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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의 하나님은 우리의 노력도 요구하신다
최재석  |  jschoi411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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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년 06월 07일 (수) 22:29:26
최종편집 : 2023년 06월 18일 (일) 06:12:06 [조회수 : 2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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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찬송가(1962) 편집위원들은 합동찬송가(1950)의 ‘내 주를 가까이 하려 함은’을 ‘내 주를 가까이 하게 함은’으로 바꾸었다. 그들은 우리가 주를 가까이 하는 것은 인간의 의지에 의한 것이 아니고, 전적으로 성령의 인도, 즉 하나님의 은혜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하려 함은’을 ‘하게 함은’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은혜에 대한 강조는 통일찬송가(1983)와 21세기 찬송가(2006)에서도 그대로 유지되었다. 

‘내 주를 가까이 하게 함은’이라는 말은 우리로 하여금 주께로 가까이 하게 만드는 주체가 있다는 것을 전제하는데, 그 주체는 성령 혹은 하나님이다. 그러면 능력의 하나님이 우리로 하여금 주께 가까이 하도록 인도하시는 일이 십자가 짐 같이 힘들단 말인가? 

그보다는 바꾸기 전처럼, ‘내 주를 가까이 하려 함은 십자가 짐 같은 고생이나“로 하는 것이 마땅하다. 여기서 “내”가 행동의 주체이기 때문에, 우리가 주를 가까이 하려는 일이 십자가를 지는 것과 같이 힘들다고 말하고 있다.

이 찬송의 원래의 가사 “하려 함은”을 “하게 함은”으로 바꾼 데서,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를 강조하면서 인간의 노력을 무시하는 교회의 태도가 드러난다.

그러면 그들은 달란트 비유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그 비유에는 열심히 노력해서 받은 돈을 두 배로 남기는 부지런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자기가 받은 돈을 땅에 묻어놓고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 그런데 열심히 일한 사람은 상을 받지만, 일하지 않은 사람은 벌을 받는다. 여기서 예수님은 인간의 노력을 요구하신다는 것이 분명하다.

하나님은 우리를 인도하시고 우리에게 값없이 은혜를 베푸시며 하나님의 은혜로 우리가 구원을 받지만, 은혜의 하나님은 우리의 노력도 요구하신다.  


조건 없는 은혜

조건 없는 은혜는 일반 은혜와 특별 은혜로 나눌 수 있다. 일반 은혜는 하나님이 당신을 믿는 자들의 일상생활에서 그들과 함께 하시면서 돌보시는 은혜를 말한다. 우리는 보통 이런 일반 은혜를 우리의 일상생활 가운데서 의식하지 못하며 살다가 어느 날 문득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신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런데 하나님이 우리에게 은혜를 베푸시는 것을 분명히 의식할 수 있는 특별 은혜가 있다. 이 은혜는 은혜를 받을 만한 자격이 전혀 없는데, 하나님께서 특별히 베푸시는 은혜를 말한다. 우리는 이런 예를 이스라엘 민족의 해방에서 본다. 하나님은 아무런 공로가 없는 이스라엘 민족에게 전혀 예상하지 않았던 구원의 은혜를 베푸셨다. 

하나님은 바울에게도 특별 은혜를 베푸셔서 기독교인들을 박해하는 그를 불러서 복음을 전파하는 일꾼으로 삼으셨다. 그는 반복해서 다메섹 도상에서 예수님이 그에게 나타나신 것을 언급하면서 “내가 나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로 된 것이니”(고전 15;10)라고 말했다. 

우리가 은혜를 값없이 주시는 선물이라고 말할 때 보통 이런 조건 없는 은혜를 가리킨다. 이런 은혜를 받은 사람은 그 은혜에 감사하여 하나님의 뜻대로 살려고 노력하는 것이 마땅하다. 실상 하나님은 받은 은혜에 상응하는 노력을 요구하신다. 이스라엘을 해방시킨 하나님은 그들이 당신의 말씀에 순종하기를 원하셨고, 바울에게는 이방인 선교의 사명을 주셨다. 


