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을목회와 사회연대경제”를 주제로 강의한 임종한 교수(약대교회 장로, 인하대의대 보건대학원장, 한국의료사협연합회장)

한국서번트리더십훈련원(대표 유성준교수)의 핵심사역인 수도권 서번트리더십학교(대표 안세기 목사) 가 17일 오전 인천 주안의 새빛감리교회(안세기 목사)에서 임종한 교수(인하대 의대)를 초청해 “마을목회와 사회연대경제”를 주제로 공개강좌를 진행됐다.

유성준 훈련원장은 임종한 교수를 소개하면서 “장로님이시고 또 의사이신데 지역의 여러 현안들을 분석하고 자신의 전문성을 가지고 그들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 그 구조를 만드는 일의 전문가”라고 했다.

임종한 교수(약대교회 장로, 인하대의대 보건대학원장, 한국의료사협연합회장)는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의료사협)에서 지역사회를 위해 주민자치, 건강자치의 새로운 장을 만들어 온 경험을 바탕으로 교회가 창조질서의 회복과 생명가치의 보존, 초대교회 공동체의 나눔과 섬김의 실천, 온전한 인간회복을 이뤄가는 희년 사상 등에 기반한 협동조합 운동을 통해 새로운 공동체적 마을을 만들어 나갈 것을 제안했다.

위기의 한국사회

임 교수는 먼저 위기에 선 한국사회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열거했다. 2030년 65이상 노인이 전체인구의 24%이상을 차지하는 초고령사회 진입을 목전에 두고 한국은 향후 사회 양극화와 저출산 초고령사회화, 일차의료의 붕괴, 지역공동체의 약화 등으로 건강불평등 심화, 만성질환 급증, 의료비 폭등으로 재앙과도 같은 일들이 우리 사회에서 벌어질 수도 있음을 경고했다.

이미 코로나19를 경험하면서 코로나 사망률이 2.4%였는데 비해 고령층의 사망률이 20%에 이르렀던 것은 고령사회가 사회의 그늘에 있으며 이는 빈곤에서 기인된다고도 했다. 한국은 상위 10%가 소득의 50%를 차지하고 나머지 90%가 50%를 나누는 최악의 소득불평등 국가(부동산의 경우 상위 10%가 95%를 차지)로서 소득불평등은 교육불평등, 건강불평등을 낳게 되는데 노인층에서 그 폐혜가 더 두드러진다며 노인문제에 특별한 관심을 보였다.

현재 한국의 노인비율 20%(1천만명)중 44%(440만명)가 빈곤층으로서 OECD국가 중 최악국가군(아래 표 참조)에 속하는데 인구의 40%(2천만명)가 65세 이상 노인들이 차지하게 될 2050년에는 현재 비율만으로도 880만명이 빈곤과 질병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는 의미이다. 치매노인만 현재 100만명인데 2050년에 200만 명이 되면 이들을 어떻게 돌볼 것인가.

사회보장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가

의사인 임 교수는 특히 질병과 관련해 한국의 현실을 덧붙였다. 고혈압 유병자(1100만명) 중에서 조절하고 사는 사람은 50%미만이고, 당뇨를 조절하며 사는 사람은 26.8%로서 현저히 낮은 고혈압 조절율을 보이는데 한국에서는 “한국은 아파도 쉴 수가 없다”고 했다. 그 이유를 한국의 미비한 사회보장시스템에서 찾았다.

외국은 아플 때나 출산 등으로 휴가를 얻어도 급여의 70%를 받으며 쉴 수 있지만 한국은 그렇지 못하고, 한국의 의료보험제도가 잘 구비되어 있는 것 같지만 건강보험을 통해 지원되는 부분이 총 의료비의 60%로서 유럽의 85~90%에 비해 아직 병원문턱이 높고, 호스피스 서비스, 장기요양 서비스, 자살예방 등 ‘죽음의 질 지표’는 OECD 40개 국가중 32위다. 게다가 자살율은 어떤가. 한국에서 1년에 자살자가 13,500여명이고 자살 시도자는 25만명, 사살을 생각해본 사람은 540만 명이다. 압도적인 세계1위국가이다. 이렇게 일인당 소득이 3만5천불이 넘는 국가치고는 ‘더 나은 삶 지수’가 오히려 후진국 수준인 것은 사회보장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결과라고 임 교수는 지적했다.

