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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개정위원회, 제정신인가?
박경양  |  kmpeace@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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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년 08월 02일 (수) 17:34:35
최종편집 : 2023년 08월 02일 (수) 17:34:42 [조회수 :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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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개정위원회, 제정신인가?

종을 처음 만들 때, 뿔이 곧고 잘생긴 소의 피를 종에 바르고 제사를 지내는 풍습이 있던 시절에 중국의 한 농부가 제사에 사용할 소의 삐뚤어져 있는 뿔을 바로잡으려고 팽팽하게 뿔을 동여맸는데 뿔이 뿌리째 빠져서 소가 죽었습니다. 이를 가리켜 교각살우(橋角殺牛)라고 합니다. 즉 “소의 뿔을 고치려다 소를 죽인다”는 뜻입니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草家三間) 다 태운다.”는 우리 속담도 이와 비슷한 의미입니다. 잘못을 바로잡으려다가 오히려 더 나쁘게 된다는 뜻의 교왕과직(矯枉過直), 작은 것을 탐하다가 큰 손실을 본다는 뜻의 소탐대실(小貪大失)도 비슷한 의미입니다.

최근 장정개정위원회가 이와 비슷한 짓을 저지르고 있는 모양입니다. 그동안 감리회는 총회 또는 연회실행부위원회, 감독회장이나 감독 혹은 평신도 단체 임원회나 단체장들의 결정으로 교회연합운동에 필요한 다양한 외부단체나 모임에 자유롭게 참여해 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장정개정위원회는 감리회가 외부단체 가입과 탈퇴는 총회실행부위원회원의 청원을 받아 총회에서 그 여부를 결의하고, 10년마다 재가입을 결의하도록 하되, 총회는 이것을 감독회장이나 총회실행부위원회에 위임할 수 없다는 의회법 개정안을 상정해 심의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이 개정안을 제출한 이들은 아마도 감리회의 NCCK 탈퇴를 염두에 두고 이런 제안을 한 모양입니다. 하지만 이들은 자신들의 행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또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를 알지 못한 채 어린아이 불장난하듯 일을 저지르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선 이들이 ‘감리회’가 뜻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지 못하는 듯합니다. 감리회는 본래 연결주의(connectionalism)에 기초한 교회입니다. 연결주의는 감리교회는 어느 곳에 있든지 서로 연결되어 있는 하나의 교회이고 그런 의미에서 개교회 중심주의는 있을 수 없습니다. 개체교회가 교회가 총회와 연회 및 지방 분담금 내고, 감독이 목사를 파송하고, 건물이나 토지를 유지재단 명의로 등기하게 하는 것은 모두 감리회가 연결주의에 기초한 교회이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감리회에서 총회와 연회 그리고 지방회와 개체교회는 분리되지 않는 하나인 것입니다. 감리회는 총회만이 아니라 연회와 지방회와 개체교회가 하는 일은 모두 감리회가 하는 일이라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이들이 주장하는 대로 감리회가 외부단체에 가입하거나 탈퇴할 경우 총회실행부위원회원의 가입 또는 탈퇴 청원을 받아 총회에서 가입 또는 탈퇴 여부를 결의하고, 10년마다 재가입을 결의하도록 하되, 총회는 이것을 감독회장이나 총회실행부위원회에 위임할 수 없다고 못 박은 의회법 개정안을 상정해 심의하지 못하게 한다면, 총회는 물론 연회, 지방회, 교회, 개체교회, 평신도 단체 등 감리회 안에 있는 모든 조직이 감리회 외의 단체에 참여하거나 가입하려면 총회의 의결을 받아야 합니다. 따라서 이들의 주장은 감리회가 연결주의에 기초한 교회임을 부정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또 이들의 주장은 감리회 신자들이 고백하는 사도신경에 반합니다. 감리회는 사도신경을 통해 ‘거룩한 공회’ 즉 ‘거룩한 공교회’를 믿는다고 고백합니다. <사도신경 재번역 위원회>는 이전의 ‘거룩한 공회’를 ‘거룩한 공교회’로 번역하면서 ‘거룩한 공교회는 보편적 교회(catholic church, universal church)를 말한다.’고 해설했습니다. 그리고 ‘카톨릭(Catholic)’은 ‘보편적인, 우주적인’이라는 뜻입니다. 따라서 신자가 ‘거룩한 공교회’를 믿는다는 고백은, 교회는 그리스도를 머리로 교회는 거룩한 공동체이며, 모든 교회는 보편적이고 우주적인 동일한 공동체임을 믿는다는 고백입니다. 따라서 ‘거룩한 공교회’를 믿는다는 고백은 배교했거나, 이단이거나, 진리에서 떨어진 교회를 제외하면 전 세계에 산재한 모든 교회는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한 하나의 몸을 이루는 지체임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감리회가 한국교회의 다른 교단과 당연히 연합하고, 미자립교회를 도와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런데 ‘거룩한 공교회’를 믿는다고 고백하는 감리회가 같은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는 다른 교회와 연합하는데 총회의 의결을 받아야 하고, 계속 연합해야 하는지를 10년마다 다시 결정해야 한다는 말은 마치 형제가 형제와 연합하는데 종친회의 결의를 받아야 한다는 말과 다르지 않습니다. 이것이 형제와의 연합을 금하거나 어렵게 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이것은 ‘신천지’의 이만희나 ‘JMS’의 정명석이 신자들에게 부모와 형제와의 만남을 금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이들이 원하는 대로 이 장정개정안이 의결되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요? 한국교회의 연합운동은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그리고 감리회는 필요할 때마다 다양한 부문의 단체나 위원회에 총회, 연회, 지방회, 개체교회 등 다양한 단위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참여해 왔습니다. 앞으로도 긴급한 사회문제나 교회 내의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총회와 연회, 지방회와 개체교회 차원에서 타 교단 혹은 교회와 연대하기 위한 단체나 대책위원회 등이 구성될 필요는 언제나 있을 수 있습니다. 홀로 해결할 수 없는 긴급한 재난이나, 한국교회 전체가 힘을 모아야 할 사회적 위기가 갑자기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이들이 제안하는 법률 조항이 신설되면 감리회가 이들 단체나 위원회에 참가하려면 임시총회를 개최하거나 정기총회가 개최될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또 감리회는 총회가 의결하기 전까지는 한국교회가 함께 참여하는 단체나 대책위원회를 만들자는 어떤 제안도 다른 교단에 할 수 없습니다. 가입조차 총회의 의결을 받아야 하는데 단체나 대책위원회를 만드는 것은 총회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은 있을 수 없습니다. 감리회가 만들었기 때문에 이런 경우는 가입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논리로 이런 문제 제기를 피하려 한다면 감리회가 주도해서 만든 NCCK 탈퇴를 운운하는 자체가 문제입니다.

