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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는 처음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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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년 09월 30일 (토) 23:55:30
최종편집 : 2023년 09월 30일 (토) 23:57:52 [조회수 :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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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는 처음이라>, 이용석, 빨간소금, 2021)

"평화는 처음이라"는 지역여성평화운동 토론회를 기획하기 위해 만났던 후배로부터 선물받은 책이다. 책 표지에 있는 ‘평화란 갈등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갈등을 평화롭게 풀어가는 과정이다. 우리의 노력과 저항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라는 멘트가 마음에 쏙 들었다.

작가 이용석은 평화운동단체 ‘전쟁 없는 세상’ 활동가이다. 작가는 이 책을 ‘나도 모르게 평화보다 전쟁을 더 많이 공부한 사람, 평화에 대한 공부가 처음인 사람을 위한 평화교과서’라고 한다. 우선 읽기 쉽게 쓰여졌고, 평화활동의 경험과 이야기가 있어서 지루하지 않았다. 다양한 입장과 관점에서 전쟁과 평화의 개념과 평화활동 방향을 신선하게 설명하려고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다. 

나도 평화에 대한 공부가 처음인 사람을 위해서 책에 있는 인상적인 내용을 몇가지 요약하여 소개한다.

○ ‘평화가 무엇이냐?’ 보다는 ‘평화는 무엇을 바라봐야 하나?’ 하는 식으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평화는 매우 당파적 논쟁적 개념이다. 평화는 각기 다른 무수한 얼굴을 가지고 있다. 누구의 위치에서 누구의 시선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평화의 모습이 달라지고 서로 다른 평화를 원한다. 

평화활동가는 주변에 일어나는 일들을 ‘평화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해석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평화는 하나의 얼굴이 아니다, 평화를 바라볼 때도 인종, 지역, 계급, 젠더, 나이 등 다양한 시선이 교차한다.

○ 테러나 전쟁같은 직접적 물리적 폭력이 없더라도, 구조적 간접적 폭력으로 인한 가난, 차별, 불평등, 고통이 있다면 진정한 평화상태는 아니다. 적극적 평화는 구조적 간접적 폭력도 없는 상태를 지향한다. 이런 의미에서 미국의 제재와 봉쇄로 71년 동안 계속 전쟁 상태에 있다는 북쪽의 주장도 일면 이해가 된다. 

○ 소수의 희생을 정당화하는 ‘모두를 위한 평화’는 존재하지 않는 허구적인 개념이다. 마찬가지로 ‘모두가 전쟁의 동일한 피해자’라는 인식도 허구적인 이미지이다. 

“전쟁이 끝났을 때 승전국과 패전국이 있었다. 패전국 하층민은 굶주렸다. 승전국에서도 역시 하층민은 굶주렸다”라는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시가 이런 관점을 잘 표현했다.

○ 혐오와 배제,차별은 전쟁을 일으키고 전쟁을 지속시키는 좋은 토양이 된다. 전쟁을 일으키는 세력은 늘 국민들 속에 숨어있는 혐오와 배제, 차별을 자극하고 부추긴다.

○ 군인과 정치인은 ‘평화를 원하거든 전쟁을 준비하라’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시민들은 ‘평화를 원하거든 전쟁을 중단하라’라고 외쳐야 한다. 전쟁 위기는 평화적 수단으로 관리되어야 한다. 전쟁을 막는 것은 군인과 정치인이 아닌 시민의 몫이다. 

갈등이 없는 상태는 지배자의 평화이다. 갈등은 평화운동의 중요한 속성이다. 평화운동에서 ‘평화’는 도달하고자 하는 미래의 상태나 결과가 아니라 지금 당장 실천 그 자체이다.

○ 전쟁을 막기 위해서는 ‘시민불복종’ 형태의 평화운동이 필요하다. 

평화운동의 첫째 방식은 다양한 방식으로 항의하고 주장하고 설득하는 것이다.(선전, 기자회견, 대중집회 등)
평화운동의 두번째 방식은 법과 명령에 협조하지 않는 것이다.(병역 거부, 명령 거부, 불매운동 등)
평화운동의 세 번째 방식은 전쟁 방지를 위한 비폭력 개입이다.(무기박람회 봉쇄, 평화교육 실시, 평화잡지 발행 등)

신영배 (경기중부기독교교회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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