임 교수는 의사로서 한국 의료보험 체계의 허점도 짚었다. 의료수가가 낮다 보니 의사는 수가로서 인정이 되는 것만 진료하거나 비급여서비스를 통한 수입확대를 꾀하고 진료를 오래하면 할수록 손해기 때문에 상담을 오래하지 않으려 해서 환자가 의사에게 충분히 설명을 듣지 못하므로 치료가 온전해지지 않게 되는 악순환이 생긴다는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의료부분을 포함해 공공시스템 자체가 한국사회에서 점점 약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료보험은 공적시스템인데 국민 사이에서 내 것이라는 의식이 약해 과하게 청구하거나 낭비해도 된다는 의식이 자리잡고 있어서 결국은 건강보험재정적자, 국민의료비 증가 등을 불러와 공적시스템을 작동하지 않게 하고 이는 경쟁에 의한 시장체제를 가동시켜 소외계층이 더 늘어나게 되는 악순환이 생긴다고 했다. 그러므로 임 교수는 건강보험을 지켜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뿐인가? 전 지구적으로 생태계를 위협하는 지구온난화는 인류를 파멸로 이끌고 있다고 경고했다. 지금 1.5도의 상승으로도 급격한 기후변화가 나타나는데 2100년이 되면 기온상승이 4.7도에 육박해 예측불가능한 기후변화로 인한 생태계 파괴가 우려된다고 했다. 21세기 말에 기후변화로 어류 60%가 서식지에서 생존하기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식품의 보고인 바다가 위기에 빠지게 되면 인류가 영향을 받을 것은 분명하다는 것이다.

▲ 임종한 교수(인하대 의대)

교회는 사회적 돌봄과 나눔에 집중해야 한다.

자, 그러면 이제 교회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교회는 실추된 대사회적 신뢰를 어떻게 회복하여 하나님나라의 복음을 전할 수 있을까?

로마서 8장 19절에는 ‘피조물이 하나님의 자녀들의 나타남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고 기록하고 있는 것처럼 하나님의 말씀이며, 하나님의 예술품인 피조 세계는 생물멸종, 바이러스, 산불, 기후변화로 인한 물 부족과 식량위기, 또 이로 인한 빈곤의 격차에서 신음하고 있을 때 교회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한국 선교초기, ‘호랑이가 살점을 찢어내는’ 고통을 준다고 해서 호열자라고 부른 콜레라가 창궐했을 때, 선교사들은 가족들 조차 버린 콜레라 환자들을 돌보아 한국사회에서 신뢰를 얻었다. 이처럼 임 교수는 먼저 교회가 시민사회 스스로 지역사회의 요구를 찾아내고 문제해결을 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도록 안내해야 할 것을 주문했다.

임 교수는 우선 공공부분에서 “이제는 사회적 돌봄으로 가야한다”고 주장했다. 거동불편 노인, 신체장애인, 정신질환/장애인, 불순응 만성질환자, 치매환자 등이 총 585만 명(2019년 말 기준)에 달하고, 급격한 고령화로 돌봄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현실에서 이들을 가족이 돌보는 것은 한계가 있고 격리된 대형시설에서 모두 수용하는 것 역시 한계가 있으므로 주민주도형 돌봄공동체 만들기를 풀뿌리 지역에서 활성화 하자는 것이다.

조흥식 한국보건사회연구원장의 말을 빌리면 “기존 사회복지기관에서 행하는 정형화된 돌봄이나 일부 상품화된 돌봄과 달리 사회적 기업이나 공동육아, 생활협동조합, 의료생활협동조합과 같은 사회적 경제방식을 적절히 활용해 지역사회에서 주민 서로 간의 신뢰, 친밀함, 호혜관계를 통해 돌봄에 대한 새로운 형태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제시되고 있는 <협동조합>은 공동의 경제·사회·문화적 필요와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모인 사람들이 만드는 공동 소유와 민주적 운영 기반의 기업 모델로서 지역 기반의 맞춤형 복지·교육·안전을 책임지는 사회 서비스 제공 기관을 말한다. 지역사회를 매개로 주민들, 동네 의원, 어린이집, 유치원, 요양원, 주간보호시설 등이 서로 연대하고 협동하는 것이다. 이를 가능케 하는 강력한 조직적 수단 중의 하나가 ‘협동조합’인 것이다. 협동조합은 비영리성을 전제로 하고 돌봄 자체를 사명으로 한다.

