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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토크리스의 묘
김기석  |  vorblick@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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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년 11월 02일 (목) 00:11:50 [조회수 : 44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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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역사가 헤로도토스는 ‘역사’라는 책에서 바빌론 여왕 니토크리스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는 도시 중앙을 통과하여 곧게 흐르던 유프라테스 강에 운하 몇 개를 파 물이 몇 구비로 굴절되어 흐르게 했다. 홍수를 예방하는 효과는 물론이고 외적들이 곧 바로 도성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또 많은 기념비들과 도로를 건설했다. 니토크리스는 소름끼치는 장난도 생각해냈다. 그는 도시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지나다니는 문 위에 자신의 묘를 만들게 한 후 이런 비문을 새겨 넣었다.

 
“금후 바빌론의 왕으로서 돈이 궁한 자는 이 묘를 열고 마음대로 돈을 취하라. 그러나 돈이 궁하지 않을 때는 함부로 열지 마라. 재앙이 있으리라.”

꽤 오랫동안 이 묘는 훼손되지 않았다. 사람들은 시체가 놓인 문 밑을 걷는 것이 꺼림칙하여 그 문을 사용하지 않았다. 나중에 다레이오스 왕은 그 문을 사용할 수 없다는 사실에 화가 났고, 가능성이 있는데도 그것을 취하지 않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는 생각이 들어 사람들에게 그 묘를 열게 했다. 묘를 열자 재보는 없고 시체와 다음과 같은 문구만 있었다고 한다.
 
“네가 탐욕스럽지 않고 가장 비열한 방법으로 돈 벌기를 바라지 않는 자라면, 죽은 자의 관을 열지는 않았으리라.”

가장 절박한 순간 그 묘를 열면 해결책을 얻을 수 있다는 희망이 왕들로 하여금 오히려 현실의 어려움을 견결하게 버텨낼 수 있는 힘으로 작동했는지도 모르겠다. 다레이오스는 그 보이지 않는 힘을 가시화하고 싶어 했고, 결과적으로 어리석은 자로 판명되었다. 석과불식(碩果不食)의 지혜가 필요하다. 씨 과실은 남겨두어야 미래를 기약할 수 있다. 옛 농부들은 굶주리면서도 이듬해 파종을 위해 곡식을 여퉈두었다. 지켜야 할 것을 끝끝내 지키는 것이 용기이다.

이런 실천적 지혜가 작동하지 않는 것이 우리 시대의 슬픔이다. 미래 세대가 누려야 할 모든 것들을 가불하여 사용하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자원이 고갈되고, 자연의 역습이 시작되었다. 기후 문제가 심각하다는 사실은 대체로 인정하는 분위기이지만 기후 붕괴를 막기 위해 당장 불편을 감수할 마음은 품지 않는다.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근거 없는 낙관론이나 아무리 애써 보아도 결국은 소용이 없을 거라는 비관론이 암암리에 퍼져있다. 후쿠시마 오염수 2차 해양 방류가 다시 시작되었다. 이 오염수가 장기적으로 지구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 모른다면 해동머리에 얼음 위를 걷듯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할 일이다. 이미 벌어진 사태라 여기기 때문일까? 사람들은 이 엄청난 사건을 무덤덤하게 받아들인다. 세상의 모든 분노와 아픔까지도 표백시키는 시간의 풍화작용을 굳게 믿는 이들은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서로에 대한 신뢰가 무너질 때 사회는 위험에 빠진다. 신뢰의 토대인 말이 오염되었다. 소설가 이청준의 말처럼 사람들에게 혹사당한 말들은 기진맥진 지쳤고, 고향을 잃어버린 말들은 고향에 대한 감사와 의리를 잃어버렸다. 소통의 매개인 말이 오히려 단절을 심화시키는 아이러니를 우리는 일상적으로 경험한다. 여백과 여유가 없는 말은 때로 예리한 칼날이 되어 사람들을 갈라놓는다. 스스로 기준이 되려는 욕망에 사로잡힌 이들은 자기와 다른 이들을 배제하는 일에 주저함이 없다. 배제는 혐오로 이어지고, 혐오는 억압이나 폭력을 정당화한다. 망설임이나 머뭇거림이 허용되지 않는 세상에서 진실은 가뭇없이 스러진다.
  
