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을 넘어 생각한다>, 박한식, 부키, 2018)

저자 박한식은 1939년 만주에서 출생한 미국 조지아대학 국제관계학 교수이다, 50여차례 방북을 한 경험이 있는 북한 전문가이다. 카터 대통령과 클린턴 대통령 방북을 주선했고, 남,북,미 비공식대화채널에 참여하여 한반도 평화에 기여한 공로로 '간디-킹-이케다 평화상'을 수상했다.

다음은 저자가 남북이 갈라놓은 편견을 극복하자며 이 책에서 강조하는 내용이다. 

- 우리는 냉전보다 더한 냉전시대를 살고 있다, 공개적인 자리에서 북한의 긍정적인 면을 얘기조차 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 통일은 동질성 추구가 아니라 이질성을 인정하고 수용하고 점진적으로 조화를 추구해 나가는 과정이다.

- 안보패러다임을 평화패러다임으로 바꾸어야 한다. 평화는 지배가 아니라 조화이고 다양성의 공존이다.

- 북한을 비이성적인 집단으로 악마화하는 태도가 전략적으로 가장 위험하다, 우리 기준으로 이해가 안 되고 우리의 이해와 이념과 상충될 뿐이다.

- 신뢰는 대화의 전제 조건이 아니라 대화의 결과물이다, 신뢰가 생기려면 우선은 만나야 하고, 만나서 얘기해야 신뢰가 생길 수 있다. 

- 통일을 할려면 문익환 목사 말씀처럼 이남 사람들은 친북이 되고 이북 사람들은 친남이 되어 서로를 칭찬하고 격려해야 한다.

또 저자는 다음과 같은 점을 구체적으로 지적하며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 북한이 쉽게 붕괴될거다는 생각과 김정은만 제거하면 북한 체제는 무너진다는 생각은 허구이다. 북한은 주체사상, 자력갱생, 자주노선으로 매우 공고한 체제 유지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 북한에게도 중국이나 베트남처럼 조선노동당 통치 유지와 시장경제 활성화가 더 이상 양립불가능한 목표가 아니다. 북한은 미국과 관계정상화를 통한 개혁과 개방을 절실히 바란다. 베트남처럼 체제유 지와 경제발전의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고 한다. 북한에도 시장경제가 활성화되고 있고 집단 단위별로 경쟁하며 성과를 받는 경제 구조이다

- 남북이 가장 다른 점은 남한은 개인주의 관점의 인권을 중시하고 북한은 집단주의 관점의 인권을 더 앞세운다는 점이다. 북한을 자유주의 입장에서 인권지옥 프레임으로 단순화시켜 보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 종합적 관점으로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서로를 살필 필요가 있다.

- 한국 수구보수가 바라는 형식으로 북한이 붕괴되면 독일같은 흡수통일보다는 제2의 한국전쟁이나 시리아처럼 대혼란의 가능성이 높다. 북한은 갑자기 붕괴하지 않고 붕괴해서도 않된다. 제재 압박과 전략적 인내 모두 답이 아니다. 압박과 인내의 장기화는 북한 경제가 중국에 완전하게 종속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대북 강경책의 실패 원인을 북한의 비이성적 행태와 중국의 비협조로 떠넘겨서는 전략적으로 실패할 수밖에 없다.

- 우리가 바라는 북한의 모습이 아니라 현재 북한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아야 한다. 북한은 자존심과 체면을 매우 중시한다, 북한이 돈을 요구하기 위해 흥정한다고 생각하면 대화가 안된다. 우리말  잘 들으면 도와주겠다는 식이나 인도주의 사업에 대가가 웬말이냐 식의 접근법은 둘다 반발만 살 가능성이 높다

- 북한은 흡수통일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 재래식 군사력으로는 안전보장이 안된다고 생각한다. 북한은 안보와 체제보장이 안되면 비대칭전력인 핵을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 미국의 대북정책은 중국정책과 일본정책의 종속변수이다. 미국은 중국과 패권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 일본의 재무장을 지지하고 미일동맹을 중시한다. 미국에게 북한은 한미일 동맹을 강화하고 미군산복합체가 무기를 팔 좋은 명분이다.

- 안보접근법보다는 평화접근법으로 가야 한다. 개성공단 모델의 경험을 심화 확대시키는 것이야말로 남북의 평화와 번영을 만들어가는 청사진가 될 것이다. 흡수통일이 아니라 교류협력 활성화를 통한 통일방식에는 통일비용이 안들어 간다. 설사 통일비용이 들어가도 통일비용보다 교류협력을 통해 얻는 통일편익이 몇십 배는 더 크다. 남북교류협력의 활성화만이 답이고 희망이다.

신영배 (경기중부기독교교회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