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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와 카레, 여주 인도카레
임석한  |  skygrac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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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년 08월 29일 (화) 23:52:42
최종편집 : 2023년 08월 29일 (화) 23:57:00 [조회수 : 28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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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curry)라고 부르는 음식은 15세기에서 17세기 무렵 향신료를 찾아 인도 남서부 해안에 진출한 네덜란드와 포르투갈 사람들이, 인도 남부지방에서 마살라(Masala)라는 혼합된 향신료가루를 지칭할 때 사용하는 ‘까리뽀디(kari podi)’, 혹은 요거트와 병아리 콩을 기본으로 진하게 끓여 만든 국물 요리인 ‘까르히(karhi)’를 ‘커리’라고 통칭해 기록한 데서 유래됐다. 이후 인도를 식민 지배했던 영국인들이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노란색 심황(강황)가루, 후추, 생강, 고추 등과 같은 기본 향신료와 양파, 토마토 등을 채소와 고기에 넣고 끓인 대부분의 국물 요리를 ‘커리’라고 부르게 되었다. 

18세기 영국의 C&B(크로스 앤 블랙웰)사가 영국인의 입맛에 맞게 각종 향신료를 조합한 ‘C&B 커리 파우더’를 상품화하면서 오늘날 우리에게 익숙한 커리의 맛이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했고, 남아프리카 공화국, 싱가포르 등 영국 식민지 국가에 계약 노동자로 건너간 수많은 인도계 이민자들에 의해서 인도 향신료와 음식은 세계적으로 퍼지게 되었다. 

이처럼 인도에서 시작되어 영국에서 대중화된 커리는 우리나라에서 ‘카레’라는 이름으로 불리어진다. 커리를 ‘카레’로 둔갑시킨 것은 일본이다. 일본은 인도나 영국만큼 카레를 좋아한다. 일본 어린이들이 급식으로 좋아하는 음식 3위가 카레일 정도이다. 19세기 메이지유신 무렵 일본해군은 가나가와 현의 요코스카 항에 정박해 있던 영국 왕립 해군을 통해 커리라는 음식을 접하게 되었다. 커리는 영국 해군의 남성미를 상징하는 건강식품으로 일본에 알려졌고 일본 해군의 공식 메뉴로 지정되기도 했다. 이후 전역한 군인들이 요코스카 군항 근처 및 고향에서 커리집을 차리면서 일본전역으로 퍼저나가게 되었다. 커리는 일본인들의 입맛에 맞게 조리법도 바뀌었는데, 기존 영국식 커리 파우더에 밀가루와 버터를 1;1로 볶아 만든 ‘루’를 사용해 더욱 걸쭉하게 만들어내었고, 이름도 커리의 일본식 발음인 카레로 이름이 바뀌게 되었다. 커리보다 걸죽해진 카레를 밥에 올린 일본음식이 ‘카레라이스’이다

카레는 일제강점기 시절에 우리나라에 들어왔다. 개항장의 일본인 거류지를 중심으로 카레 요리를 파는 서양식 식당이 운영되면서 카레가 전해지게 된 것이다. 일본에게 전해 받았기에 우리나라에서는 ‘커리’보다는 ‘카레’라는 표현이 더 익숙해졌다. 커리와 카레는 별개의 음식이라고 할 수 있다. 커리는 카레에 비해 상대적으로 묽고, 카레는 ‘루’를 넣어 더욱 걸쭉하다. 이처럼 커리와 카레는 다른 음식이지만 그 뿌리는 인도의 커리에 있다.

   
 

경기도 여주에는 정통인도카레집이 있다. 오래전에 지인의 소개로 꼭 한번 가봐야겠다고 생각했던 곳인데 오늘 선배목사님을 모시고 방문하게 되었다. ‘이런 시골에 정통인도카레가 있다고?’하며 의아함이 생길 정도로 인도카레와어울리지 않은 시골마을 한가운데 식당이 있다. 인도카레라는 현수막이 붙어있지 않았다면 이곳은 누가 봐도 가정집이다. 주차장에는 차가 2대정도 주차할 공간이 있고 집 주변에는 예쁜 꽃들과 풀들이 꾸민 듯 꾸미지 않은 듯 피어있다. 친근하게 인도카레라고 매직으로 쓰여 있는 문을 열고 들어서니 테이블 여섯 개가 놓여있고 위에는 접시와 컵이 잘 정돈되어 있다. 벽면에는 인도특유의 그림들이 걸려있고, TV에는 인도영화가 틀어져 있다. 소박한 인도의 시골식당에 온 듯 한 느낌이다. 

