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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섬기는 하나님이 계시다면’은 오역이다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자기 나라 말로 정확하고 알기 쉽게 번역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성경이 올바로 번역되지 않으면 독자에게 잘못 전달되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를테면 성경이 잘못 번역되면 이로 인해 성경 해석이 잘못되고, 또 성경 해석이 잘못되면 그에 대한 적용도 잘못되어 여러 가지 문제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기독교 안에서 성경이 잘못 번역되고 그 잘못된 번역에서 엉터리 해석이 나왔는데, 이로 인해 수많은 기독교 이단들과 사이비들이 생겨났다. 이러한 수많은 이단들과 사이비들은 잘못 번역된 성경에서 엉터리 해석을 통해 거짓 교리를 만들어 자기네 교회에 적용하여, 수많은 교인들을 혹세무민하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왔다.
한국 개신교 이단들인 신천지교회와 하나님의교회와 통일교회, 그리고 미국에서 유입된 이단인 여호와의증인과 몰몬교와 안식교 등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그러므로 무엇보다 먼저, 성경 번역자들은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올바로 번역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리고 잘못된 번역이 발견되면 즉시 수정‧보완하여 성경 독자들에게 그 내용을 여러 매체를 통해 알려주어야 한다. 하지만 국내에는 10여 종의 한글 성경이 존재하지만, 각 출판사마다 아직도 수정‧보완하지 않은 내용들이 수두룩하게 수록되어 있다. 그리하여 이에 대한 피해는 고스란히 그 성경을 읽는 독자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여기서는 구약성경 다니엘 3장 17절을 통해, 올바로 번역된 성경들과 잘못 번역된 성경들을 서로 대조하면서, 무엇이 문제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 다니엘 3장 17절을 올바로 번역한 성경들은 다음과 같다.
- 다 음 -
(한글개역성경) 만일 그럴 것이면 왕이여 우리가 섬기는 우리 하나님이 우리를 극렬히 타는 풀무 가운데서 능히 건져내시겠고 왕의 손에서도 건져내시리이다
(표준새번역성경) 불 속에 던져져도, 임금님, 우리를 지키시는 우리 하나님이 우리를 활활 타는 화덕 속에서 구해 주시고, 임금님의 손에서도 구해 주실 것입니다.
(현대인의성경) 만일 우리가 뜨겁게 타는 용광로 속에 던져진다고 해도 우리가 섬기는 하나님은 우리를 그 용광로에서 구해 내실 수 있습니다. …
(쉬운말성경) 우리가 섬기는 우리 하나님께서 우리를 맹렬히 활활 타오르는 불가마 속에서 …
(우리말성경) 만약 우리가 절하지 아니할 경우 우리가 섬기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활활 …
(쉬운성경) 우리가 섬기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불타는 용광로와 왕의 손에서 구해 내실 …
(바른성경) 우리가 섬기는 우리의 하나님께서 맹렬히 불타는 용광로에서 …
(전수성경) 만일 그렇더라도 왕이여, 우리가 섬기는 우리 하나님이 우리를 극렬히 타는 …
(중국어성경) 我們所事奉的 神必能拯救我們 (우리가 섬기는 하나님께서 능히 우리를 구해 주신다)
(일본어성경) 私たちの 仕える 神は (우리가 섬기는 하나님은) …
(흠정역한글성경) 오 왕이여, 그리될지라도 우리가 섬기는 우리 하나님께서 맹렬히 불타는 용광로에서 능히 우리를 건져 내시겠고 …
(흠정역영어성경) If it be so, our God whom we serve (우리가 섬기는 우리 하나님께서) is able to deliver …
(NASV미국표준역성경) "If it be so, our God whom we serve (우리가 섬기는 우리 하나님께서) …
(NIV신국제역본 영어성경) … the God we serve (우리가 섬기는 우리 하나님께서) is able to save us from it,
(히브리어원어성경) ויתן אתם אלהים ברקיע השמים להאיר על־הארץ׃ (우리가 섬기는 하나님께서 …)
위의 본문은, 바벨론 느부갓네살 왕이 자기가 세운 우상에게 절하지 않는 사드락과 메삭과 아벳느고에게 노하여, “너희가 만일 절하지 아니하면 즉시 극렬히 타는 풀무 가운데 던져 넣을 것이니 능히 너희를 내 손에서 건져낼 신이 누구겠느냐?”라고 말한 것에 대해, 이 세 사람이 대답한 말씀이다. 따라서 본문은 “극렬히 타는 풀무에 던짐을 당하더라도 왕이여 우리가 섬기는 우리 하나님께서 분명히 구해 주실 것이며 혹시 그분께서 구해 주시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우상에게 절할 수 없다.”고 하는 내용이다. 위에서 올바로 번역된 성경들은 이러한 내용으로 번역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 그러나 다음의 성경들은 본문(단3:17)을 잘못 번역하였다.