욕망의 벌판을 질주하는 동안 사람들의 호흡이 가빠졌고 성정은 거칠어졌다. 성경은 세상의 끝이 다가올 때 사람들은 돈과 쾌락을 사랑하고, 무정하고, 절제가 없고, 무모하고, 난폭하고, 선을 좋아하지 않을 거라고 말한다. 역사는 공감의 확대 과정이라는 말을 믿고 싶지만, 현실은 그런 우리의 낙관론을 비웃는 것처럼 보인다. 어떤 일이든 이드거니 감당하는 이들을 만나기 어렵다. 성심과 성의를 다해 자기 일을 수행하는 이들이 줄어들고 있다. 시간 속에서 형성되던 삶의 서사가 사라지고 명멸하는 감각의 파편만 남을 때 뿌리 없이 떠도는 삶이 일상이 될 수밖에 없다.
  
어렵더라도 니토크리스의 묘는 그 자리에 간직되어야 했다. 니토크리스의 묘를 파헤치려는 이들이 여전히 많다. 미래 세대의 것까지 허물어 자기 배를 채우려는 욕망은 어리석음이다. 다른 이들을 배제하기 위해 함께 딛고 서야 할 신뢰의 토대를 허무는 순간 자기 역시 추락할 수밖에 없다. 

김기석/청파교회
(2023/10/07, 경향신문 '사유와 성찰'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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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환 (218.48.116.237)
2023-11-02 21:51:23
파헤쳐진 묘 관련 이모저모, 죽은 아들 불알 만지기
1. 파헤쳐진 묘 관련 이모저모

스탈린이 파헤치지 말란 티무르의 무덤을 파헤쳤다. 전해 내려오는 대로 절름발이였고 장신이었다. 독일군이 스탈린그라드로 물밀듯이 밀고 들어왔다. 누란의 위기에 빠진 스탈린이 “앗, 티무르의 무덤을 파헤쳐 연구하다가 이렇게 되었구나!”라고 식겁하면서 티무르의 무덤을 원위치 시키라고 명령했다. 티무르의 무덤을 닫자마자 스탈린그라드전투에서 스탈린이 승리했다. 티무르의 저주를 함부로 여기다가 혼쭐난 경우다.

인진왜란 때 한양이 일본군 손에 넘어갔다. 일본군을 환영한 군중이 일본군과 합세하여 왕이 살고 있던 궁궐을 불태우고 성종임금의 묘도 파헤쳤다. 성종 시신을 이리저리 조림돌림하여 아무렇게나 패대기쳤다. 한양이 회복되자 이런 광경을 보고 식겁한 선조가 성종묘의 복원을 지시했다. 성종묘 주변에 많은 시신이 아무렇게나 널브려져 있는 데 어느 것이 성종 시신인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 궁여지책으로 그럴싸한 시신을 단장하여 성종 시신으로 간주하고 무덤을 복원시켰다.

청 왕조가 몰락하자 성난 폭도들이 서태후 묘를 약탈했다. 무덤 속에 있는 귀금속을 몽땅 털어갔으며 아주 잘 보존된 서태후 시신을 욕보이고 성추행까지 했다.

2. 죽은 아들 불알 만지기

죽은 아들 불알 만져봐야 살아 돌아오지 않는다. 아무짝에도 쓸데없는 짓이다. 일본 원전 오염수 문제로 날이면 날마다 나팔 부는 사람도 쓸데없는 짓을 하는 거나 마찬가지다. 후쿠시마 원전이 파괴되었을 때 손 쓸 틈새 없이 핵물질 90% 이상이 순식간에 바다로 휩쓸려 떠내려갔다. 지금 10% 가량이 남아있는 데 이걸 정화해서 조금씩 바다에 버리고 있다. 이미 바다로 떠내려간 90%의 핵물질은 어떻게 정화할 거냐?

이미 전 세계 바다에 후쿠시마 원전 핵물질 90%가 다 퍼졌다. 후쿠시마 원전에서 방출된 핵물질 먹고 자란 노르웨이産 물고기 먹고 탈난 사람 손들어보라! 이래서 미국, 영국, 프랑스 등에서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어쩌고저쩌고 하는 데는 입도 벙긋하지 않는다. 극단적인 환경단체 이외에는.

이미 전 세계로 퍼져나간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90%는 그대로 놔두고 <오염 희석수> 10%를 가지고 난리치는 사람이나 죽은 아들 불알 만지는 사람이나 그게 그거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건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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