인한 입원 혹은 수술을 줄이고 있다. 94년 창립된 첫 의료사협인 안성의료사협에서는 우리 사회에서는 시범사업조차 못하고 있던 주치의 제도를 조합원을 대상으로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주치의 제도를 시작했으며, 94년 이후 초창기부터 커뮤니티 케어(통합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물론 장기요양보험과 같은 제도적인 뒷받침이 없었고, 재정적인 지원이 없는 상태에서 조합 스스로 시작한 것이기에 안성의료사협의 통합돌봄서비스는 완전하지 않고, 체계적이지도 못했지만, 불량한 주거환경으로 건강에 위협을 받는 이들에게 집 고치기 사업을 시행하는 등, 지역자원을 활용하여 지역사회에 있는 건강의 위험 요인을 제거하고, 주치의 의료서비스와 더불어 사회복지 서비스도 연계해 제공하는 등 우리 사회 통합 돌봄의 시작이라고 할 만한 중요한 일들을 해왔다.

그러면 우리 한국 사회에서 공동체의 상부상조 활동은 어떠한가? 대표적인 공동체조직인 협동조합에서조차도 상부상호 활동은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고(사회적협동조합에서만 제한적으로 허용), 한국에서는 공제조합 설립도 가능하지 않다. 사회적인 약자들이 서로 협력하여 상호상조해 살아가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게 제도가 가로막고 있다. 기업의 기업할 권리는 법적으로 권리가 보장되지만, 공동체가 힘을 모아 살아갈 방도는 여러 형태로 제약이 심하다.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를 해결하는 것이 건강불평등, 사회의 불평등을 완화하는 데 있어 반드시 필요하다.

안성의료사협 조합원과 지역주민들의 지역공동체 활동이 있었기에 그 지역에서의 만성질환의 발병, 악화로 인한 입원, 사망을 감소시키고 의료비도 줄일 수 있었다(임종한외. 가치기반 지역사회중심 일차의료 건강관리 모델 효과분석. 건강보험공단 심평원 보고서. 2002년). 의료사협에서 경험하는 이같은 로제토 효과를 여러 지역사회로 확산해 가야 한다,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의 급속한 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로 2050년에는 건강보험 재정이 바닥날 수 있다. 이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게 하는 것은 건강한 공동체이다. 우리 사회에도 로제토 효과가 필요하다

우리는 사람 사이에 관계망을 잊어버리고 공동체의 해체, 나아가 자연과의 상생의 관계가 단절됨에 따른 혹독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 그러면 우리는 공동체를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 사람과 사람의 관계 회복에는 사람과 사람의 사이를 이해하는 사고의 전환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웃과 친구를 경쟁자의 하나로 인식하는 한 관계는 회복되기 어렵다. 이웃과 나를 하나로 인식하고 나아가 조물주 신과 연결된다는 인식의 전환이 필수적인 것이다. 이웃과의 관계에는 신과의 관계가 전제된다(이오갑. 칼뱅, 자본주의의 고삐를 잡다, 한동네출판사, 2019,149-160)/김상봉. 영성 없는 진보 -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를 생각함. 세상을 바꾸는 시민언론 민들레(https://www.mindlenews.com).

 

3. 영성공동체와 사회연대경제

 

한국에서는 상부상조의 문화가 갈수록 없어지고, 그야말로 각자도생의 삶을 살고 있다. 가난한 동네일수록, 지역사회 공동체가 해체된 경우가 많고, 지역사회 공동체 관계망이 약화되어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가난한 동네일수록 평소에 건강관리를 하지 않아, 병이 키워져 중증화된 상태에서 응급실로 내원하거나, 중증으로 입원하게 되는 사례가 많다. 결국 소득이 낮은 계층, 사회경제적인 취약그룹이 중증질환으로 인한 응급실 내원과 사망률이 높은 까닭이다. 이런 가난한 동네에서 지역주민들의 건강을 지키려면, 금연, 지나친 음주, 좋지 않은 식습관 등을 바뀌어 주는 생활습관 개선활동을 우선해야 한다. 어려운 여건에 처할수록 서로를 돌보는 일을 하도록 해야 하는데, 건강한 관계망을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산업화과정 중에 한국사회는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루었고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중 하나였으나, 이제는 3만 5천불의 국민소득으로 물질적인 측면에서 큰 성과를 이루었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현재에 큰 위기에 봉착해 있다. 한국은 빠르게 늙어가고 있으며, 불평등과 차별이 점차 확대되어가고 있다. 한국 국민들은 경제성장에도 여전히 삶에 불안을 경험하고 치열한 경쟁 속에도 삶의 질은 나아지지 않고 있고, 상당수는 우울증을 경험하고 자살에 대한 생각을 해보았고, 실지 높은 자살 시도의 경험을 가지고 있고, 세계에서 가장 높은 자살률을 높이고 있다.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또 자식들에게 좀더 나은 삶을 물러주기 위해 죽으라고 살아왔는데, 왜 한국은 지금의 위기에 처해 있을까?

마을이 사라지고 있다. 가족과 마을공동체가 약화되어 사람과 사람의 관계망은 파괴되고 도시에서 1인 1가구 홀로 사는 사람이 늘고 있다. 빈 마을의 자리에 저출산, 급속한 고령화와 고독사 증가, 건강불평등, 소득불평등, 기후변화의 위기, 에너지 고갈의 위기가 찾아들고 있다.