- 다 음 -
(한글개역개정성경, 1998년) 왕이여 우리가 섬기는 하나님이 계시다면 우리를 맹렬히 타는 풀무불 가운데에서 능히 건져내시겠고 왕의 손에서도 건져내시리이다
(공동번역성서, 1977년) 저희가 섬기는 하느님께서 저희를 구해 주실 힘이 있으시면 임금님께서 소신들을 활활 타는 화덕에 집어넣으셔도 저희를 거기에서 구해 주실 것입니다.
(가톨릭성경, 2005년) 임금님, 저희가 섬기는 하느님께서 저희를 구해 내실 수 있다면, 그분께서는 타오르는 불가마와 임금님의 손에서 저희를 구해 내실 것입니다.
이 성경들은 앞서 예시한 성경들과는 달리, 원문의 내용을 그릇되게 번역하였다. 말하자면 성경 독자들로 하여금 하나님의 존재와 그분의 능력에 대한 의심이 생길 수 있도록 오역하였는데, 이에 대해 살펴보자.
먼저, 한글개역개정성경(1998년)은 “왕이여 우리가 섬기는 하나님이 계시다면 우리를 맹렬히 타는 풀무불 가운데에서 능히 건져내시겠고 … ”라고 번역했다. 이 성경은 같은 출판사인 대한성서공회에서 발간한 표준새번역성경(1993년)을 참고하여, “우리를 지키시는 우리 하나님이 우리를 활활 타는 화덕 속에서 구해 주신다.”라고 번역하는 것이 옳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 성경은 공동번역성서(1977년)를 참고로 하여 잘못 번역한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앞서와 같이 공동번역성서는 전능하신 하나님의 무한하신 능력을 의심케 하는 부적절한 표현으로 번역했기 때문이다. 즉, 공동번역성서는 ‘하느님께서 저희를 구해 주실 힘이 있으시면’으로 번역했고, 그리하여 한글개역개정성경은 ‘하나님이 계시다면’으로 모방하여 번역했기 때문이다.
우리말에서 이와 같은 표현은 ‘하나님이 안 계실 수도 있다’는 느낌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하나님의 존재 자체를 의심하게 만드는 뉘앙스를 내포할 수 있다. 그렇다면 믿음이 약한 독자들은 이러한 표현이 자신들의 신앙관에 의심을 갖게하고 혼란을 초래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한글개역개정성경은 그와 같은 조건문에 해당하는 용어인 ‘계시다면’이란 불필요한 단어를 삭제해야 한다. 말하자면 이전의 한글개역성경 번역인 ‘우리가 섬기는 우리 하나님이 우리를 극렬히 타는 풀무 가운데서 능히 건져내시겠고… ’라는 표현이 올바른 번역이다. 하지만 한글개역개정성경 번역자들은 여기에다 불필요한 용어인 ‘계시다면’을 첨가함으로써, 개정이 아닌 개악을 하고 말았다. 여기서 ‘개악’이란 ‘본래의 것보다 더 나쁘게 고침’을 말한다.
한편, 장로교 총회신학연구원이며 성경번역전문위원인 강원주 교수는 자신의 저서인 〈개역개정판에 대해 말한다,168쪽〉에서, 이렇게 언급했다. 한글개역성경의 본문(단3:17)은 “극렬히 타는 풀무에 던짐을 당하더라도, 왕이시여 우리가 섬기는 우리 하나님이”라고 번역했다. 그러나 〈한글개역개정성경〉은 본문(단3:17)을 ‘우리가 섬기는 하나님이 계시다면’으로 번역하여, 원문의 내용을 왜곡했을 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존재자체를 의심하는 듯한 내용이 되어, 중대한 오류를 범하였다고 했다. 때문에 〈한글개역개정성경〉은 바르게 번역된 〈한글개역성경〉을 개악하였다고 주장했다.
