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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머리 요법히말라
이강무  |  lkmlhw@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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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년 08월 22일 (화) 18:47:47
최종편집 : 2023년 08월 23일 (수) 05:01:02 [조회수 : 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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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말라야 베이스 캠프

2023년 7월 11일 화요일

 

*고도 : 해발 2,100미터

*날씨 : 대체로 맑음

*온도 : 15.5

*습도 : 92

*기압 : 1010Hpa

*편안한 정도 지수 : 80

*주소 : 초탕 빌리지, 차리곳 타운, 비모쇼어 읍

(Chothang, Charikot, Bhimoshwor Municipality, Dolakha, Bagmati Province, Nepal)

 

5일, 수요일 밤 8시 30분 카투만두 공항에 도착하다. 삭티목사가 타멜거리 지역에 예약해 둔 호텔에서 그와 함께 2박하고 쉬며 해발 1,200미터의 카투만두 현지 기압에 적응하며 고산으로 떠날 준비를 하다. 7일, 금요일 아침 9시, 베이스캠프가 있는 해발 2,100미터 지역 저리곳 타운을 향하여 떠나다. 약 5시간 걸려 저리곳(Charikot, Dolakha, Bagmati Province)읍 초탕(Chothang)마을 산속에 자리 잡은 삭티목사의 고아원 겸 선교센터에 도착하여 여장을 풀고 피곤하여 바로 자다. 다음 날, 8일 토요일 오전 예배에 참석하다. 이곳 네팔은 토요일이 쉬는 날이고 일요일부터 업무가 시작되어 모든 교회는 토요일에 예배를 드린다. 쉴 틈도 없이 다음날인 일요일부터 삭티목사가 예약해 둔 환자를 받다.

 

11일 화요일, 오전 치유사역을 막 실시하려는 중인데 접수원 비놋(Binod)의 발가락 사이에서 피가 철철 흐른다. 거머리가 사람 냄새를 맡고 실내까지 침투한 것이다. 이곳은 숲속이라 그런지 거머리가 많다. 그것도 사람의 피를 빨아먹는 식인 거머리다. 나무에 붙어 있던 거머리가 사람이 지나가면 사람 냄새를 맡고 사람에게 뛰어내려 옷 속으로 파고 들어가 피를 빨아먹는 경우가 종종 있다. 13년 전에 랑탕계곡을 오르다 당시 12세였던 어린 광이가 거머리에게 물려서 모두 당황했던 적이 생각난다. 비놋의 발가락 사이에서 피가 줄줄 흘러내려 그가 아파할 줄 알았더니 전혀 반대다. 이들은 거머리에게 물리면 몸속의 나쁜 독을 빨아내게 되므로 오히려 건강에 이롭단다. 아파하기는커녕 매우 좋은 테라피 효과가 있다며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이다. 실제로 과학적으로 맞는 말인지 모르겠다. 아마 거머리에게 자주 물리는 산 사람들이 서로 위로하는 차원에서 생겨난 오래전부터 내려온 민속적 덕담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혹시나 하여 구글과 네이버를 조회 해 보니 실제로 거머리를 가지고 치료하는 거머리 요법이 있다. 이들의 전통적인 요법이 소문이 나 외국에서도 이들의 거머리를 수입해 치료하고 있었다.

 

오후 치료를 마치고 너무 피곤해서 침대에 쓰러졌다가 저녁도 먹지 못하고 잠이 깨어 일어나니 새벽 1시 30분이다. 환자를 하루에 5명씩만 받자고 했더니 싹티(Shakti)목사가 욕심을 내 7명씩 받는 바람에 너무 힘들다. 접수한 환자만 7명이지 각 환자들이 슬금슬금 데리고 온 사람들까지 합하면 그 배도 넘다. 피곤하긴 해도 이들의 건강이 개선되고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마음은 행복하다. 이곳은 자연환경이 좋아서 그런가? 거의 모든 사람의 질환이 가벼운 외과적 증세뿐이다. 심각한 내적인 병은 없고 환자 상담 차트를 보면 거의 모두가 무릎 허리 목 다리 손목 등 신경 외과적 질환이다. 다행히도 이런 신경 외과적 질환에는 침과 뜸이 최고다. 필자는 고등학교 시절 유도를 하다가 왼쪽 무릎의 슬개골에 금이 간 것을 그 당시 일찍 치료받지 못하여 30여 년 동안 심한 고통으로 정형외과 등을 다니며 많은 고생을 한 적이 있다. 그러다 인생 늦게서야 구당 선생님에게 침과 뜸의 치료 혈자리를 배우고 몇 주간 꾸준히 침과 뜸을 받은 후부터는 그렇게 오랫동안 아프던 무릎 통이 신기하게 사라져 지금 나의 나이 만 71세까지 거뜬히 잘 걸으며 이렇게 먼 히말라야 중턱까지 치유선교사역을 오게 되었다.

