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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와 본 성경의 땅
김정호  |  fumc@fumc.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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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년 09월 21일 (목) 01:02:12 [조회수 : 4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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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저도 이스라엘 성지순례(9/6-9/15)를 왔습니다. 인도하는 목사님 말씀이 ‘성지순례’보다 ‘성경의 땅 여행’이라는 말이 적합하다고 하네요. 예수님은 이제 온 세상 예수 믿는 사람들이 있는 곳에 계신 것이지 이스라엘 땅이 뉴욕보다 거룩한 것 아니고 여행하면서 ‘순례’라는 말 정직한 것 아니라고 합니다. 여하튼 저는 목사안수 받은 지 43년 넘어 처음으로 와보니 감사하기만 합니다. 4년전쯤 롱아일랜드에 있는 장로교회 집사님 부부가 후러싱제일교회 담임목사가 성지순례를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기도하는 가운데 하나님이 마음을 주셨다고 하면서 저희 부부가 성지순례 서너 번을 다녀와도 되는 헌금을 하셨습니다. 코로나 사태가 지났으니 빨리 다녀와야겠다고 생각했는데 한 달 전 뉴욕목사회 회장 김홍석 목사님이 성지순례 가는데 재정지원을 요청하기에 나도 못 가봤노라 했더니 마침 두 명 자리가 있다고 해서 참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겨우 이틀 지났지만 왜 성경에서 ‘그늘’이나 ‘피할 곳’에 대한 말이 많은지 알겠습니다. 해가 너무 강하고 덥네요. 나무가 별로 없고 그냥 평지인 데다가 돌이 많습니다. 현재까지 다윗과 골리앗 싸운 곳, 가이사랴, 갈릴리 호수, 마리아수태고지교회 등을 봤습니다. 어디를 가나 거의 모두 성경에 나오는 동네 이름이라는 것이 신기합니다. 그런데 솔직히 예수님 유대 땅에 걸어 다니던 세월이 2,000년 넘었으니, 여기에 예수님 계신다는 그런 생각 없으니 큰 감동이나 그런 건 잘 느끼지는 못하겠습니다. 그러나 성경을 이해하고 예수님 말씀 뜻을 헤아리는 데 도움이 됩니다. 정말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라고 했지만 수고하고 땀 흘리지 않으면 먹고 살기 어려운 땅입니다. 믿음 아니면 볼 수 없는 하나님 약속이 담겨있다는 것이 무엇인지 어렴풋이 깨닫게 됩니다. 이제 겨우 이틀이니 앞으로 남은 5일 더 보고 다니면 많이 깨닫고 느끼는 것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유대 광야에 한번 가고 싶었습니다. 몇 년 전 아프가니스탄 한국대사를 지내신 이자형 대사께서 이스라엘 영사로 있을 때 유대 광야에 나가면 온몸으로 느껴지는 거룩한 감동이 있다고 하면서 이스라엘에 다시 가게 되면 저를 초청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스라엘이 아니라 아프가니스탄으로 가게 되어 초청할 수 있는 나라가 아니라 미안하다고 했었습니다. 그래도 저에게 꼭 유대 광야에 가봐야 한다고 했는데 이제 말만 들었던 유대 광야에 가보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는 제 인생에서 괜한 잘난 체하다가 손해 본 일들이 몇 가지 있는데 그중 하나가 성지순례 못 간 것입니다. 남들 성지순례 간다고 하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갈등 문제 이야기하면서 나는 상업화된 성지순례 안가고 팔레스타인 인권을 다루는 정의 평화 순례 가겠다고 했는데 그것도 한번 못했습니다. “연극 끝나고 아무도 없는 연극 무대 구경 뭐 하러 가요”라고 후배가 한마디 했는데 그 말이 그럴듯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성경의 땅을 한 번도 밟아보지 못하고 성경 이야기하는 것이 좀 민망했습니다. 성지순례도 가보지 못한 목사가 설교하는 것은 뭘 제대로 모르면서 하는 것이라고 누가 말을 하는데 기분 나빴지만 한 번이라도 다녀와야 가오가 서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빠르게 세월이 흘러서 이러다가 은퇴하기 전 성지순례 한 번도 못 가는 것 아닌가 했는데 이번에 가게 되어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무엇보다 한어회중 창립 50주년을 앞두고 성지순례 가자는 제안이 나와서 목사인 내가 먼저 답사 차원에서 다녀와야겠다고 마음 먹고 있었는데 드디어 이루어졌습니다.

언제부터인지 나도 이제 은퇴가 많이 남지 않은 나이가 되었으니,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들은 하면 좋겠다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영국 요한 웨슬리 감리교 역사의 현장, 독일 마틴 루터 종교 개혁지, 사도 바울 선교지 순례 등 이런저런 연합회에서 다른 목사들 여행갈 때 재정지원은 열심히 했는데 정작 나 자신은 못 가본 것 후회가 좀 됩니다. 그러나 솔직한 말씀 드리면 부흥회 가는 일 아니면 본 교회에서 주일을 지켜야 한다는 원칙이 있었기에 주일을 빠지는 휴가는 물론 여행을 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캄보디아, 라오스, 카자흐스탄, 온두라스, 아이티와 같은 선교지 방문은 해도 유명한 관광지에 가는 일은 한두 번 목회자 세미나 인도하러 다녀온 것 외에는 없었습니다. 여하튼 이런 구구한 말 늘어놓는 것은 이번 성지순례 좋은 곳에 저만 와서 교인 여러분께 미안해서 입니다. 잘 다녀오겠습니다. 그리고 여러분 무척 감사합니다.

김정호/후러싱제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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