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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시시즘의 심리학
임석한  |  skygrac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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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년 05월 12일 (금) 05:03:50
최종편집 : 2023년 05월 12일 (금) 05:04:51 [조회수 : 4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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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시시즘의 심리학

-사랑이라는 이름의 감옥에서 벗어나기, 샌디 호치키스, 이세진 옮김, 교양인

50에 가까운 세월의 경험을 통해 깨달은 한 가지는 한 사람에 대해서 제대로 알려면 시간이 꽤 걸린다는 것이다.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이 있듯이, 3년, 5년 정도로는 그 사람을 알 수 없다. 인간의 본색이 드러나기까지는 그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처음부터 아무에게나 자신의 속마음과 감정을 함부로 드러내다가는 나중에 큰 어려움을 당할 수 있다. 

사람은 모두 다르다. 생김새가 다르듯이 성격, 가치관, 취향, 성장배경 모두 다르다. 선한 사람들도 분명 있지만 모든 사람이 선한 것은 아니다. 유난히 악한 인간들이 우리 중에 있다. 악인 3대장이라고 한다면 사이코패스, 소시오패스, 나르시시스트를 꼽을 수 있다. 전인구의 1-4%정도가 사이코패스이고, 4%정도가 소시오패스이며 1%정도가 나르시시스트이다. 100명중 최소한 4명은 진짜 악한 인간이라는 것이다. 모든 사이코패스와 소시오패스는 나르시스트이지만 모든 나르시시스트가 사이코패스와 소시오패스인 것은 아니다. 사이코패스와 소시오패스는 범죄를 저지르기에 감옥에 갈 가능성이 많지만 나르시시스트는 범죄 직전까지 행동하기 때문에 사회와 격리되지 않고 우리 사회 곳곳에 존재하면서 실제적으로 더 많은 피해를 주고 있다. 

교회 안에는 없다고 생각하는가? 결코 그렇지 않다. 교회 안에도 나르시시스트가 많이 있다. 누구보다도 더 믿음 있는 척 하지만 거짓된 믿음을 가진 그들은 후에 다른 성도들과 목회자들을 짓밟고 상처를 준다. 자기를 내세우고 높아지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는 나르시시스트들은 교회의 중직에 올라가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그들은 언젠가는 거짓증거와 거짓말로 교회를 이간질하고 흔들어 분란을 일으키고 결국 무너뜨린다. 사람을 상대로 하는 직업들이 어려운 이유는 이런 악한 이들을 종종 상대해야 하기 때문이다. 교회 공동체 안에 이런 악한 사람을 상대로 목회해야 하기 때문에 목회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래서 소명의식이 없다면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 목회이다. 

많은 사회학자들은 현대사회를 나르시시즘의 사회로 본다. 나르시시즘이 영예가 되고 칭송되는 사회라는 것이다. 물론 건강한 나르시시즘은 건강한 인격성장의 밑거름이다. 유아기에 시작되어 성인기에 꽃을 피우는 건강한 나르시시즘은 자신의 장단점을 모두 수용하면서도 자기를 비하하지 않는다. 건강한 나르시시즘은 타인과 함께 사는 데 꼭 필요한 긍정적 자원이자, 지혜이고, 용기의 근원이다. 우리 모두는 나르시시즘적인 성향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 책에서 다루는 대상은 건강하지 못한 병리적인 나르시시스트이다. 나이에 상관없이 정서적, 도덕적으로 충분히 발달하지 못한 사람으로, 현실적인 자기 인식이 부족하고 자신을 현실적인 성취와 상관없이 대단한 사람이라 평가한다. 자기 자신에게 과도한 중요성을 스스로 부여하며, 스스로 신처럼 남들 위에 군림한다. 그래서 타인의 감정을 무시하고 착취하는 사람들이다.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나르시시즘의 일곱 가지 죄악“에서는 나르시시스트들의 주요한 특징 7가지를 각 주제에 맞는 병리적 해석과 사례들을 적절히 동원하여 알기 쉽게 설명해준다. 나르시시트의 일곱 가지 죄악은 아래와 같다. 