임 교수는 국내 최초 의료협동운동(청십자운동)을 펼친 장기려 박사를 소개했다. 장기려 박사는 1968년, 돈이 없어서 치료를 받지 못하는 환자를 위해 부산에서 20개의 교회를 모아 청십자운동을 시작했다.

강사인 임 교수 자신도 그리스도의 섬김의 모델을 만들자며 1985년 40여 명이 6,700만원을 모아 공적기반에 있는 인천평화의료생협을 시작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고 했다. 1994년에는 기독청년의료인회를 통해 병원자체를 공적시스템으로 만드는 운동을 시작했다. 지금은 의료협동조합이 30여개가 생겼다고 한다. 모두 크리스챤이 기여하여 만든 의료시스템이다.

임박사는 특히 ‘주치의 운동’을 강조했다. 사람들이 병원에 왔을 때만 치료하는 돌봄이 아니라 의료 시스템 부분에서부터 주치의를 두고 재택의료, 방문의료를 실시해 질병이 발생하기 전에 예방하고 질병의 조짐을 초기단계에서 파악하는 일과 한정없이 돈이 드는 말기암환자나 만성질환자, 장애인, 노인 등 의료취약계층의 질병을 관리하자는 것이다. 장애인주치의 사업 같은 경우 임박사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원을 받아 지난 2015년에 시작했는데 매우 좋은 평가를 받아 국회에서 장애인건강권법도 만들었다고 한다. 

마을목회의 필요성

임 교수는 이러한 공공성 부분에서 교회가 역할을 해야 할 것을 강조했다. 한때 1%도 안되는 기독교인이 사회를 이끌어 갔는데 “지금은 교회에 왜 모이는지 사회를 설득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는 임 교수는 한국교회 위기가 마을공동체의 위기, 가족공동체의 해체, 지역사회의 공적기능약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교회가 사회적경제를 연결하는 브릿지가 되어 영적돌봄뿐만 아니라 목회영역을 마을의 공공기능, 교육, 돌봄, 의료, 환경지킴으로 확대 할 것”을 주문했다.

이를 ‘마을목회’로 정의한 임 교수는 마을목회의 구체적인 예로 △영적 심방 △목회자의 이중직 지원 △지역사회서비스 육성 및 조직 △들어주기 서비스 △독거노인 돌봄망 △무연고사 -마을에서의 작은 장례 △버키트(생애 소원) 봉사 △장애인 활동지원 △건강취약그룹의 건강리더 △취약그룹에 대한 먹거리 지원 등을 꼽았다. 다만 이를 협동조합을 꾸려 시도해 볼 것을 제안했다.

임 교수는 그러면서 “마을목회는 목회의 영역에서 마을공동체의 돌봄과 섬김영역을 중시하는 것”이라며 “협동운동의 가야 할 목표와 사회적 가치를 분명히 하도록 하며, 이러한 운동이 우리 사회에 깊이 뿌리를 내리도록 돌보아야 할 책임이 사회적약자와의 연대와 돌봄, 그리고 나눔을 기독교의 본질적인 가치로 삼는 교회에 있다”고 마을목회 협동조합의 의미를 덧붙였다.

임교수는 역사에서 협동조합 운동이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전개됐음을 특별하게 강조했다. 칼뱅의 경제사상인 희년운동이 유럽에서의 경제적민주화, 사회적약자를 위한 사회적경제를 태동하게 하는 중요한 밑거름이 되어 오늘날 협동조합을 통해 돌봄 사역이 현실화됐다는 것이다.

웨슬리의 사회구원과 성화사상, 재물과 돈에 대한 혁신적 사상 역시 미국과 영국에 큰 영향을 미쳐 정직과 나눔의 운동을 펼치게 해 영국 사회를 변화시키고 경제발전과 사회변화를 이끌어냈다는 소개도 잊지 않았다.

