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실까>, 찰스 쉘던, 크리스찬 다이제스트, 2001)

최근 설교를 준비하던 중 생각나 오랜만에 기독교 고전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실까(원제 : In his step)’을 다시 찾아 읽는 시간이 있었다. 청년 때 흥미롭게 읽었던 이 책의 내용을 가지고 간혹 설교시간에 예화로도 사용하곤 했는데, 처음부터 정독으로 읽은 것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이 책은 소설이라고는 하지만 다른 책들처럼 흥미진진한 스토리나 엄청난 반전이 있진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실까”라는 단순해보이는 질문 앞에 진지한 태도로 내 삶을 투영하며 읽다보면 하나님의 강력한 도전 앞에 서게 됨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미국 레이먼드 시의 레이먼드 제일교회에서 사역하는 헨리 맥스웰 목사의 이야기로부터 시작된다. 헨리 목사는 그 교회를 방문한 한 노숙자로부터 우연히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실까”라는 질문을 듣고난 후, 이 질문을 온 교회 성도님들이 자신의 삶에 던지며 1년 동안 살아보자고 제안한다. 그리고 아주 단순한 이 질문을 통해 한 개인, 사업장, 마을 그리고 도시가 어떻게 변화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 책을 읽으며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실까’라는 질문 앞에서 가졌던 솔직한 첫 마음은 그저 ‘나쁜 일을 하지 않는 정도’로 생각했었다. “정직하게만 살아도 충분해. 남들에게 피해를 안 입히고 살면 충분해.” 그런데 같은 질문 앞에서 씨름하던 ‘레이첼’이란 등장인물을 통해 내 고정관념이 산산조각 나게 되었다. 

‘레이첼’은 레이먼드 제일교회에서 특송을 도맡아하는 가수지망생이었는데,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실까’라는 질문 앞에서 유명한 오페라 가수가 될 기회를 내려놓게 된다. 왠지 예수님이라면 그 선택을 하지 않았을 것 같다는 것이 그 결정의 이유였다. 이 대목에서 내가 느낀 감정은 ‘너무 극단적인거 아닐까? 굳이 그렇게 까지 해야하나? 나쁜 일을 하는 것도 아닌데?’라는 생각이었다. 결국 그녀는 오페라 가수가 되는 대신 아무도 가길 원하지 않는 빈민가에서의 집회에서 찬양을 부르게 되고 술에 취해 거리를 돌아다니던 빈민가의 사람들이 그녀의 찬양을 통해 하나님께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시간을 갖게 된다. 오페라 가수가 되는 것이 나쁜 일은 아니었지만, 결국 그녀를 통해 하나님이 하시려는 더 가치있는 부르심이 있었던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변화에 인색하다. 변하지 않는 것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간과하는 것이 있다. 하나님은 우리가 지금 이 상태로 멈춰있지 않고, 하나님의 뜻대로 움직이길 원하신다는 것이다. 

마침 이 책을 읽을 당시 묵상한 본문 사도행전의 스데반 설교 장면이었다. “목이 곧고 마음과 귀에 할례를 받지 못한 사람들아 너희도 너희 조상과 같이 항상 성령을 거스르는도다(행 7:51)” 어쩌면 마음에 할례를 받지 못해 딱딱하게 굳어진 채로 스스로 잘하고 있닥고 착각하며 살고 있는 유대인이 바로 지금 내 모습은 아닐까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었다. 오늘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이 같이 도전해보면 어떨까?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실까?” 마음을 열고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이 질문을 통해 잊고 있던 하나님의 부르심을 깨닫고, 다시 역동적인 하나님의 역사에 동참하는 일들이 펼쳐지길 기대해본다. 

박상원 목사(이천만나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