 

그동안 나의 경험으로 미루어 볼 때 이곳 사람들의 신경 외과적 질환은 침뜸으로 치료하기에 매우 적합한 질환이다. 자신감이 생긴다. 환자들도 물론 즉시 호전반응을 느끼며 좋아한다. 이런 환자들은 내 경험으로 봐선 약이나 주사만으로 치료할 수 없다. 그리고 약이나 주사로 치료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하루 먹고 살기도 힘든 사람들이 병원에 갈 형편이 못 된다. 병원에 가려면 먼 산길을 걸어 내려가 버스를 타고 몇 시간 가야 하는데 그런 수고를 하는 것보다는 그냥 아프게 지내는 편이 이들에겐 더 편하다. 그래서 위에 계신 분이 당신의 신음하는 피조물들을 불쌍히 여겨 나를 이렇게 멀고 깊은 산악지역에까지 급파하신 모양이다.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 할지라도 그 걸음을 인도하는 자는 여호와시니라.(잠16:9)는 말씀을 자주 선교현장에서 체험한다. 내가 이렇게 깊은 오지까지 오리라곤 미처 생각 못한 일이다.

 

거실에서 새벽 일찍 내가 움직이는 소리에 오늘 밤 담당 봉사자가 잠이 깨어 올라와 짜이를 타 드릴까 물어본다. 머리를 질끈 동여맸기에 왜 그러나 물어보니 골이 아프다고 하여 백회에 침을 하나 꽂아 주다. 잠시 후 그분이 타 온 짜이를 마시니 온기가 돌아 등골에 땀이 흐른다. 추워서 입고 있던 오리털 패딩을 벗다.

 

문제는 삭티목사 부인이다. 그분은 다른 환자들과 달리 특이한 병에 걸렸다. 그 부인은 15년 동안 자가면역질환(Autoimmune Disease)에 시달리고 있단다. 자가면역질환은 정상적인 신체 구성 요소에 대한 비정상적인 면역 반응이 염증, 세포 손상 등을 일으킬 때 발생한다. 자가 면역 반응이 표적으로 하는 구성 성분을 자가 항원이라고 한다. 자가 면역 반응은 전신에 나타나거나 조직 또는 장기에 나타날 수 있으며 급성 또는 만성일 수 있다. 삭티 부인에게 나타나는 증세는 ‘전신성 홍반성 루푸스’이다. 하여 다리 부분에 홍반이 나타나고 자주 피곤하여 조금이라도 힘든 일은 하지 못하는 상태다. 병원에서 10년 정도 살 수 있다고 하였는데 하나님의 은혜로 지금까지 15년 동안 생명을 유지하는 상태란다. 그러나 오랫동안 많은 약을 복용하여 신장이 많이 상하였고 어쩌면 머지않아 신장투석을 해야 할 지경이란다. 그럼에도 그녀의 외모는 환자 같지 않다. 정상인과 다름없는 모습이다. 걷기도 하고 집안일 정도는 할 수 있다.

 

이번에 나의 큰 관심은 그녀의 ‘자가면역질환’을 치유하는 것이다. 하여 매일 환자를 치료하고 시간이 날 때마다 나 스스로 틈틈이 공부하고 연구하며 현대의학으로 고치지 못하는 그녀의 질환을 전인치유적 자연면역요법으로 치유하기 위하여 연구하고 기도하고 있다. 자가면역질환자의 몸과 신경은 매우 예민하여 침이나 뜸을 함부로 쓸 수 없다. 일반 환자들에게 보통 호침을 30개 정도 사용하는데 그녀에겐 4개만 유침하고 상태를 살펴보았다. 다리 부분엔 침을 놓지 않았는데도 침을 맞는 동안 종아리가 아프다고 하다. 다음날 어떤 반응 있을까 궁금해하였더니 하루 지나더니 매우 밝은 표정으로 아프던 곳이 안 아프고 좋다고 하다. 오늘은 백회에 침을 하나만 놓아주고 반응을 살폈다. 아프지 않다고 하다. 내일 어떻게 변하는지 보아야겠다.

 

내가 백회에 침을 놓은 이유는 자가면역질환을 뇌와 관련된 문제로 보기 때문이다. 부분적으로 전문가인 서양 의학자들은 자가면역질환이 피부에 생기면 피부과에서 치료하고, 장기에 생기면 내과나 외과적 수술을 생각한다. 그러나 사람의 육체를 구성하는 오장육부를 유기적이며 통전적인 시각에서 바라보는 동양의학적 입장에서는 자가면역질환이 근본적으로 뇌의 교란 때문에 생기는 것으로 보기에 백회에 침을 놓은 것이다. 백회는 몸속의 12경락을 흐르는 혈자리 중에 100개의 혈이 집중되는 종합적이며 몸 전체를 통제하는 중앙통제소 역할을 하는 혈 자리이기 때문에 그곳에 자침하여 매우 민감한 자가면역질환 환자의 몸에 어떤 반응이 일어나는가 살펴보기 위해서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민감한 환자를 테스트해 보기 위한 나의 첫 번째 임상실험이고 점차 여러 가지 치료 혈 자리를 연구하고 개발할 것이다. 아침이 되면 많은 환자가 밀려올 것인데 이제 좀 누워 쉬어야겠다. 아직 새벽이 오려면 아직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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