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기사는 뉴스앤조이에 실린 유헌기자의 기사입니다.

▲ 한미FTA기독교공동대책위원회(집행위원장 진광수 목사)는 정부에게 "미국의 일방적인 요구를 거부하고, 먼저 경제양극화에 대한 대책을 수립하라"고 촉구했다. ⓒ뉴스앤조이 유헌

이들은 "미국은 광우병 위험이 있는 쇠고기 수입 압력을 계속하며, 전기와 가스와 같은 공공부문의 민영화와 투자자 제소권을 요구하고 있다"며 "자국의 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취하지 않는 미국의 일방적인 요구를 거부하라"고 주장했다.

공대위는 경제양극화를 위한 대책을 수립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정부는 한미FTA 협상을 말하기 전에 생존의 문제로 신음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농민·서민을 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국민의 집회·시위의 자유를 보장할 것을 요구했다.

	▲ 한미FTA 협상 중단을 위한 기도회에 참석한 기독교인들은 "한국교회가 회개하고 한미FTA협상 등 세계화의 물결에서 벗어나 소외된 자들을 이해하고 섬길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뉴스앤조이 유헌

기도회에 참석한 윤여균 목사(감리교농목 회장)는 한미FTA 협상을 불평등하고 강요되는 협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대통령은 한미FTA 협상 때문에 피해를 보는 농민들에게 보상하겠다고 말했지만, 농민들이 원하는 것은 보상이 아니라 자유롭게 농사를 짓고 떳떳하게 사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나 교회에서는 이런 문제를 제기하거나 기도하는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며 교회의 적극적인 참여를 요구했다.

오종렬 공동대표(한미FTA협상저지범국민운동본부)도 자리에 참석해 "나는 기독교인은 아니지만, 예수의 정신을 알고 그 발걸음을 따라가고 싶은 사람이다. 강자가 약자를 착취하는 지금의 구조가 기독교인들의 신념과 다르다는 것을 안다"며 "기독교인들이 나서서 예수가 꿈꾸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달라"고 말했다.

이어진 기도회에서 장윤재 교수(이화여대 기독교학부)는 세계화 시대의 교회의 모습을 성찰했다. 그는 오늘날 세계화를 "획일적이고 팽창 지향적인 패권적 민족주의의 한 형태"라고 정의하고 21세기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것은 "생태적으로 지속가능한 지역자치 공동체"라고 말했다. 장 교수는 "한국교회도 세계화로 인한 교회 성장의 환상에서 벗어나 성장 이후의 역사를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교회가 선포·친교·봉사를 통해 이 땅에 평화를 이뤄가는 대안적 공동체를 형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도회 참석자들은 교회가 이런 모습의 공동체로 거듭나기를 빌고, 가난하고 헐벗은 사람을 더 어렵게 만드는 한미FTA 협상이 중단되기를 기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