또 이 제안은 감리회가 한국교회에서 스스로 고립을 자초하는 일로 “자신의 밧줄로 자신을 묶는다.”는 자승자박과 다름없는 어리석은 짓입니다. 감리회는 교리적선언에서 “우리 교회의 회원이 되어 우리와 단합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아무 교리적 시험을 강요하지 않는다, 우리의 중요한 요구는 예수 그리스도께 충성함과 그를 따르려고 결심하는 것이다.”라고 선언했습니다. 1930년 12월 2일에 열린 기독교대한감리회 창립총회에서 설립 전권위원장인 웰치 감독은 새로 창립되는 기독교대한감리회는 진정한 기독교회, 진정한 감리교회, 진정한 한국교회가 되는 것이 목적이라며 “진정 감리교회는 진보적이므로 생명이 있는 이의 특색을 가졌으니 곧 그 시대와 지방을 따라 자라기도 하며 변하기도 할 것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렇듯 기독교대한감리회는 열린교회입니다. 하지만 이들이 제안한 장정개정안은 한국교회에서 가장 열려있는 감리회를 닫힌 교회로 전락시킬 위험이 있고, 감리회를 고립시켜 감리회의 발전을 저해할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이 장정개정안을 제안하는 이들이 장정개정위원회 위원으로 일하고 있다는 자체가 감리회 신자이자 목사의 한 사람으로 창피하고 한심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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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환 (211.54.116.232)
2023-08-03 06:32:08
연결주의(connectionalism)를 강조한다면, 장개위의 추진방향이 옳다. 다만, 장개위가 숨도 제대로 못 쉬게 할 정도의 강한 입법을 추진하는 듯하다
연결주의를 강조한다면 集團主義(全體主義가 아닌)로 가야한다. 가령 NCCK와 유사한 상부단체 가입에 일부 개교회는 찬성하고, 일부 개교회는 반대한다면 다수결에 의해 결정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일부 개교회가 아무런 상의도 없이 자기 멋대로 불쑥 NCCK와 유사한 상부단체에 가입한 후 배째라! 하고 버티고, 이에 반대하는 일부 개교회는 찍소리도 하지 못한 상태로 그들 역시 그들과 전혀 뜻을 같이 할 수 없는 NCCK와 유사한 상부단체에 무조건 가입된 걸로 간주되어 <감리회>가 너희들 호주머니 속의 공깃돌이냐? 라며 반발하게 된다.

이런 불합리한 상태를 개선 해보고자 장개위가 입법을 추진하는 걸로 보여서 그 취지는 충분히 공감한다. 이 방향이 옳다. 그런데 그 立法强度가 너무 세다. 일부 개교회의 외부단체 가입, 탈퇴여부에 대해 감독회의이나 실행위에서 일단 가입 또는 탈퇴를 결정할 수는 있되 최종결정권은 총회가 가지는 식으로 등으로 절충하는 방안을 연구해보는 게 어떻겠는가?

결론은 일부 개교회가 자기 마음대로 <감리회> 간판을 도용하는 걸 막겠다는 취지에는 공감하나 立法强度에 대해서는 좀 더 연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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