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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논(Arnon) 계곡큰 산, 깊은 바다, 험한 자연 조건과 경쟁하며 큰 사상이 나올 수 있다
김홍섭  |  ihom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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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년 04월 20일 (목) 12:20:40
최종편집 : 2023년 04월 20일 (목) 21:30:36 [조회수 :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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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르논 계곡

 

우리 일행은 차를 타고 아르논 계곡에 이르렀다. 거대한 골짜기, 대협곡(大峽谷)이다. 작은 나라 요르단과 이스라엘 접경에 이런 거대한 협곡이 있다는 것에 놀랐다. 아르논(Arnon)강은 요르단 북쪽 고원지대로부터 깊은 협곡을 통하여 사해로 흘러 들어가는 강줄기를 이루며, 아르논 골짜기는 바로 그 강이 흐르는 골짜기 또는 그 강의 지류가 있는 와디(wadi)이다. 건기에는 물이 말라 협곡을 이루기 때문에 아르논 골짜기라고 하고 우기에는 비가 와서 물이 흐르기 때문에 아르논강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거의 미국 그랜드 캐년(Grand Canyon)의 위용과 풍광을 갖고 포효하고 있다. 본래 '아르논(Arnon)'이라는 뜻도 포효한다(rushing stream)는 뜻으로 깊고 많은 골짜기들이 있다는 의미라 한다. 아르논 계곡은 폭이 4~8km, 깊이 400~1000m, 길이 18km의 대협곡이며 위치는 암만에서 왕의 대로를 따라 남쪽으로 84km 내려가면 깊은 골짜기가 바로 아르논이다. 아르논 골짜기는 현재 마다바 지방과 케락의 경계가 되는 곳에 위치하고 있다

성경에는 '아르논 골짜기'(민21:14, 신2:24, 수13"9), 또는 '아르논 강',(민21:3, 삿11:6)과 “아르논 나루”(사 16:2) 등으로 기록되어 있다. 지금의 명칭은 이 지역이 아랍에 정복당한 후부터 '엘 무집'또는 '와디 무집'으로 부르기도 한단다. 지금은 물이 부족한 요르단의 사정상 댐으로 막아놓아 더 이상 흐르는 아르논 강은 볼 수 없으나 호수처럼 된 댐이 보이며 아르논 강은 수량이 적고 물속이 보일 정도로 맑다. 옆에 낭떠러지를 끼고 구불구불한 도로를 따라 거의 9km를 내려가면 약 10년 전에 현대식으로 지은 댐이 있다. 아르논 골짜기는 광대하고 아름다운 가장 험난한 골짜기로 사해로 들어오면서 절벽과 협곡을 이루고 있다.

아르논 계곡과 관련된 성경구절들이 있다. 출애굽 여정에서 이스라엘은 대적하는 시혼의 군대들을 물리치고 이 땅을 차지했으며, 그 결과 아르논 골짜기는 요단 동편에 거주하는 이스라엘의 남쪽 경계선이 되었고(신3:8), 이곳은 천연적인 요새로 모압과 아모리 지역을 구분하는 경계선이 되었다(민 21:13). 당시 아모리 왕 시혼은 북쪽 위쪽으로는 얍복강으로부터 아래쪽 남쪽으로는 아르논 강에 이르기 까지 영토를 통치하고 있었다(민21:24). 르우벤 지파의 영역의 경계가 되었다(수13:16). 또한 사사 시대에 암몬 족속의 왕은 그 땅을 차지하려고 시도했다가, 사사 입다가 이끄는 이스라엘에게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삿11:12-33). 아람 왕 하사엘(Hazael)은 요단강 동쪽 아르논 골짜기에서 북쪽 바산까지 이스라엘 왕 예후를 공격했다(왕하 10:33). 선지자 이사야는 모압에 대한 심판을 예언하면서 “모압의 딸들은 아르논 나루에서 떠다니는 새” 같다고 말했으며(사 16:2), 예레미야는 아르논을 언급하며 모압의 멸망을 예언했다(렘 48:20). 이 지역은 통일왕국에서 분열 왕국 시대에 이르기 까지 이스라엘의 영토 하에 놓여 있었으며 아합왕 이후에 모압이 아르논 이북을 다시 차지한다. 모압 왕 발락이 가나안으로 승승장구하며 행진하는 이스라엘이 두려워 발람을 불러 저주하게 했는데 발락이 이곳에 까지 와서 발람을 영접했다고 한다.

이곳과 관련하여 구약의 나오미와 룻의 고단한 삶과 신앙으로 견디어 큰 믿음의 전통과 예수님의 조상으로 일컬어지는 큰 영광을 얻는 기록도 확인할 수 있다. 이스라엘에 기근이 들어 양식을 찾아 모압 땅으로 가는 나오미 가족이 지나 갔던 길이 이 아르논이다. 남편과 아들을 잃고 쓸쓸하게 고향 베들레헴으로 돌아오는 나오미 곁에 참 신앙을 지켜 시어머니를 따라 나선 아름다운 여인 룻의 이야기를 우리 가슴을 따뜻하게 한다. 최근 요르단 지역 데이르 알라에서 1967년에 비문이 발굴되었는데 그 비문에는 '브올의 아들 발람'이라고 쓰여 있었다

아르론 계곡을 처음 방문한 여행객에게는 큰 감동과 도전이 몰려온다. 저 깊고 거대한 계곡과 그 바닥에 흐르는 작은 물줄기들의 오랜 침식과 풍화작용으로 이런 거대한 협곡을 이룬다니 그 오랜 시간과 그 많은 사람과 사건들의 원천으로 충분히 큰 역할을 해 오고 있음을 느낀다. 저 미국 그랜드 캐년에 못 미치지 않는다고 생각되며 그 황량함이 깊고 광활하여 모세, 다윗, 세례 요한과 예수님을 위시한 거인들의 깊은 사유(思惟)와 큰 깨달음 그리고 거대한 믿음의 거인들과 산맥들이 성장하고 커질 수 있는 자연적 조건이 됨을 느끼게 되었다. 모름지기 큰 산과 깊은 바다, 광활하고 험한 자연 조건과 그것과 때론 경쟁하며 때론 순응해 가며 살아온 경험들이 큰 사상을 낳을 수 있었음을 느끼게 된다. 저 깊고 황허한 아르논 계곡에서 선각자들과 목동과 대상(隊商)들과 무수한 삶의 현장에서 함께 부대끼고 살아갔을 선조들의 모습이 아련히 그려진다. (인천기독교신문에도 기고함)

 

   
▲ 아르논 계곡과 댐
   
▲ 험준한 아르논 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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