산업화의 과정 중에 우리는 사람과 사람사이 관계망(일명, 사회적 자본)을 잃어버리고 있고, 공동체는 해체되어가고 있다.

민주주의의 진보가 시민적 서로주체성의 형성에 존립하는 것이라면, 민주주의의 위기는 이 자기 형성의 좌절과 실패에 다름 아니다. 타자의 비판이 한갓 타자의 부정에 머물러 적극적 자기 형성으로 나아가지 못했다는 것이야말로 현재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의 본질인 것이다(김상봉. 영성 없는 진보 -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를 생각함. 세상을 바꾸는 시민언론 민들레(https://www.mindlenews.com). 독재 권력 타도가 추동했던 한국 민주주의. 타자의 부정에만 머물며 ‘국가 형성’에 실패했고, 정치 민주주의 넘어 경제 공공성의 확립과 타인의 고통에 대한 자기희생적 응답만이 퇴행하고 있는 한국 민주주의 살리는 길이다. 이때 경제 공공성을 확립하는 것과 공동체를 살리는 것은 결국 같은 이야기이다. 한국사회는 경제발전에 매달리느라고 이웃과의 관계도 잊어버리고 가족 포함 공동체도 해체의 위기에 처해있다. 이것이 삶의 질의 저하, 사회 전체의 위기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지속가능성이 보장되지 않는 이 위기의 상황 속에서 세계는 어떠한 대안을 모색하고 있는가?

2022년 ILO, OECD가 사회연대경제(Social Solidarity Economy) 결의안을 채택한 후, 2023년에는 UN이 사회연대경제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결의안은 사회연대경제를 지속가능한 경제 및 사회개발의 모델로서 지원·강화하도록 장려한다.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사단법인, 재단 비영리조직 등이 중심축인 사회연대경제는 모든 경제활동 과정에서 이윤 극대화보다 사회적 가치 실현과 공동체 구성원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한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나타나는 불평등, 빈부격차, 고용불안, 환경파괴 등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주목받아 왔는데, 코로나 위기를 계기로 국제사회의 관심이 한층 더 뜨거워졌다. 기후위기. 경제 불평등 심화, 신냉전으로 인한 국지전쟁과 세계전쟁 위험의 고조로 평화와 새로운 사회에 대한 갈망이 어느 때보다 높다. 대안경제에 대한 희망을 불러 넣고 있는 것이 바로 존 칼빈의 희년경제(이오갑. 칼뱅. 자본주의의 고삐를 잡다. 한동네. 2019년)이다. 칼빈의 경제사상은 자본주의적 요소와 사회주의적 요소의 장점을 최대한 살린 경제 즉 희년경제을 주창하고 있다. 칼빈의 경제 사상은 “ 각자로부터 그의 능력에 따라 각자에게 그의 필요에 따라”로 요약할 수 있다. 사회연대 경제를 기반으로 "개인은 만인을 위해 만인은 개인을 위한 경제" 만들어가야 한다.

이번 탐방에서 워싱톤 DC에 세이비어공동체를 찾아보니, 고든 코스비 목사님이 없는 세이비어 공동체는 그의 말대로 그가 없어도 지속되고 있었다. 아니 너무나 잘 자라나 있었다. 교회의 해체가 아니라 그의 목회철학대로 소명에 따라 세워진 소그룹들이 너무나 잘 성장하고 크게 성장해 있었다. 지역사회에 뿌리 내린 선교공동체를 보면서 이 모든 것이 가능하게 한 공동체의 힘에 감탄했다. 자신의 소명을 잘 발견하고 소그룹과 비전을 나누고 함께 시작하는 이들의 강력한 영적 연대, 미국에서의 자원봉사와 기부의 문화가 이런 놀라운 선교 사역을 가능케 하였다. 저는 이것을 미국에서의 사회연대경제(Social Solidarity Economy)라고 이해한다.

시민들이 만든 공동체 경제, 사회연대경제(Social Solidarity Economy)가 있어야 국가와 시장도 공정하고 정의로울 수 있다. 높은 수준의 영성과 시민의식은 한국사회를 건강한 선진사회로 발전하게 하는 원동력의 하나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사회가 이제껏 이 영성에 기반한 공동체의 중요성을 간과해와, 지금의 한국사회의 민주주의 퇴보를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사회가 각자도생, 승자독식의 사회로 나아가지 않기 위해서는 공공성이 담보된 새로운 경제가 육성되어야 한다,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UN 총회에서는 사회연대경제를 결의했는데, 한국사회가 직면한 급격한 고령화와 불평등의 심화에 따른 한국사회의 해체와 공동화의 위기에 대해서, 한국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 경제를 공공성 기반으로 재구성하고, 사회가 필요로 하는 주거복지, 요양, 돌봄, 의료, 교육, 일자리 등을 제공하기 위한 새로운 경제 기반으로 사회연대 경제를 육성해 나아가야 한다. 선교공동체는 국가로부터 자율성을 지니고 있고, 시장의 지배를 받고 있지 않은 비영리조직으로 사회연대경제에 속한다. 이곳이 교회, 영성공동체가 서 있어야 할 곳이다. 민간에서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사회연대경제는 동기 부여가 중요한 데, 교회가 영성공동체로서 사회연대경제의 가치를 중요시하고 시민들의 참여를 독려하는 것이 사회연대경제 성장 발전에도 매우 중요하다. 영성공동체와 사회연대경제가 꼭 만나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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