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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문시장은 나의 Shopping Mall
한때는 동대문시장이 나의 Shopping Mall이었던 것이
성남시로 이사온 후로는 나의 단골시장으로 바뀌었다.
눈 감고도 찾아갈 수 있는 가게들이다.
바지는 어디서 사고, 내복은 어느 집이며
우리 손녀들 내의와 머리핀은 저쪽에서 사고 어쩌고...
시장에 들어서면 망설임없이 척척 걸을 수 있는 곳이
남대문시장
오늘 마음이 내키는대로 남대문시장으로 갔다.
오늘이 토요일이라서 그런지
지하철도 만원이고, 시장도 북새통이다.
이 중에 떨이의 음성이 사람을 모으는데
가까이 가봐도 별 신통한 물건이 아닌데도
모여드는 사람을 보면 귀신에 홀린 것 같다.
그럴 것이 나도 한때는 귀신에 홀려서 사가지고 온 물건을
집에 와서 후회하고 결국은 버린 일이 있으니 말이다.
설날이 한 달 남은 요즘
시장이라도 북적대야 사람 사는 맛이 나니 보기 좋다.
양말가게 앞에서 주춤하고 있었더니
주인 아저씨 친절하게 상대해주니 기분이 좋고
손녀의 양말을 사고, 머리핀을 사느라
이리 살피고 저리 살피느라 피로한데 배까지
고파오고....
시장 한 가운데에 외국인을 위한 오두막집이 있다.
내국인은 삼가달라고 써놓은 글귀가 있음에도
사람들은 다리를 쉬고 있는 건
피로에는 內外人이 따로 없기 때문일 테지만
그래도 나는 참고는 사진 찍는 것으로 마쳤다.
피로는 고사하고
설상가상, 배가 고파오니 참을 수 없다.
새로나 백화점 뒷문의 호떡장사 생각이 나서 가보니
과연, 그 자리에 그대로 호떡장사가 있다.
반가웠다.
점심시간이 지난 뒤인데도 사람은 그치지 않는다.
정말 맛있다. 호떡 두 개(1000원)에 커피 한잔(500원)을 곁들이니
훌륭한 점심이 되었다.
오늘의 호떡은 공짜로 먹는 셈...
버스를 타지 않고 지하철을 탔으니 그만큼
교통비가 절약되고 그 돈으로 점심을 때운 셈이니까.
호떡은 그래서였을까 더 맛있었다.
몇 가지 되지 않는 물건을 산다는 핑계로
오늘도 서너 시간을 길에 뿌렸으니 참....
피로하지만 그래도 즐거웠던 하루였다.
간혹 오른쪽 허리가 아파오지만
피로하지 않으면 아프지도 않는 터라
적당히 피로하고, 적당히 욕심내면 되겠다.
지금쯤 시장통은 불 밝히고 저녁장사를 하고 있겠지.
하루의 벌이를 셈하면서 가족과 함께할 그들의 미소가 떠오른다.
나는 내 작은 사랑의 선물을 받고
기뻐할 손녀의 얼굴을 떠올리고....
내일도 죄 짓지 말고 열심히 살 일이다.
알게 모르게 지은 죄는 그대 진지한 기도 속에서 녹고
내일의 희망은 그대 따뜻한 미소로 피어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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