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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팔레스타인의 크리스천이다
김진양  |  세계교회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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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년 09월 29일 (금) 01:14:40
최종편집 : 2023년 09월 29일 (금) 01:17:53 [조회수 : 27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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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팔레스타인의 크리스천이다>, 미트리 라헵 저, 정진오, 안경덕 옮김, 기독교문서선교회, 2008

   
 

나치 정권의 끔찍한 아우슈비츠 수용소와 홀로코스트는 유대인에 대한 서구인들의 입장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친 유대교적인 성서해석에 기초한 시오니즘은 이스라엘을 신화화하고 팔레스타인을 악마화 하였다. 성서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불법으로 점령하는 정치적인 도구로 사용되기도 했다. 베들레헴 루터교 목사인 미트리 라헵(Mitri Raheb)의 책 “나는 팔레스타인의 크리스천이다”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을 정당화하는 서방 기독교인들에 대한 도전이다.

이 책의 1부는 팔레스타인 기독교인들의 역사와 종교적 배경을 소개한다. 라헵은 독자들에게 “중동 분쟁은 종교적 갈등이 아니라 정치적 갈등이다. 따라서 유대교든 기독교든 이슬람교이든 ‘경건한’(개인적인 신앙의 양태를 일컫는다) 해결책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하면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교를 중재하는 데 있어 종교, 특히 기독교의 중요한 역할을 강조한다. 그가 말하는 종교는 세상에 대한 책임적이고 변혁적인 종교를 말하고 있다. 

2부에서 라헵은 팔레스타인 기독교인들의 맥락에서 해방적이고 화해를 이루는 신학과 교회의 모습을 제안한다. 팔레스타인의 상황을 통해 본 성경, 즉 “나는 팔레스타인의 크리스천이다”라는 자기 이해에서 시작해야 한다. 그는 “우리를(팔레스타인의 크리스천) 위한” 성경이 갑자기 “반대”로 해석되는 상황을 무비판적이고 비 역사주의적으로 받아들이라는 독일 신학교 교수들을 비판한다. 성경을 팔레스타인의 눈으로 다시 읽어야 억압과 부당하게 몰수당한 땅의 문제에 정면으로 맞설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팔레스타인 기독교인들의 삶과 성서해석의 한 예로 베들레헴 주변 다헐 가족의 포도원 이야기를 소개한다. 이스라엘 정착민들은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주신 증거로 성경을 인용하면서 다헐 가족같은 팔레스타인들의 땅을 몰수하였다. 이스라엘 정부는 물 공급을 제한하여 다헐 가족의 포도원 농사를 짓지 못하게 한다. 또한 Gush Emunim같은 과격 우파 유대교 단체들은 이스라엘 정부와 시오니즘 단체의 공식적인 후원을 받고 다할의 포도원 같은 팔레스타인의 소유물과 농경지를 몰수하려고 한다. 한편, 다할 가족은 지금도 그들의 땅을 지키기 위해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 팔레스타인들에게는 땅을 팔거나 포기하는 것은 조상을 배신하는 것이다. 구약성서 열왕기상 21장 나봇의 포도원을 떠 올리게 된다. 라헵은 이스라엘 정부가 가나안 풍요의 신 바알을 섬기는 이세벨의 정책이 아니라, 약자를 보호하고 조상의 땅을 지키는 예언자 엘리야의 음성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권고한다.

라헵의 책은 마하트마 간디나 마틴 루터 킹 목사와 마찬가지고, 억압에 대항하는 방법을 예수님의 산상수훈(마태복음 5-7장)에서 가져온다. “평화를 일구는 자는 복이 있다”는 말씀은 비폭력의 수단으로 불의에 저항하라는 말씀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마틴 루터 킹 목사의 꿈처럼 “나에게도 꿈이 있다”를 인용하며, “나에게는 벽으로 분리되지 않은 두 민족(유대인과 팔레스타인)이 함께 살아가는 꿈이 있다. 나는 두 민족이 긴밀히 협력하여 각 구성원들이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는 꿈이 있다. 나는 두 민족이 군사력 증가에 힘쓰지 않고 평화와 지속 가능한 경제를 함께 일구는 꿈이 있다.” 라헵은 이 꿈을 두 민족이 함께 꾼다면 꿈의 실현은 멀지 않지만, 그렇지 않다면 두 민족은 악몽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글을 맺는다.

김진양 목사 (연합감리교회 세계선교사, 세계교회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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