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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자연 다시 잇기
유미호  |  ecomih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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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년 10월 21일 (토) 01:35:15
최종편집 : 2023년 10월 21일 (토) 01:36:07 [조회수 :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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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맨 처음 만들어졌을 때 지구와 연결되어 있었다. 그때 하나님은 모든 것을 보시고 참 좋다 하셨다. 기후위기로 몸도 마음도, 지구도 심히 앓고 있는 지금은 어떤가? 이 땅 곳곳은 물론이거니와 사람들조차 서로가 서로에게 신뢰와 지지를 보내지 못하고 갈등과 분쟁 속에 살아가고 있다. 최근 발표된 IPCC 6차 보고서는 앞으로 지구 온도가 2도까지 상승하면 분쟁은 13% 이상 더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보고한다.

어떻게 해야 사람과 지구를 다시 이을 수 있을까? ‘사람과 지구, 자연을 잇는’다는 건, 인간이 ‘자연의 일부’라는 것을 인정하고, 우리가 자연에 얼마나 많이 의존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깨닫게 하는 데서 시작한다. 사람과 자연 간의 관계를 우리 안에서 올바르게 정립하는 것이야말로, 기후 붕괴의 위협 앞에 놓인 지구가 치유되게 하는 길이다. 삶의 속도를 늦추고 방향을 바꾸어야만, 우리는 창조의 때처럼 수많은 생명과 공존하는 길에 설 수 있게 될 것이다.

“이 강물이 이르는 곳마다 번성하는 모든 생물이 살고 또 고기가 심히 많으리니 이 물이 흘러 들어감으로 바닷물이 되살아나겠고 이 강이 이르는 각처에 모든 것이 살 것이며” 에스겔 47장 1~9절의 말씀처럼, 하나님의 성전으로부터 흘러내리는 물은 곳곳을 돌며 생명이 되살아나게 한다. 하나님의 자녀 된 우리가 하나님이 좋게 여기셨던 사람과 자연 간의 관계를 다시 회복한다면, 우리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수많은 생명이 하나님의 ‘숨’으로 ‘참 좋았던’ 모습을 되찾을 수 있게 할 것이다.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우선 우리의 욕심과 무지함으로 고통 중에 신음하고 있는 피조물과 하나님 앞에 서서 진심으로 하는 회개를 할 수 있어야 한다. 회복력을 상실하게 할 기후위기뿐 아니라 구제역과 조류독감으로 죽어간 수많은 생명을 품고 있는 땅. 무분별한 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는 이 땅 가운데서도 정치 사회 경제 문화적으로 둔감해 있는 우리의 모습을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우리의 모습을 깨달아 용서를 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할 때라야 사랑으로 하나님과 이웃 앞에 다시 서서 생명 살림을 약속하고 살아낼 수 있다.

또 하나 참 좋았던 관계를 회복하고 지속하려면 삶의 경계선을 다시 세워야 한다. 경계선이란 ‘우리가 지구에서부터 뽑아 쓸 수 있는 자원의 양의 한계이자 기후변화의 한계점’이다. 우리는 그 경계 안에서 살 때만 참 좋은 삶을 지속적으로 살아낼 수 있다. 혼자가 아니라 하나님 지으신 생명 모두와 함께. 그 경계선은 설사 넘을 수 있다고 해도 넘어서는 안 될 ‘한계선’이다. 넘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교만이고 오만일 뿐이다.

이미 알고 있다시피, 우리는 이미 지구 생태계 용량을 한참 넘겨 살고 있다. 1980년에 포화상태가 되었고, 현재 1.7배를 초과하였다. 우리나라는 3.5에서 4배를 넘어 살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시급히 삶의 경계선에 대한 신앙적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야 하고, 그 안에서 사는 연습을 반복해서 해야 한다. 적어도 이제까지 신음하며 하나님의 자녀를 기다리는 피조물이 동료이자 지키고 돌봐야 할 이웃임을 안다면 더욱 그리 힘써야 한다. 강제할 수는 없지만, 자연과 재연결을 할 수만 있다면, 우리는 하나님의 자녀로서 공동의 목표를 합의하고 자발적으로 실천할 수 있다. 피조물들을 고통으로부터 해방시켜 줄 하나님의 자녀로서 앞장서 실천할 수 있다.

현재 고통받고 있는 가난한 자들, 미래세대, 그리고 자연의 몫을 지금껏 탐욕스럽게 누려온 것을 깨달아 되돌리는 실천프로젝트를 시작해보면 어떨까. 그들의 몫을 훔치고 빼앗고 멸하는 도둑이 아니라, 그들이 받는 대로 풍성히 누리도록 길을 내는 ‘자연과 인간 잇기 - 생태적 회심 프로젝트’라고 하면 될까. 삭개오처럼 우리가 훔친 것을 4배로 갚지는 못하더라도, 모두가 제 몫의 삶을 살 숭 ᅟᅵᆻ도록 제자리에 되돌려놓는 일을 해보는 거다. 그러면 우리는 이 땅에서 하나님의 자녀로서 살아갈, 최소한의 면목은 세울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오늘 우리는 위험이 일상화된 시대를 살면서도 위험 자체를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 느끼고 있더라도 어쩔 수 없는 거라 여기며 무감각하게 살고 있다. 하나님의 창조를 흠뻑 느끼며 자신의 일상을 깊이 성찰하는 시간을 갖는다면, 지속 가능한 삶과 지구를 위해 넘지 말아야 할 탐욕의 경계선을 긋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경계선은 자신의 욕망이 아닌 필요를 누리게 하는 기준점이 되어 줄 것이다. 창조 은총에 깊이 감사하며 삶의 경계선을 세우는 이들을 통하여 다시금 참 좋은 지구가 복원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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