조건부 은혜

이런 은혜와는 달리 하나님의 명령이나 예수님의 가르침대로 행했을 때 받는 조건부 은혜가 있다. 십계명의 2계명과 5계명에서는 하나님의 계명을 지키면 혹은 부모를 공경하면 은혜를 베푸신다고 약속하셨다. 신명기에서는 “네가 네 하나님 여호와의 말씀을 청종하면 이 모든 복이 네게 임하며 네게 이르리니”(28:2)라고 기록되어 있다.

신약에서도 조건부 은혜에 관한 언급이 많이 나온다. 예수님은 “구하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마 7:7)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바울은 “주 예수를 믿으라 그리하면 너와 네 집이 구원을 받으리라”(행 16:31)라고 말했다. 우리는 이런 조건부 은혜에서 하나님과 예수님이 그리고 바울까지도 우리의 노력을 요구하는 것을 본다.

이신칭의(以信稱義)는 조건부 은혜에 속한다. 이신칭의는 우리가 예수님을 구주로 믿으면 의롭다고 일컬어지게 된다는 말이다. 이신칭의를 말하는 사람들 가운데에는 우리가 의롭다고 인정받는 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 즉 성령의 역사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우리가 믿게 되는 데에는 성령이 역사하시지만, 전적으로 성령의 역사만은 아니다. ‘믿으면’이라는 조건은 인간의 의지적 선택이 요구된다는 것을 드러낸다.

 
마치면서

웨슬리 이후로 신학자들은 하나님의 부르심에 대한 인간의 응답을 중시하면서 신인협력을 말했다. 세계적인 복음주의 지도자 존 스토트는 『나는 왜 그리스도인인가』에서 ‘천국의 사냥개’라는 비유적 표현을 빌려서 하나님은 우리가 당신을 믿도록 주권적으로 역사하신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내가 문 밖에 서서 두드리노니 누구든지 내 음성을 듣고 문을 열면 내가 그에게로 들어가 그와 더불어 먹고 그는 나와 더불어 먹으리라”(계 3:20)를 인용했다.  

그는 예수님의 계속적인 두드림에 응해서 자기가 문을 열었다고 고백했다. “그리스도의 두드림은 더 커지고 더 집요해졌습니다. 제가 문을 연 것일까요, 아니면 그분이 문을 여셨을까요? 물론 제가 열었지만, 그분의 끈질긴 두드림 때문에 그것이 가능하였고, 심지어는 불가피하기까지 했습니다.” 존 스토트는 예수님의 두드림을 앞세웠지만, 자기가 문을 열었다는 사실도 인정했다. 

새관점 신학자 E. P. 샌더스는 <다시 살펴본 언약적 율법주의>에서 하나님의 은혜로 그리스도를 믿게 된 사람들은 선하게 살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성경의 기록을 언급했다. “신약성경에 있는 책들, 그 가운데서도 특히 바울 서신에서는 행위가 필요하고, 선한 행위는 보상을 받으며, 악한 행위는 벌을 받는다는 견해를 확실히 제시한다.” 

크리스토퍼 M. 헤이스는 『역사비평의 도전과 복음주의의 응답』에서 하나님의 은혜와 함께 인간의 노력을 인정했다. “하나님은 주권적이지만, 인간들에게 진정한 자율성을 허락하셔서 역사의 과정에 영향을 미치게 하신다.” 

은혜의 하나님은 우리의 노력도 요구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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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가사 (182.224.171.14)
2023-06-11 07:12:35
위에서 언급된 찬송의 영여 가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Nearer, my God, to thee, nearer to Thee!
Even though it be a cross that raiseth me.
Still all my song shall be nearer, my God, to Thee.
Nearer, my God, to Thee! Nearer to T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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