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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코패스와 나르시시스트
임석한  |  skygrac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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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년 04월 16일 (일) 00:15:31
최종편집 : 2023년 04월 16일 (일) 00:18:11 [조회수 :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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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코패스와 나르시시스트>, 김태형, 세창미디어, 2009

   
 

나는 심리학자 김태형을 좋아한다. 오래전부터 정치인들에 대한 촌철살인 같은 그의 심리분석이 나의 많은 궁금증을 해결해 주었기 때문이다. 심리학을 전공한 그는 80년대를 뒤흔든 민주화 운동과 심리학에 대한 실망과 회의로 심리학을 떠나 사회운동가로 몰두하다가 중년의 나이가 되어 다시 심리학자로 돌아왔다. 그가 사회운동에 열정적으로 참여하면서 많은 사람들과 함께했던 생생한 경험은 사람에 대한 이해를 한층 깊게 해주었고 학문적 견해를 발전시키는 데에도 중요한 영향을 주었다, 그래서 그의 글은 더 깊은 통찰력이 있다.

왜 그가 사이코패스와 나르시시스트라는 책을 썼을까? 정치인들에 대한 심리분석 전문가인 그가 볼 때 정치판에 사이코패스와 나르시시스트가 많기 때문일 것이다. 멀리서 찾지 않아도 딱 떠오르는 그 정치인들, 도대체 왜 저렇게 말하고 행동할까? 궁금했다면 이 책을 통해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타인에게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는 심리장애자인 사이코패스와 나르시시스트에 관한 분석을 수록하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은 영화나 소설 등에서 단골 소재로 등장하면서, 실제로도 존재하는 사이코패스와 나르시시스트에 대한 전문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한 정보와 지식을 전해준다. 각 심리 장애에 대하여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이 같은 인격 장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들을 제시하고 있으며 사회 구성원들이 사이코패스와 나르시시스트의 특성을 이해하여 올바른 사회적 관계를 조성하여 문제의 발생을 미연에 예방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사이코패스와 나르시시스트는 정치판에서 활동하지 않아도 우리 주변에 참 많이 있다. 우리 가정과 직장과 교회에 분명히 있다. 그런 이들이 힘과 권력을 갖고 있는 경우에는 문재가 더욱 심각해진다. 할 수만 있으면 그 사람을 떠나는 것이 답이다. 그러나 그럴 수 없는 상황과 여건 속에서 고통 받고 피해 받는 이들이 너무 많다. 

나르시시스트인 경우에는 처음에 잘 파악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나중에 그 실체를 경험하고 나서야 몸서리를 치는 경우들이 있다. 문제는 그들이 자신 때문에 자기 주변 사람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모르기도 하지만 알고 싶어 하지도 않는다. 그들을 경험한 사람들은 “어떻게 저런 사람이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있을까?” 하며 몸서리를 친다. 

정신분석학자 스캇펙은 그의 책 ‘거짓의 사람들’에서 악은 나르시시즘과 연결되어 있다고 했다. 그는 사탄의 심리 상태의 핵심이 나르시시즘이라고 했다. 그가 말하는 나르시시즘이란, 자신의 외모에 도취되어 거울만 바라보고 있는 공주병 정도를 일컫는 것이 아니라 '나는 완벽하다'는 자만과 교만에 빠져 '자신은 문제가 없다'고 여기는 태도를 말한다. 나르시시스트는 악마의 모습을 너무도 닮았다. 

사이코패스와 나르시시스트는 타인에게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는 대표적인 심리장애자이다. 사이코패스는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이며, 냉담하고 잔인하며 무책임하고, 충동적인 사람이다. 그들에게 타인과 사회란 자신의 이익을 실현하기 위한 이용대상일 뿐이다.(15쪽) 그러나 간혹 자신에게만 지나치게 집착하고 자신을 과대평가하거나 온갖 자기 자랑만 늘어놓기에 바쁜 이들이 있다. 이런 사람을 우리는 보통 나르시시스트라고 부른다.(134쪽)

하지만 현실에서 사이코패스나 나르시시스트를 구분해 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므로 위와 같은 심리학적 정의와 그들에 대한 전문적 이해가 더욱 우리에게 필요하다. 그럼 심리학자인 저자가 이야기하는 사이코패스와 나르시시스트를 구분할 수 있는 그들만의 특징은 무엇일까?

사이코패스는 상실감이나 죄책감 등 인간이라면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기본 감정조차도 느끼지 못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그들을 ‘감정이 없는 기계인간’(18쪽)이라고 정의하고 그에 따른 여러 특징을 설명한다. 대표적인 감정적 특성으로 사이코패스는 감정의 깊이가 없고(19쪽), 감정의 폭이 협소하며(24쪽), 강렬한 자극 추구(29쪽), 양심 부재(33쪽), 공감능력 부재(40쪽) 등이 있다.

이런 특징들 때문에 사이코패스는 평균 이상의 지적 능력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사고의 폭이 좁고, 사고의 깊이가 얕으며, 사고 자체가 산만하며, 동기나 감정과 관련한 사고에는 매우 취약하다. 타인과 공유할 수 있는 감정이나 사고가 부족하다 보니 정상적인 사회관계를 맺을 수 없기 때문에 폭력성이 높아지고 반사회적 범죄에 쉽게 빠져든다. 지능적인 연쇄살인범 중에 사이코패스가 많은 것은 이 때문이다.

나르시시스트는 지속적으로 자신을 과대평가하고 우월감을 드러내며, 몹시 거만하게 굴고 심지어는 자신을 신비화하기까지 한다. 그런데 혼자만의 생각으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사회관계에서 나타내기에 나르시시스트의 사회적 문제가 발생한다. 

사랑과 인정에 대한 과도한 집착(136쪽), 자기과시와 특권의식(138쪽), 비판을 수용하지 못하고 자기반성을 하지 못함(141쪽), 경쟁적·착취적·가학적 대인관계(146쪽), 자기중심적인 욕구(153쪽). 저자는 이런 심리적 특성을 지닌 나르시시스트가 ‘가장 가까운 사람들의 삶을 불행하게 만드는 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다’라는 심리학자 레스 카터의 말을 인용하여 정의하고 있다.

저자는 사이코패스의 원인으로 유아기 언어습득 이전에 이루어지는 감정발달 과정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여 사이코패스가 만들어진다고 본다. 이를 토대로 사이코패스의 탄생과정을 살펴보면, 태내기 혹은 유아기에 시작된 감정발달 장애는 초보적인 사회관계 장애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사회적 욕구의 미발달(원시적, 생물학적 욕구에 집착)로 이어져 사고능력의 문제로 나타나며 결국 정상적인 사회관계를 형성하지 못하고 사이코패스가 된다.(93쪽) 사이코패스의 원인이 유아기 이전의 감정발달과정에 문제라면 저자는 나르시시스트의 원인으로 특히 유년기에 충족되지 못한 감정적·심리적 욕구라고 본다. 사랑에 대한 병적인 욕구(173쪽)라든가, 과잉보호나 지나치게 엄격한 교육처럼 부모의 잘못된 양육(175쪽)이 바로 그것이다.

나르시시스트도 사이코패스와 마찬가지로 심리학적 치료가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치료 이전에 이러한 인격장애가 발생하지 않도록 개인과 가정, 그리고 사회가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고 발전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분명히 기억해야 할 것은 사이코패스와 나르시시스트가 곁에 있다면 반드시 그 사람을 떠나라. 할 수 없다면 적절한 거리를 두어야 한다. 

임석한 목사 (양정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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