다음으로, 공동번역성서(1977년)는 “저희가 섬기는 하느님께서 저희를 구해 주실 힘이 있으시면 … ”이라고 번역했다. 이 문장에서, 공동번역성서는 하느님의 존재는 인정하되, 하느님의 무한하신 능력은 의심하는 듯한 표현을 하였다. 즉, ‘구해 주실 힘(능력)이 있으시면’이라고 했다. 이 표현은 ‘구해 주실 힘이 없을 수도 있다.’는 뉘앙스를 줄 수 있으므로, 독자들로 하여금 전능하신 하나님의 무한하신 능력을 의심케 하는 부적절한 표현이다. 그러므로 현대인의성경 번역과 같이 “우리가 섬기는 하나님은 우리를 그 용광로에서 구해 내실 수 있습니다.”라고 번역하는 것이 옳았을 것이다. 이 공동번역성서는 1977년에 한국 개신교회와 천주교회가 함께 공동으로 합작하여 출판한 성경임에도 불구하고, 여타 성경들과는 달리 이 구절을 잘못 번역함으로써 독자들로 하여금 공동번역성서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고 말았다.
그 다음으로, 가톨릭성경(2005년)은 “저희가 섬기는 하느님께서 저희를 구해 내실 수 있다면”이라고 번역했다. 이 번역은 공동번역성서의 내용, 즉 “저희가 섬기는 하느님께서 저희를 구해 주실 힘이 있으시면”과 유사한 번역이다. 따라서 가톨릭성경은 공동번역성서를 참고로 하여 번역한 것으로 보인다. 성경 번역자들은 성경을 번역함에 있어서 다른 성경들을 참고하여 번역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리고 번역자들은 각자의 번역 능력이나 수준이 서로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본문에 나오는 잘못된 번역과 관련해서는, 독자들로부터 왜 다른 성경들을 제대로 비교‧검토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비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따라서 이 구절을 잘못 번역한 사람과 또 그것을 제대로 감수하지 않은 감수 위원들은 그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다른 나라 언어로 성경을 100% 완벽하게 번역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성경 번역자들은 최선을 다해 심혈을 기울여 성경을 번역해야 한다. 그리고 성경 번역자들은 성경을 번역함에 있어서 무엇보다 먼저 기본적인 자질이나 자격을 갖추어야 한다. 이를테면 성경 번역자는 우선적으로, 영적으로 거듭난 성숙한 신앙을 가진 학자라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그는 바른 신학을 가진 자라야 한다. 여기서 바른 신학이란, 기본적으로 성경의 영감설과 무오성을 전제로 한 신학을 말한다. 그 다음으로, 가급적 성경 원어에도 조예가 깊고 성경 원문의 뜻을 잘 전달하는 자라야 한다. 그리고 그 나라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표준어를 알기 쉽게 번역할 줄 알아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다니엘 3장 17절 말씀과 관련하여, 올바로 번역된 성경들과 잘못 번역된 성경들을 통해 여러 가지 사실을 살펴보았다. 믿음이 연약한 교인들은 잘못 번역된 성경 내용들을 자주 접하게 되면 실족할 수도 있다. 더욱이 창조주이신 하나님께 대한 관심을 갖고 하나님을 믿기 원하는 사람들이 잘못 번역된 성경을 읽으면, 그 결과는 믿음이 연약한 교인들보다도 더 좋지 못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성경 독자들은 이러한 사실을 알고 올바른 분별력을 갖고 성경을 읽어야 한다. 이를테면 읽는 성경의 내용이 문맥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으면 여러 성경들을 상호 비교하면서 읽되, 그 가운데 올바로 번역된 성경이 어느 것인지 분간할 줄 알아야 한다. 따라서 성경 독자들은 상술한 내용들을 참고하여 경각심을 갖고 성경을 읽어야 할 것이다.
권영문 / 전 경성대 교직원, 현 기독교 칼럼니스트 / 「성경 번역과 해석 올바른 설교」 저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