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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여고생의 꿈
이강무  |  lkmlhw@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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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년 04월 22일 (토) 06:51:05 [조회수 : 15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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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마을 심방 가는 길

     나는 예수님이 낙심 당한 자들을 만나 생명을 살리시고 그들을 삶의 자리에서 일으켜 세우시는 모습을 보고 많은 감동을 하였으며 예수님의 그런 생명운동이 나의 삶의 지표가 되고 선교사역의 목표가 되었다. 그리하여 내가 방문하는 곳마다 군중(다수)을 일시에 만나 개개인을 잘 모르고 헤어지는것보다는 군중(다수) 속에 있는 각 개인을 만나고 그들과 친밀한 그리스도인의 교제를 이루며 아픈 자들이 있으면 치료하고 마음이 상한 자들이 있으면 친구가 되어주는 것이 나의 선교사역이 되었다. 그렇게 하다 보니 내가 선교현장을 떠나도 SNS를 통하여 그동안 내가 돌보았던 사람들과 개인적으로 지속적인 인간관계를 이루게 되었다.

     예를 들면 얼마 전 내가 인빤따에서 사역할 때, 미국 시애틀에 있는 나의 클라이언트로부터 페이스북 메신저를 통하여 전화가 왔다. 그녀는 지난 2018년도에 시애틀에서 나에게 치료받은 우말리(Christia Umali)여사였다. 당시 그녀는 뇌경색 전단계로 팔과 다리가 마비되기 직전이었다. 마침 아직 뇌에 심한 손상이 없던 상태여서 그녀는 나의 치료를 받고 완쾌되었다. 그 후 5년 후 그녀가 필리핀에 휴가를 왔다가 나에게 전화를 한 것이다. 그녀의 친구가 50대 초반인데 뇌경색으로 걷지를 못하는데 고쳐줄 수 있겠느냐는 거다. 언제 뇌경색이 왔느냐 물으니 2년 전에 왔단 다.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나서 이젠 늦었다고 하였다. 이처럼 선교지에서 각 개인을 만나서 친밀한 인간관계를 갖게 되니 내가 선교지를 떠나도 항상 페이스북에서 서로의 동향을 보며 안부를 주고 받게 된다.

     이번엔 선교하러 갔던 인빤따에서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메세지가 떴다. 모르는 사람이지만 이는 선교의 연장이라 생각하고 성실하게 응답하였다. “기억이 안 나는 사람이라 누구인지 모르겠다” 하였더니, 자기는 곤잘레스 딸이고 룻의 여동생이며 고등학교 12학년이란다. 페이스북 메신저에 뜨는 그녀의 이름은 마티네스(Martines Joy Pujeda)이다. 나는 그 여학생을 기억하지 못하지만, 그녀는 내가 교회에서 사람들을 치료하거나 또는 그녀의 마을을 심방 갔을 때 나를 본 모양이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너의 꿈은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대뜸 자기의 꿈은 agriculture(농업)란다. 혹시 남학생인가 하여 물어보니 분명히 그는 여학생이란다. 여학생의 꿈이 농업이라! 나로서는 ‘그녀의 꿈’이 이해가 잘 안된다. 그녀는 산 마을 깊은 곳에서 자란 어린 여학생으로 열악한 지형의 산을 개간하여 농사를 짓는 부모님의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농업에 질렸을 텐데 어떻게 그런 여학생이 앞으로 농부가 되겠다는 꿈을 꿀 수 있는가! 그리고 이어서 보내는 메시지에서 자기는 한국에 가서 농부로 일하는 것이 꿈이란다. 참으로 특이한 꿈이라 그 여학생이 실망하게 할 수 없어

     “농업은 미래의 가장 유망한 먹거리 산업 중의 하나이다”라고 격려해 주며 열심히 공부하라고 하였다. 그리고 나는 지금 한국의 농촌지역에 살고 있으며 내가 사는 지역에는 많은 외국인 노동자가 와서 농사일을 돕고 있다고 알려 주며 그 여학생에게 희망을 주었다. 그 여학생의 성적을 물어보니 90+ 란다. 공부도 잘하는 학생이 남들이 꺼려하는 농업에 관심이 있다는 점은 미래의 농업발전을 위하여 매우 좋은 징조이다.

     깊고 깊은 열악한 산속의 어린 여학생이 아침 수업이 시작되기 전에 나와 통화하다가 수업이 곧 시작될 것이라며 끊었다. 그 여학생과 통화를 마치고 나서 나는 그 어린 여학생이 대단히 용감한 학생이며 또한 자기 미래를 위하여 인간관계를 잘 이루어가는 지혜로운 학생이라 생각했다. 나의 마음이 이미 그 학생의 미래를 위해서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그 학생이 한국에 오는 거며 일자리를 잡는 거며, 그 학생에게 아직 말은 안 했지만, 그 학생이 한국의 농대에 들어가 외국인 특별전형 장학생으로 공부하는 것에 대하여 내가 구체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 여학생은 비록 어리지만 참으로 자기의 미래의 준비를 위하여 협력 가능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천성적 지혜를 가진 학생으로 밝은 미래가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 여학생은 아마 미래에 유명한 필리핀 농학자가 될 것 같다.

     나의 이러한 더불어 함께 사는 선교적 마인드는 순전히 예수님에게서 배운 것이다. 어려운 환경에 처한 사람들을 만나 영육 간의 생명을 살리고 사람을 세우는 예수님의 삶은 내 인생의 표본이 되었다. 이는 인터넷 세계화 시대를 맞이하여 내가 은퇴하고 늙어도 지속해 할 수 있는 일이니, 나의 생명을 연장해 주신 분에게 항상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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