1. 현실을 왜곡하는 마법적 사고- "자신에 대한 환상"

나르시시스트들은 내면의 공허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환상에 빠져든다. 자신은 아주 특별하고 비범하고 탁월하고 젊고 아름답고 멋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낮은 자존감을 갖고 있다. 그렇지 못한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기 싫고, 그런 존재로 인정받지 못하는 자신에 대해 두려움과 수치심을 갖기 때문에 그 수치심을 피하고자 자신이 원하는 대로 현실을 만들어 버린다. 수치심을 일깨우는 것은 무엇이든 타인에게로 떠넘기는 것이다. 투사, 즉 남 탓과 책임전가는 수치심을 떠넘기는 그들의 방법이다. 마법적 사고, 타인을 이용하는 이상화, 수치심 떠넘기기, 깎아내리기 등 나르시시스트들이 자기가 불완전하고 무의미한 존재라는 느낌을 회피하기 위해 동원하는 이런 전술들이다. 

2. 터지기 쉬운 자아 보호벽인 오만 - "세상에서 가장 우월한 나"

나르시시스트들이 세상에 내보이는 가면은 종종 사람들에게 우월감으로 비친다. 그러나 그 오만한 가면 뒤에는 터지기 쉬운 자존감의 풍선이 숨어있다. 그들의 자존감은 반드시 ‘누구보다 낫다’라고 해야만 비로소 충족된다. 이들의 관점에서 보면 누군가가 상승하면 자동적으로 자신은 그만큼 떨어진 셈이 된다. 그래서 자기 입지가 위축된다고 느낄 때 누군가를 그만큼 축소하고 깎아내리고 떨어뜨려서 다시 우쭐한 기분을 되찾는다. 바로 이 때문에 나르시시스트들은 종종 대장 행세를 하고, 타인을 심판하려 들며, 완벽주의를 내세우고, 권력에 집착하게 된다. 그들이 권력에 집착하는 이유는 권력을 지닐수록 타인을 멋대로 깎아내려 자기 자신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우쭐함, 안하무인의 얼굴 뒤엔 부서지기 쉬운 자존감이 숨어 있다. 

3. 타인 경멸 속에 감춰진 시기심 - " 그 사람, 사실 별것도 아니야"

자기에게 없는 그 어떤 것을 지닌 사람이 등장하는 순간, 우월감을 확보하려는 나르시시스트의 욕구는 벽에 부딪힌다. 이때 날뛰는 수치심을 잠재우기 위해 나르시시스트는 ‘경멸’이라는 무기를 선택한다. ‘그 사람이 어쩌구저쩌구라면서 대단한 줄 아는데 말이야, 그건 사실 별것도 아니야“ 하며 온갖 추잡한 말로 상대방을 더럽힌다. 이런 멸시는 현실과 전혀 상관없는, 나르시시스트의 불타는 시기심을 감추기 위한 제스처일 뿐이다. 

4. 가면 뒤에 숨겨진 수치심 - "부끄러움을 모르는 철면피"

나르시시스트들은 남의 편지와 일기를 마음대로 읽고, 이야기를 엿듣는 것은 예사요, 심지어 남의 아이디어를 도용하기도 한다. 이런 경계 침범이 저항에 부딪힐 때 나르시시스트들은 어리둥절해한다. ‘내 것, 네 것이 없는 세상에서 왜 노크를 해야 하지?’ 하고 생각한다. 나르시시스트들에게 수치심이란 도저히 참을 수 없는 감정이기 때문에, 아예 그 감정을 경험하지 않으려는 수단을 개발한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회피된 수치라고 일컫는데 마치 창피를 모르는 뻔뻔함이나 양심의 부재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 배후에는 부인, 냉담, 비난 혹은 분노를 차단하기 위한 벽이 숨겨져 있다. 이러한 고통스러운 감정을 처리할 수 있는 건강한 메커니즘이 없기 때문에 수치심을 바깥쪽으로, 즉 자기에게서 완전히 벗어난 영역으로 추방당한다. 그래서 이들에게는 절대로 '내 잘못'이 없다.

5. 제멋대로 자격 부여하기 - " 어떻게 감히 네 까짓 게"

나르시시스트들에게 자신은 특별한 존재이지만 타인은 자신에게 동의하고, 순종하고, 아첨하고, 위안을 주기 위해 존재할 뿐이다. 나르시시스트들에게 타인이란 자신의 욕구를 채워주기 위해서만 존재한다. 만약 자신의 욕구를 채우는데 쓸모가 없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은 아무 가치도 없고 아무렇게나 다루어도 그만이라고 생각한다, 대인관계에서 나르시시스트들은 남들은 자기 뜻을 받들어야 한다고 생각할 뿐, 자기가 남들의 말에 귀 기울이거나 이해해야 할 의무는 없다고 생각한다. 반면 타인이 나르시시스트식으로 자신에게 행동하려 든다면 ‘골치 아픈 사람’ 혹은 ‘자신의 권리에 도전하는 사람’으로 찍힌다. 어떻게 감히 네까짓 게 내 앞에서 나설 수 있어?“하고 실제로 물을 것이다. 자신의 비위를 못 맞추면 그건 무조건 그들의 우월성을 공격하는 것으로 받아들인다. 그리고 자신의 의지에 감히 도전하는 자에게는 분노를 폭발하고 복수심이 타오른다. 