UN이 2015년부터 지속가능한 사회를 이야기했는데 이것의 뿌리가 나눔과 약자의 돌봄을 전제로 하는 희년경제이고 초대교회사상임도 임 교수는 강조했다. 이윤추구가 목적인 현대 경제, 그 폐해로 양극화와 기후위기, 노인문제, 소외, 질병, 펜데믹, 전쟁 등이 발생하는 현실에서 희년경제와 초대교회의 나눔을 현대에 맞게 재해석하여 실현하는 것을 ‘사회연대경제’라고 하는데 주로 협동조합과 사회적기업으로 대변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회적연대경제’는 여러 국가나 기업에서 추구하고 있기도 하여 사회적연대경제 규모가 GDP의 45%까지 발달 된 나라도 있으며, 한 국가의 10대 기업 중 40%가 협동조합에서 출발했다는 사실도 소개했다. 적잖은 기독교인구를 가진 한국은 사회적연대경제 규모가 GDP의 1%를 조금 넘는 수준이어서 한국 크리스챤들의 영성이 사회적 성화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하겠다.

임 교수는 “교회에 정기적으로 출석하는 교인들의 숫자 카운트도 중요하지만 더불어 살아가려 하고 사람들을 배려하고 섬기고 돌보는 영적인 가치, 기독교적인 가치를 얼마큼 실현하고 있는지가 더 중 요하다”면서 “예배는 하나님의 구원행위가 펼쳐지는 현장이고 우리는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하는 것이라면 우리 삶속에서 이웃을 위한 돌봄, 갈등이 있는 곳에 평화를 심는 역할을 하는 것이 곧 예배를 회복하는 것”임을 강조했다.

사회경제연대, 자본주의의 한계 극복하는 대안이자 선교전략

그러면서 임 교수는 한국교회가 초대교회의 나눔정신과 희년정신을 강조하는 <한국교회돌봄 선언>을 채택할 것을 제안하고 “한국교회는 지역사회 돌봄에 헌신하여 공동체의 해체와 붕괴를 막고 상호돌봄의 공동체성을 회복하게 하고, 인간의 기본권리를 지켜 삶의 존엄함을 회복해 나가는데 온 힘을 다하고자 함”이라는 문구까지 제시했다.

이어 “사회내 공동체가 와해되고 해체되는 현실임에도 교회의 대응은 무기력하기만 해 이대로 가다가는 이같은 위기의 반복으로 더 큰 재앙 속으로 빠져들 것”이라며 “이제 새로운 희망을 우리가 바라보아야 하지 않나 싶다. 그것은 선교적 교회(마을목회)와 사회연대경제(Social Solidarity Economy)가 그 대안의 하나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임 교수는 자본주의의 한계를 극복하는 “사회연대경제”를 아시아선교지에서 선교사들이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선교방안으로 제시했으며, 체제가 다른 북한도 채택할 수 있는 경제체제로 보아 새로운 통일에 대한 기반을 만드는 것에 기여할 수 있는 희망을 내비치는가 하면, 더 나아가 한미일 대 북중러 구도로 대변되는 신냉전시대에서 이 긴장을 깨는 대안이 될 수도 있다는 원대한 희망을 피력하기도 했다.

“사회내 공동체가 와해되고 해체되는 현실을 직시하여, 여기에 무기력하게 대응하는 교회의 모습을 볼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대로 가다가는 이같은 위기의 반복으로 더 큰 재앙 속으로 빠져들 것이라고 봅니다. 이제 새로운 희망을 우리가 바라보아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선교적 교회(마을목회)와 사회연대경제(Social Solidarity Economy)가 그 대안의 하나라고 봅니다. 자본주의경제의 밑바닥을 새로운 경제로 사회연대경제로 바뀌어 놓아야 합니다. 세계적으로 새로운 변화가 꿈틀거리고 있습니다. 아시아에서 세계에서 사회연대경제가 확산되고 뿌리를 내리는데, 그리하여 한반도에 새로운 평화가 올 때까지 여러분들과 하나님의 인도하심 속에 새로운 세계와 경제를 만드는 데 함께 힘을 쏟았으면 좋겠습니다”

▲ 사회 : 안세기 목사(수도권 서번트리더십학교 대표, 새빛교회)

▲ 설교 : 박용호 목사(전 호남특별연회 감독)

▲ 질문

▲ 질문

▲ 질문

▲ 광고 : 안세기 목사(수도권 서번트리더십학교 대표, 새빛교회)

▲ 인사 및 마무리 기도 : 이후정 감신대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