한쪽 벽면에 메뉴가 붙어있다. 커리는 버섯, 먹물오징어, 치킨, 새우, 양고기, 이베리코포크, 소고기, 아귀, 이렇게 7가지 종류이고. 음료는 콜드브루 커피와 모히또, 에이드와 라씨(인도정통음료)가 있었다. 우리는 출발하기 전 전화로 소고기커리 2인분을 예약했었다. 소고기커리는 1인당 15,000원으로 두 사람이 먹어도 30,000원이다. 전에 가보았던 고급스런 인도카레집은 1인당 24000원인데 비해서 이 집은 2명이 가도 28000원에서 30,000원이면 충분한 식사를 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아귀카레가 생소해서 어떻게 생선 아귀로 커리를 만드느냐고 사장님께 물으니 인도에서는 갈치나 아귀 등 모든 바다생선과 민물생선을 사용하여 커리를 만든다고 한다.

드디어 음식이 나왔다. 소고기커리와 난(납작빵), 샐러드와 강황밥, 빨간색 무피클이 전부다. 보통 다른 프랜차이즈 커리집은 다양한 종류의 샐러드도 팔고 난도 갈릭, 버터, 허니버터, 먹물 등 난의 종류가 다양한데 이곳은 다양한 커리에 집중한 대신 나머지는 딱 한 가지 종류로 통일했다. 

새콤달콤 상큼한 소스가 뿌려진 샐러드는 아주 신선했다. 커리는 아주 자극적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한 번도 맛보지 못한 깊은 맛이 난다. 커리는 21가지 향신료를 배합해서 만든다고 한다. 이렇게 여러 가지 향신료를 조합해서 만들어 파는 카레집이 또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소고기커리안에 소고기도 충분히 들어있고 카레 양도 충분해서 푸짐하게 먹을 수 있다. 강황을 넣어 만든 노란색 밥은 아주 담백하다. 인도에서는 찰기 없는 인도쌀을 사용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여 품질 좋은 여주 쌀을 사용한단다. 갓 구워져서 뜨끈뜨끈한 난은 부드러우면서도 쫄깃쫄깃하고 바삭함이 조화를 이룬다. 정말 인도가정집에서 먹는 난이 이런 느낌일 것 같다. 난을 추가로 주문하려면 하나에 2000원이다. 난은 원래 탄두르(원통형의 점토로 만든 항아리 가마)화덕에 넣어 벽에 붙여 만들어야 하지만 탄두르가마는 480도의 고온을 유지하기 위해 24시간 숯불로 유지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기에 인도에서 사용하고 있는 전용직화오븐을 구입하셨다고 한다. 사장님께서는 난에 샐러드와 커리를 같이 얹어 먹는 것을 추천하셨다. 

어떻게 해서 이 시골에서 카레 집을 여실 생각을 하셨냐고 사장님께 여쭤보았다. 자신도 이곳은 청국장집이나 두부집같은 한국음식들이 어울릴 것으로 생각을 하여 각 음식들을 만들어 시식회도 했지만 그 음식들은 MSG를 넣지 않으면 맛이 없었고 사람들의 반응도 MSG를 넣은 것과 넣지 않은 것에 사람들의 반응이 완전히 달랐다고 한다. MSG가 나빠서가 아니라 자신이 먹지 않는 재료를 넣어서 음식을 만들어 팔 수 없다고 생각해서 오래전 인도에서 공부할 때 배운 커리음식을 팔기로 결정했다고 한다(사장님은 인도에서 아유르베다라는 인도의 전통의학을 공부하셨다).

인도 가정집에서 먹는 정통커리를 맛보길 원하시는 분이라면 꼭 한번 가볼만한 집이다. 모르는 사람은 절대 찾아갈 수 없는 곳이지만 한번 방문한 사람은 반드시 단골집이 되는 여주 인도카레집은 사람을 생각하는 주인장의 철학이 담겨있는 음식점이다. 

여주인도카레
경기도 여주시 능서면 새미실2길 40
010-9285-3508
방문 2시간 전에 예약은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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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 (125.128.68.152)
2023-09-11 16:30:26
난의 크기가 대단하네요
꼭 가보고 싶은 곳입니다. 귀한 정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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