6. 타인에 대한 끝없는 착취 -"영원히 나를 사랑해 줘"

수치심에 휘둘리고 분노와 공격성을 쉽게 폭발시키는 나르시시스트는 절대로 타인의 감정에 동화되는 능력을 발달시킬 수 없다. 심지어 타인의 욕구와 감정을 인식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 이들은 타인을 개별적인 존재가 아니라 자기 자신의 연장이라고 보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자기가 고집하는 대로 따라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러한 생각이 제대로 발달되지 못한 의식과 맞물려 대인관계에서 타인을 이용하고 착취하는 경향이 있다. 

7. 경계를 침범하는 이기심 - "내 것은 내 것, 네 것도 내 것"

인간은 경계를 인정하고 나와 타인이 개별성을 인정해야 건강한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다. 나르시시트들에게는 이러한 경계가 존재하지 않는다. 개별의 생각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는 과정에서부터 실패하기 때문이다. 이 결함 때문에 나르시시스트는 타인이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하거나 혹은 아예 타인이란 존재하지도 않는 듯 여긴다. 따라서 나르시시스트는 자기를 만족시켜줄 가능성이 보이는 사람들을 자신의 일부인 양 다룬다.

2부 “나르시시즘의 탄생”에서는 나르시시즘의 탄생 기원을 사람의 유아기적 과정을 통해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설명해준다. 타자성, 공생, 분리개별화, 재접근기 등등 유아기와 관련된 주요 정신의학적 개념들을 이해할 수 있으며, 각 시기별로 부모의 역할과 애착형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을 수 있다. 이 시기를 건강하게 지나지 못한 아기들은 유년기 나르시시즘에 고착되어 분리개별화 실패로 인한 자기애성 성격장애로 치닫고 마는 것이다. 

3부 “나르시시스트들의 세상에서 살아남기”는 말 그대로 나르시시즘에 대항할 4가지 생존 전략에 대해 설명해준다. 나르시시스트들의 주요한 파괴적 행도들에 대한 근원을 추적함과 동시에 그에 휘말리지 않고 자신을 지키기 위해 어떤 사고방식의 변화와 행동전략을 수립해야 할지 서술하고 있다. 지위가 낮은 사람보다 자아가 약한 사람이 나르시시스트들의 먹잇감이 된다. 또, 목적지향적인 삶을 사는 사람보다 관계지향적인 삶을 사는 사람이 나르시시스트에게 취약하다. 나와 타인의 경계가 불분명하고, 공과 사의 구분이 불분명하고, 대인관계에서 기준이 불분명한 사람일수록 나르시시스트에게 착취당하기 쉽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희생을 강요당하고, 감정 착취당하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일수록 나르시시스트들이 가장 좋아하는 먹잇감이 된다. 지혜(분별력)가 없는 사람은 이렇게 희생과 착취의 늪에 빠지게 된다.

4부 “나르시시스트 연인, 상사, 자녀, 부모”는 각 인간관계 유형별 나르시시스트들에 관한 내담자들의 실제 사례들과 해당 문제들에 대한 근원 조명 및 그에 대한 실제적인 조언들을 담고 있다. 나르시시스트들의 세상에서 살아남는 전략을 제시해준다

타인의 영혼을 착취하는 나르시시스트들은 어디에나 있다. 허영심으로 가득차 있고 탐욕스러우며 다른 사람을 교묘하게 이용하는 인격을 지닌 나르시시스트들은 항상 존재했다. 나르시시스트들에게 착취당하는 이들은 왜 자신의 삶이 고통스러운 지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변덕스럽고 자기중심적인 나르시시스트들과 가까운 인간관계로 얽혀 삶이 고통스런 사람들이나, 나르시시스트들이 교묘하게 쳐놓은 덫에 걸려 괴로워하는 이들에게  이 책이 도움이 되기를 소망한다. 혹시 내 직장이나 주위에 나르시시스트가 있다면, 혹시 그들이 상급자라면, 그들이 내 연인이라면, 할 수 있는 대로 그들을 떠나는 것이 최선이다. 

임석한목사(양정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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